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에 윈도우 서비싱 및 배포 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인 존 케이블은 5월 18일 회사 블로그 게시글에서 “2021년 원래 계획대로 윈도우 10X를 시장 출시하는 대신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학습한 것들을 활용, 10X의 토대가 되는 핵심 기술들을 다른 제품과 윈도우 구성요소에 통합하는 것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은 같은 날 발표 내용 가운데 절반을 윈도우 10 21H1 런칭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하면서 10X에 대한 소식을 가렸다.
윈도우 ‘파트자러스(Parts ‘R Us)’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문을 반박하지는 않지만, 많은 곳이 그렇듯 회사 내부, 정황 증거, 추측 등을 중심으로 조직 내부가 출처인 보도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서 발표한 계획의 실패를 인정하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놀라운 일은 아니다. 업계의 ‘수다’를 잠재우려 시도하는 것은 ‘두더지 잡기’ 게임 같고, 실수를 인정 및 확인하는 것은 창피를 초래하거나, 심한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윈도우 10X는 2019년 10월 발표가 출발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이 미래의 운영 체제를 ‘여러 목적의 듀얼 스크린 PC에서 고유한 경험을 구현하는 최고의 윈도우 10’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들이 만들려 했던 화면 2개의 폴더블,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 하이브리드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듀얼 스크린 디바이스인 서피스 네오는 나중에 취소가 되었다.
2020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 이야기를 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세상이 새로운 듀얼 스크린 윈도우 장치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던 10월과 크게 달라졌다(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이후 원격 근무 및 원격 교육). 새 OS는 클라우드의 힘을 활용하는 싱글 스크린 윈도우 10X 장치로 우리의 초점을 바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크롬 OS 및 크롬북과의 경쟁 선언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10X에 대한 발표는 예상을 깨뜨렸다. 윈도우 10X는 새로운 종류의 하드웨어에서 실행되거나,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을 강조한 새로운 간결한 OS가 아니라, 일부를 윈도우 10에 내어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폐기 처분된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다르게 표현했다.
케이블은 “1년 동안의 탐구 및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윈도우 10X의 기술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더 많은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었다. 우리는 10X의 기술이 일부 고객들에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철면피’ 같은 말이다. 윈도우 10X를 발표하고 19개월만에 윈도우 10X 프로젝트를 고철로 만들어 윈도우 10에 사용된다고 말한 셈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는 설명만 했다.
할 말이 없다.
10X가 소개된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누구나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알고, 그 정의를 외웠다는 사실이 증거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에 참여한 고객들은 새 OS에 대한 관심보다는 팬데믹 위기에 더 나은 일을 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들에게 10X를 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조각을 내서 주는 형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윈도우 10?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이 회사의 빌드 개발자 컨퍼런스를 위해 녹화한 30분 분량의 키노트에서 윈도우와 관련된 소식을 간략히 전했다. 나델라는 “곧, 지난 10년 간 가장 크게 윈도우가 업데이트될 것이다. 우리는 조만간 더 많은 것을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윈도우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보도, 6월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행사에서 공개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많기는 하지만, 불확실한 부분은 (나델라의 말을 그대로 믿으면)윈도우 10이 처음 공개된 2015년보다 변화가 더 클 것인지 여부이다.
계획한 새로운 OS의 퇴역을 인정한지 하루 만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가 또 다른 OS를 약속한 것이 조금은 이상하다. 공평히 이야기하면, 10X에 대해 인정하면서 가장 중요한 업데이트 중 하나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방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델라가 윈도우 10X에 대한 새로운 쇄신을 약속할 것이라는 소문을 잠재웠다.
하지만 윈도우에 대해 약속했던 것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달려있다. UI/UX 쇄신이든, 윈도우 10의 퇴역 같이 더 혁신적인 것이든 말이다. 예를 들어, ‘마지막 윈도우’라고 말한 윈도우 10 대신 11이나 2022를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 동안 마지막 윈도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항상 윈도우를 꾸미려 노력했다. PC OS로 적합한 정도보다 더 멋지게 꾸미려 노력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IT 관리자에게 윈도우 10 개선 사항이나 변경 사항에 대해 순위를 매기도록 요구하고, 새로운 UI나 모호한 ‘5가지 멋진 새로운 기능’ 같은 리스트를 준다면, IT 관리자들은 이 2개를 최하위로 선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은 항상 변화를 싫어했다. 안정성과 효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계속 업데이트되는 윈도우 10을 놓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커머셜 고객 간 긴장을 고조시킨다.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들의 우려를 인식했고, 2에 2번의 미미한 업그레이드만 이뤄졌다. 그러나 윈도우 10 장기 지원 채널(Long-term Support Channel) 에디션 지원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결정에 퇴색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나델라는 빌드 행사에서 더 많은 변화를 암시했다.
Computerworld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속해서 윈도우를 고치고, 새롭게 디자인 및 빌드하고, 업데이트하려 시도하는 것이 혼란스럽다. 새로운 것을 더 많이 원하는 컨슈머 고객들을 공략하는 듯싶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핵심 고객들은 지금 갖고 있는 것에서 품질이 개선된 것을 원할 뿐이다.
윈도우 10X의 종말은 합리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것이 작은 승리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