‘UWB’ 이용한 무선 USB '기다릴만 할까?‘
탄생 13주년을 눈앞에 둔 USB(범용 직렬 버스)는 이제 케이블을 벗어나 다양한 프린터, 키보드, 하드 드라이브 및 기타 사무용 기기에 무선으로 연결되는 방안을 물색하고 있다.
무선 USB(WUSB) 개념은 단순하면서 매력적이다. WUSB는 UWB(초광대역) 기술을 사용해 USB 기기를 시스템에 무선으로 연결한다.
휴대폰,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는 좁은 스펙트럼 영역에 강력한 신호를 쏘는 방식이지만 UWB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데이터를 흩뿌리는 방식이다.
신호가 배경 잡음 수준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기 때문에 WUSB는 와이파이 라우터, 휴대폰 또는 블루투스 헤드셋과 달리 다른 무선 장치와의 간섭 없이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미국에서 WUSB는 3.6GHz ~ 6.0GHz 대역을 사용하는데, 앞으로는 대역폭 확대를 위해 10GHz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론상 WUSB는 USB 2.0의 최대 속도인 480Mbit/s와 대등한 성능을 내지만 실제 환경에서 이 정도 속도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통신 기술과 마찬가지로 WUSB 역시 실제 성능은 이론 속도보다 낮아서 약 1.5m 거리에서 25Mbit/s 정도라고 보면 된다. 유선 USB 연결이 제공하는 속도의 약 1/4이다.
두 기기를 연동시키려면 송신기와 베이스 스테이션 간의 페어링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약 10 ~ 15초가 걸리며 한 번만 해두면 다음 번 연결할 때는 자동으로 연결된다. WUSB의 실사용 가능 범위는 약 10.7m다.
IO기어의 무선 USB 허비 & 어댑터 킷
아직 지원 제품은 극소수
아직 WUSB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해서 케이블 대체 키트, USB 허브, 그리고 컴퓨터를 프로젝터나 모니터에 연결하기 위한 비디오 익스텐더 정도가 있다.
인스탯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오루크는 WUSB 기기의 판매량이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루크에 따르면 2007년의 WUSB 기기 판매량은 10만 대에 불과했으나 2012년까지 1억 900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는 프린터, 스캐너, 미디어 플레이어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주변기기에도 WUSB가 적용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올 하반기 이메이션은 WUSB 외장 하드 드라이브를 출시할 예정이며, 도시바는 WUSB 도킹 스테이션을, 아수스는 프로젝터와 모니터를 출시하고 삼성 및 기타 업체들도 WUSB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WUSB가 내장된 노트북이 몇 종류 있지만 이러한 기종은 거의 모두 실제 구하기는 어려운 특수 주문 품목들이다. 따라서 모든 WUSB 기기에는 송신기를 내장한 채 PC에 연결되는 USB 동글이 함께 제공된다. WUSB 베이스 스테이션을 내장한 원격 기기 자체는 AC 어댑터를 통해 전원 공급을 받는다. 어떤 제품은 신호 포착을 위해 안테나를 외부에 장착하기도 한다.
WUSB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필자는 현재 판매되는 WUSB 기기인 D-링크와 IO기어의 허브, 케이블 언리미티드의 무선 USB 어댑터 세트, 이메이션의 무선 프로젝션 링크와 IO기어의 무선 USB-VGA 키트를 구해 이 기기들을 델 보스트로 1510 노트북(제공된 동글 사용)과 후지쯔 라이프북 A6220(WUSB가 내장된 기종)을 통해 사용해봤다.
무선 USB는 지저분한 책상 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케이블을 장판 밑으로 밀어넣거나 벽에 붙이는 수고를 덜어 줄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초창기 기술이다. 즉, 한동안은 USB 케이블을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해야 한다는 의미다. edito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