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스톤스는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는 특히 급박하게 모든 것이 변하는 소비자 IT 제품 분야에서 해당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올 한해 몇몇 기업으로부터 많은 역할의 뒤바뀜과, 신제품의 등장, 놀라운 재기 등이 있었다.
2013년 연말은 마치 연초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올해 가장 큰 혼란을 야기했던 이슈들에 대해 알아보자. editor@itworld.co.kr
비트코인
물론 비트코인이 나온 지는 꽤 되었지만 올해 비로소 대중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는 여러 유럽 국가 경제의 침체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가장 큰 사건은 정부기관에서 온라인을 마약거래 사이트인 실크로드를 폐쇄했을 때였다. 실크로드는 거래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했다.
사람들은 실크로드의 사이트 폐쇄로 인해 비트코인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치는 그 어느 때 보다 상승하게 되어 비트코인당 미화 1,2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비트코인을 수용하고 있지만 비트코인과 비슷한 매커니즘을 가진 도지코인(Dogecoin)등을 이기고 2014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야후
2012년 야후의 부진한 경영실적은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다. 야후의 혁신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에서 갈등이 생겨나고 CEO가 자신의 이력서에 거짓의 내용을 담는 일들이 화제가 되는 동안 야후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였다. 그리고 나서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가 영입되었다.
메이어가 보기에 야후는 2013년 벤처기업들을 인수하느라 많은 돈을 사용하여 핵심 서비스를 21세기 IT분야에 맞게 개편했다. 심지어 야후의 로고와 홈페이지도 바꾸었다. 메이어도 언론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하여 보그(Vogue)지 화보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야후의 주가는 치솟는 중이다. 그리고 야후는 다시금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야후가 화젯거리에 오르는 만큼이나 진정 회사가 달라진 점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MD
AMD는 2012년 야후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가 CPU와 GPU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동안 AMD는 돈만 낭비하고 있었다. 새로운 CEO가 영입되고 사람들은 AMD가 언제까지 살아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러한 질문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2013년 하반기 AMD는 기세 등등 해졌다. 엔비디아의 지포스와 견줄 때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비슷한 라데온 그래픽 카드의 신제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게임 사용자들은 기본 설치된 번들에 절대 만족하지 못한다.) 그리고 AMD의 반도체가 차세대 게임 콘솔에 장착되고 있다. AMD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신제품인 ‘맨틀’ API를 출시했다. 이는 컴퓨터에서나 게임 콘솔에서나 공히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AMD는 이제 잘나가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신제품 게임 콘솔
차세대 게임 콘솔에 대해 논할 때,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발매 초기에 세심하지 못하기는 했다.) 이전 세대의 콘솔이 발매 된지 8년 만에 나온 차세대 콘솔들은 몇 주 만에 2백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두었다. 기기 스펙 상으로는 최신의 PC게임기기를 따라잡지는 못하나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는 전 세대 제품들에 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성능을 보여준다.
이 두 개의 콘솔과는 별개로, 벨브(Valve)는 스팀 머신(Steam Machines)라고 불리는 콘솔과 비슷한 파인트 사이즈의 거실용 게임 PC의 출시를 발표했다. 벨브는 리눅스 기반의 스팀OS를 사용했다. 이 기기의 세부사항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GIFs
오래된 파일 형식이 다시금 새로워진다. 오래 전부터 봐온 GIF 포멧을 많은 사용자들은 친숙하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버즈피드(BuzzFeed) 기사들이나 소셜 미디어의 여러 포스팅으로 인해 GIF 애니메이션 이미지가 2013년에 다시금 사용되고 있다.
물론 GIF는 2012년 옥스포드 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알파벳 세 글자로 된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백악관에서도 퀴즈프로그램(Jeopardy)에서도 논의되었다. 2012년 GIF의 컴백이 이루어졌다면, 2013년에는 GIF가 다시금 대중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티모바일(T-Mobile)
수년간 이동통신사 전쟁에서 고전하며 AT&T에 거의 합병되었던 것 같은 티모바일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2013년 다시 등장했다. 이는 티셔츠를 즐겨 입고 불경한 발언을 일삼는 CEO와 야심 차게 들고 나온 ‘언캐리어(UnCarrier)’ 이니셔티브로 인한 것이다.
