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정도의 체험으로는 구글의 신형 픽셀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많지 않다. 우선 실제 배터리 수명을 확인할 수도 없고, 촬영한 사진의 품질도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첫 인상’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필자는 이 짧은 시간에 필자가 매일 사용하는 넥서스 6P를 대신할 안드로이드 폰을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만약 순수한 구글의 경험을 원한다면, 다시 말해 구글이 의도한 대로의 모든 강력한 구글 경험을 원한다면, 순정 안드로이드 폰이 필수적이다. 2016년에는 넥서스 5X와 넥서스 6P가 바로 이런 스마트폰이었다. 그리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5.5인치 안드로이드 폰이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넥서스 폰에 경천동지할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더 나은 제조 품질과 더 나은 카메라 경험,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가 직접 뒷받침하는 홈 버튼으로 픽셀은 안드로이드 애호가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심지어 주류 제품을 선호하는 구매자라도 구글의 새로운 머신러닝 가상비서를 보면 픽셀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필자는 주어진 시간 대부분을 5.5인치 픽셀 XL을 살펴보는데 사용했다.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와 4GB RAM, 1,230만 화소 후면 카메라는 픽셀과 같다. 가장 큰 차이는 배터리 용량과 화면 해상도인데, 픽셀 XL은 3,460mAh 배터리와 2560×1440 해상도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픽셀은 각각 2,770mAh, 1920×1080이다. 픽셀 XL은 5.7인치인 넥서스 6P보다 약간 작지만, 확연히 가벼운 느낌이다.
넥서스 6P에 있던 카메라를 둘러싼 타원형 범프가 없어졌고, 대신 후면 섀시의 위쪽 1/3을 차지하는 넓고 투명한 사각형 광택 재질을 입혔다. 필자는 6P의 범프가 눈에 거슬린 적은 없기 때문에 큰 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능한 최적화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픽셀을 훨씬 더 좋아할 것이다.
넥서스 6P와는 달리 픽셀은 카메라를 둘러싼 테두리가 없어지고 대신 넓은 투명 광택 재질을 배치했다.
알루미늄 케이스는 과거의 픽셀 브랜드 제품군을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마감을 보였고, 필자가 조작한 견본은 진한 파랑색으로 한층 멋진 모습을 자랑했다. 필자가 늘 하던 대로 별도의 보호 케이스를 사용하면 안타까운 일이 될 만큼 멋진 색상이다.
만약 극도로 민감한 사용자라면, 뒷면에서 손가락을 금속 부분에서 광택 재질 부분으로 이동할 때 촉감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점이라기보다는 디자인 특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픽셀 XL은 매우 견고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LG V20을 넘어 갤럭시 S7이나 노트 7과 견줄만하다.
구글 어시스턴트 알로
픽셀 제품군은 모두 안드로이드 7.1을 구동한다. 기존 7.0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은 아니지만, 홈 화면의 아이콘이 둥글게 바뀐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관상의 결정에 불과하다. 좀 더 큰 변화는 앱 서랍 버튼이 없어진 것이다. 안드로이드 7.1에서 앱 서랍을 사용하려면, 화면 아래쪽에서 위로 스와이프하면 된다. 쉬운 방법이고 잘 동작한다. 필자는 구글의 이런 디자인 방향이 마음에 든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홈 버튼에 내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그리고 이번에 구글이 발표한 수많은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홈 버튼을 길게 누르면 나타나는 구글 어시스턴트이다. 구글의 새 메시징 앱 알로(Allo)에 들어간 것과 동일한 인공지능 중심의 머신러닝 기능이다. 이 기능이 홈 화면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한층 더 편리하다. 필자는 알로를 사용해 본 적이 없지만, 어느새 검색 기능을 이용할 때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주 텍스트 앱과 내비게이션 앱, 아마도 모든 앱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