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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코로나19 시대의 출장과 IT 행사, 아직은 안전하지 않은 이유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2022.07.05
2010년대를 떠올려 보자. 1년에 출장으로만 평균 10만 마일을 비행해 이동했다. 리눅스, 오픈소스, 클라우드, 주제를 가리지 않고 온갖 행사에 참가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발발했다. 이제 다시 2022년이 되고 올해만 해도 보스턴, 발렌시아, 오스틴 등에 출장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아일랜드의 더블린과 미국 내 수많은 출장지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거리 출장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아직 세계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 그저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 Getty Images Bank

이제 많은 나라의 공공 건강 서비스에서 감염 사례를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고 있다. 마치 눈에 안대를 쓴 채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저 다른 차가 보이지 않으니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다.

전염병학자 마이클 오스터홈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30일 간의 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사례가 지금까지의 전체 팬데믹 기간 중의 30일 중 가장 많다고 우려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꼭 사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최근 장기간 이루어진 한 코로나19 연구에서는 인지적 문제가 지속되는 후유증을 발견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은 뇌가 최소 반 년가량 흐릿해지는 후유증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즉 피로, 두통,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이 중증이 아닌 가벼운 코로나19 감염 사례에서도 최대 6개월 동안 발생한다고 정리한 것이다. 6개월이 지나고 부정적인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힌 감염자는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연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코로나19 감염 이전에 신경정신적 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전혀 없었다.

필자는 글을 쓰면서 살아간다. 지금보다 더 흐릿한 정신 상태로 반 년이나 살아갈 수는 없다. 매일 최신 소식을 좇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에 여기 저기 출장을 다니면서 다양한 행사를 취재했다. 지금 이 기사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되는 오픈소스 서밋의 공식 숙소에서 작성하고 있다. 백신은 4차까지 접종을 완료했고 N-95급 마스크를 쓰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열린 큐브콘(KubeCon)처럼 오픈소스 서밋 역시 모든 참가자의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출입 시 체온 측정 등을 요구했다. 고열이 난다면 다시 호텔로 돌아가 아프지 않기를 빌어야 한다.

큐브콘을 주관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은 행사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상태를 추적했다. 행사에 참여한 7,000여 명 중 1.7%에 해당하는 12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완벽한 방역과는 거리가 있지만 아주 나쁜 결과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 제한을 두지 않은 행사는 어땠을까?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 응급 의학 학회인 SAEM(Society for Academic Emergency Medicine)은 지난 5월 미국 뉴 올리언즈에서 연례 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3,000명의 참석자 중 18~67%가 참가 후 양성으로 판정됐다.

필자가 다루는 주제가 아니라서 그 학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RSA 컨퍼런스 참가는 고려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았다. RSA 컨퍼런스가 방역에 단단히 힘쓸 여지도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많았고 감염병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니었다. RSA 컨퍼런스 참석을 취소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 이 행사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전염이 발생했다는 것이 후에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당분간 출장 이동을 포기해야 하는 간접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미국 내 항공사의 비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몇 주 간 최소 수천 편의 비행편이 취소되었는데, 그래서 이번 오스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늦게 도착한 사람도 많았다.

우선 항공사 직원이 충분하지 않다. 팬데믹 기간 동안 구조 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또 조종사, 승무원, 지상 데스크 승무원의 코로나19 전염도도 심각하다. 지난 4월 이후 미국에서는 비행기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연방 명령 적용이 원칙적으로 해제된 상태다. 그리고 거의 모든 항공사가 즉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했다.

비행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과 항공사 직원의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일정한 상관 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필자는 IT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길이나 공항으로 떠나겠지만,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행사일 경우에 한해서 참석할 것이다. 항상 옆 자리를 비워두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반 사용자는 안전하게 집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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