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위협은 사이버 보안"...미국증권거래위원회

Maria Korolov | CSO 2016.05.27
최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회장이 사이버 보안을 글로벌 금융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지목했다. SEC 회장 매리 조 화이트는 "사이버 위험은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이버 범죄 집단이 최근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인 스위프트(Swift)를 사용해 방글라데시 은행에서 8,100만 달러를 훔쳤다. SEC는 규정을 강화할 것임을 선언했고 스위프트는 고객에 대한 독립 보안 감사를 포함한 새로운 보안 이니셔티브를 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G7 국가의 재무 고위 관리들은 일본에서 만나 글로벌 사이버 보안 협업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스트래티직 사이버 벤처(Strategic Cyber Ventures) CEO이자 세계은행 보안 팀에서 일한 바 있는 톰 켈러만은 이를 두고 "글로벌 금융 사이버 보안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켈러만은 10년 전 세계 은행에서 많은 금융 기업이 무시하고 있는 잠재적인 사이버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선견 지명적인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켈러만은 "당시 기업들은 사이버 위험을 경시했고 광범위한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10년 전 그 보고서에서 주장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시스템의 3가지 측면으로 인해 보안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첫 번째는 전체적인 시스템 보안은 전 세계 어느 곳에든 위치할 수 있는 그 시스템의 가장 약한 구성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피해자가 해킹된 사실 자체를 모를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금융 시스템이 실시간 처리로 바뀔수록 기존에 사용했던 검사 및 감시 조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약한 연결 고리는 어디인가
딜로이트 & 투쉬 LLP(Deloitte & Touche LLP)의 딜로이트 사이버 리스크 서비스의 전략 및 거버넌스 사업부 책임자 비크람 바트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고도로 상호 연결되어 있지만 보안 수준은 구성 조직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바트는 "공격자는 이 생태계의 가장 약한 연결 고리를 찾아 침투한다. 적절한 수준의 사이버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한 금융 기관은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재적 공격 대상은 금융 조직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 조직은 법률, 마케팅 서비스, 거래 처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한다.

산타페 그룹(Santa Fe Group)의 고문 개리 로보프는 "금융 기관들은 여러 가지 활동을 아웃소싱하면서 외부 업체가 실시간으로 내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시스템이 적절히 분리되지 않으면 시스템에 침투한 사람이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 특히 대형 글로벌 은행은 일반적으로 사이버 보안 수준이 가장 높다. 그러나 오늘 발표된 KPMG 설문에 따르면, 대형 은행 CEO의 12%는 지난 2년 동안 은행이 해킹된 적이 있는 여부를 알지 못했다. 부사장과 상무이사의 47%, 선임 부사장과 이사의 72%도 마찬가지다.

KPMG 금융 서비스 자문 사업 책임자인 지텐드라 샤르마는 이러한 인식의 격차로 인해 은행 전체적으로 보안의 우선 순위가 낮아지고 취약점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킹 당한 것조차 모른다
이제 일부 사이버 범죄자에게 몇 백만 달러는 푼돈이다. 이들은 이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눈에 띄지 않게 버는 방법을 알아냈다. 톰 켈러만은 "계좌에서 1,000만 달러를 빼내 송금하는 기술도 있지만 대형 중개 업체가 시장에서 취할 포지션을 미리 알게 된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 시장 침체로 인해 많은 금융 전문가가 실업자가 됐는데, 이들에게 사이버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매매와 시세조작 교육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 시스템에 침투해서 특정 시점에 발생하도록 예약된 거래 정보를 찾게 되면 시장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있다가 큰 돈을 벌 수 있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런 정보를 주로 해외의 투자자에게 전달한다. 규제 기관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결과를 그저 운에 따른 것으로 생각한다. 투자자와 금융 기관 간에 눈에 보이는 연결 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해킹 당한 기업은 그 사실을 영원히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피해라고 해봐야 당초 기대했던 수준보다 수익이 낮아진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켈러만은 "예컨대 5,000만 달러를 기대했다가 3,000만 달러를 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손실이 없는 상황에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켈러만은 "범죄자 사이에서 이런 사모 투자 업체와 헤지 펀드의 기술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또한 처리와 거래가 실시간으로 쉴틈없이 이루어지므로 이미 거래를 할당했다면 선행매매를 멈추기가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자, 자동화된 금융 거래를 노린다
알고리즘을 사용한 거래는 월스트리트 기업들이 모든 거래에서 동전 하나까지 최대한 뽑아내는 데 사용하는 또 다른 도구다. 그런데 이 작은 금액들이 빠르게 쌓이므로 기업들은 거래 순위를 두고 서로 경쟁한다.

어음 교환소와 기타 금융 기관들은 갈수록 가격에 민감해지는 고객을 유인하고 유지하기 위해 처리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주력한다.

피델리스 사이버시큐리티(Fidelis Cybersecurity)의 최고 보안 책임자 저스틴 하비는 "이 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고 자동화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별 거래를 점검할 시간이 별로 없다. 하비는 지금이 한 걸음 물러나야 할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비는 "모든 거래는 아니겠지만 8,1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라면 누군가가 주시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용은 더 많이 들겠지만 대부분의 금융 기관은 2중, 3중 보안 없이 그 정도 금액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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