‘언캐리어’ 이니셔티브를 통해 티모바일은 이동통신사에서 할 법하지 않은 모든 일들을 감행한다. 휴대폰 구입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여 고객들에게 더 자주 휴대폰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새로운 태블릿과 해외 로밍 데이터 패킷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이는 신임 CEO인 존 레게레에 의한 것으로 그는 심지어 공적인 자리에서 AT&T를 비난하며 트위터를 통해 AT&T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을 티모바일로 유인하는 역할도 한다.
모토 엑스(Moto X)
2012년 5월 모토로라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구글은 모토로라가 내놓는 제품들에 대해서 그다지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따라서 금년 10월 두 회사는 더 나은 제품을 내놓았다. 모토 엑스는 구글의 본격적인 영향하에 모토로라에서 내놓은 첫 휴대전화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해 보인다. 엑티브 노티피케이션(Active Notification)나 핸즈프리 음성명령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능들은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의 현명한 사용을 돕고 사용자 맞춤형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다. 2013년 PC월드는 모토 엑스를 최고의 휴대폰으로 선정하였다. 이제 사람들이 구입할 차례이다.
서피스 프로 2 (Surfact Pro 2)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컴퓨터인 서피스 프로 2 발매를 앞두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저자세로 제품을 발매하고야 말았다. 서피스 프로 2는 기존 버전에 비해 그다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제품의 성능향상을 보였다. 배터리 수명이 길고 듀얼모드 킥스탠드가 있어 무릎에 놓고 사용하기 편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토엑스와 마찬가지로 PC월드에서 뽑는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되었다.
HTC One
그저 그런 성능의 휴대폰을 수년간 제조한 결과 HTC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매출이 줄어들면서 HTC는 기본에 집중했다. HTC One은 최고의 디자인을 가진 흔치 않은 안드로이드 휴대폰이다. 알루미늄 바디에 선명한 스피커 소리를 들려주며 낮은 조도에서도 카메라는 충분히 잘 작동한다. HTC의 고민은 이제 끝난 것 같지만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
1월 넷플릭스는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내놓았다. 라고 회사의 CCO(Chief Content Officer)인 테드 사란도스는 “우리의 목표는 HBO가 따라오기 전에 그들을 대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넷플릭스는 자체제작한 드라마(House of Cards)가 에미상 3개부문을 수상하였다. 다른 드라마(Orange in the New Black)도 호평을 받았다. 디즈니의 마벨(Marvel)과의 파트너십이 4편의 영웅물 시리즈의 방영으로 이어졌다. 넷플릭스는 자체적인 영화제작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두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준 가입자 수는 HBO를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구글 크롬캐스트
에릭 슈미트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구글TV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너무 투박하고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그리고 티비 제조사들은 구글에게 권한을 넘겨주는 것 보다 자체적인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올해 구글은 더 단순한 일을 시도하였다. 크롬셋 동글을 통해 사용자는 손쉽게 TV에서 음악을 스트리밍하여 듣고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리모콘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광고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35달러면 충분하다. 따라서 많은 이들은 이를 시도해 볼 것이다. 향후 크롬셋은 TV에 내장되어 구글TV가 가지지 못했던 충분한 영향력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인(Vine)
올해 트위터의 비디오 공유 서비스인 바인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7월 기준으로 4,000만명의 사용자가 바인을 사용하고 있다. 바인은 6초 이내의 동영상을 연결 지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비디오를 자세히 보지 않고도 분위기나 느낌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바인은 이제 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15초 비디오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트위터의 영향력에 힘입어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리오(Aereo)
TV 방송사들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에어리오를 없애진 못 할 것이다. 이 서비스는 티비 방송을 녹화하여 사용자가 휴대폰, 태블릿, 컴퓨터, 셋탑박스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에어리오에 대해 소송이 있었지만 모두 에어리오 측의 승소로 돌아갔으며 이는 에어리오의 시장 확장으로 이어졌다. 방송사들이 에어리오의 시장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검토 중이지만 이들이 단순히 겁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에어리오의 사용확대는 분명 사용자의 편익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