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성능만큼 중요한 '지속가능성', CES 2022의 선두 업체는 어디?

Matt Smith  | PCWorld 2022.01.17
CES는 그 해 PC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행사다. 올해의 화두는 지속가능성이었고, 여러 PC 제조업체와 다른 산업에 속한 업체가 지속가능성 관련 목표를 발표하고 신제품에서 재활용 재료의 사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 목적은 무엇일까? PC 제조업체가 지속가능성에 더 새롭게 보탤 말이 있나? 업체 사이에 차이점이 있기는 한 것일까? 여러 업체의 CES 발표와 연례 기업 책임 보고서를 파헤치면서 그 답을 발견하려고 했다.
 

CES 2022 발표에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업체

ⓒ Dell

거의 모든 PC 제조업체가 CES 2022 중 지속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단연 뛰어난 것은 델이었다. 델은 사실상 CES에 참석한 것이 아니고 자체 디지털 행사를 개최했다. 컨셉 루나(Concept Luna) 시제품은 얇고 경량이라는 XPS 노트북의 매력과 지속가능하고 수리 가능한 설계를 조합하려는 시도였다. 루나는 디스플레이, 키보드 등의 핵심 부품을 교체할 수 있어서 PC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노트북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이미지는 분해된 노트북의 모습). 

단점은 이것이 단지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델의 구상을 제품화해 판매 중인 신생업체도 있다. 

레노버의 전시도 인상적이었다. 신형 요가 13은 최대 50%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된 천 덮개를 제공한다. 전기 어댑터와 포장 역시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다. 또한 지난해 일부 기업에 도입된 이산화탄소 상쇄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레노버의 리전(Legion)과 요가(Yoga) PC를 구매하는 사용자가 일부 지원 지역에서 2022년 말까지 가입할 수 있다.
 
ⓒ Acer

에이서는 베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디션(Vero National Geographic Edition) 노트북이 인상적이었다. 섀시 커버, 키 캡 등의 여러 대형 부품에 일반 다른 제품에 쓰였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고,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또한 하부 커버를 고정할 때 표준 나사를 쓰기 때문에 수리하기가 비교적 쉬울 것이다. 눈에 확 띄는 이 제품은 북미 외 일부 지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HP는 교과서적인 환경 보호 홍보 활동을 이행했다. 엘리트 드래곤플라이(Elite Dragonfly) 기기에서 재활용 소재 활용을 발표한 후, 스피커 인클로저가 중량 기준 불과 5%의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HP다운 모습이다. 

LG와 삼성은 PC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TV와 가전에 집중했다. PC 사업 비중이 높지 않은 업체이므로 납득할 만하다. 환경 친화적인 쇼핑객이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신호이다. 

이제 CES 2022에서 환경 친화 노력을 언급하지 않은 업체를 살펴볼 차례이다. 바로 에이수스, 레이저, MSI다. 이들은 지속가능성, 수리가능성, 탄소 발자국의 개선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업체이고 고성능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점을 감안하면 새삼스럽지 않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 에이서가 부분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노트북을 출시할 수 있는데 에이수스나 레이저가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판단 기준이 되는 제품 영향 보고서, 일부만 발행

레노버가 CES 2022에서 발표한 이산화탄소 상쇄 서비스(CO2 offset service)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다. 그러나 제조사의 도움 없이는 특정 노트북 또는 PC의 영향을 구분하기가 불가능하다. 

3대 PC 제조업체인 델, 레노버, HP는 모든 또는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영향 발자국 결과를 발표한다. 보고서는 표준화되지 않았지만, 대략 비슷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경향이 있다. 보고서는 제조, 포장, 전체 제품 수명에 걸친 전기 소비, PC 수명이 다한 후 적절한 폐기 방법을 서술한다.
 
ⓒ Dell

제품 영향 보고서는 훌륭한 자료이고 구매 전에 꼼꼼히 살펴볼 가치가 충분하다. 구매하고 싶어하는 노트북 또는 데스크톱과 직접 관련된 정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제공한다. 

기기간 차이는 현저하다. 레노버는 씽크패드 X1 티타늄의 전체 제품 수명 동안 탄소 발자국이 470kg이라고 추정한다. 평균 이산화탄소 발자국이 317kg인 델 XPS 13 9380보다 거의 50%가 더 많다. 

PC 등급간 차이는 훨씬 심하다. 델 XPS 13 9380에서 XPS 17 9710으로 업그레이드한다면 총 탄소 발자국이 317kg에서 509kg로 늘어난다. 델 프리시전 7920 같은 고급 데스크톱 타워는 탄소 영향력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추정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무려 2,496kg에 이른다. 

적잖은 노력이 필요한데도 델, 레노버, HP가 보고서를 출간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다른 PC 제조업체는 이러한 모범을 따르지 않는다. 

에이서, 에이수스, 레이저, MSI, 삼성, LG의 거의 모든 PC 노트북과 데스크톱은 영향 보고서가 없다. 가끔 예외가 있을 뿐이다. 레이저나 MSI에 보고서를 제작할 여력이 없다면 이해하겠지만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라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기업 배출이 가장 큰 문제

델, 레노버, HP가 배출량에서도 선두다. 각각 2050년이나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아울러 각 업체는 2030년까지 직접 배출을 5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세 업체는 운영 면에서의 전체 영향력에 대해서도 다양한 데이터를 발표한다. 배출 범위 3 단계인 경우 직원 출퇴근으로부터 낡고 못쓰는 제품의 처분에 이르기까지 업체가 간접적으로 대기로 배출하는 각종 온실가스를 합계한다. 

LG와 레이저는 적극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203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한다는 약속은 언급할 만하다. 전체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서약과는 엄연히 다르지만, 이들은 최근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전체 범위 3의 제한적인 배출 데이터를 발표했다. 

에이서와 에이수스의 목표는 평범하다. 에이서의 경우 203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달성한다고 공약했고, 에이수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사업부ㅇ,; 탄소 배출을 5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삼성과 MSI는 탄소 중립성 또는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대해 구체적이고 전사적인 서약이 없다.
 

수리가능성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분야 

환경친화성으로 따지면 새 기기를 구매하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기기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 신형 기기가 교체되는 기기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현대의 노트북은 복잡하고 미세한 설계로 유명하고, 포트 하나의 고장으로 업무가 중단된다면 전체 노트북을 버려야 할 수 있다. 

대형 PC 제조업체는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 심지어 동종 모델 내의 노트북조차 컴포넌트의 표준화가 제한적이고, 수리는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수리가능성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관한 합의도 없다. 에이서가 CES 2022에서 전시한 베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디션(Vero National Geographic Edition)은 에이서 스위프트 5보다 분명히 수리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 제품의 수리가능성을 타 제품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
 
수리가능성을 염두에 둔 프레임워크의 노트북 ⓒ Gordon Mah Ung / IDG
 

프레임워크 

부문을 선도하는 PC 제조업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신생업체가 주도권을 잡았다. 수리가능한 노트북에 집중하는 소규모 업체인 프레임워크(Framework)는 2021년 첫 노트북을 출시했다. 프레임워크 노트북은 필립스 헤드 스크루드라이버로 분해하기가 쉽고, 모듈화에 중점을 뒀다. 심지어 키보드와 메인보드도 교체할 수 있어 아이픽스잇(iFixit)으로부터 10점 만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부속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늦 점에서도 매우 특별하다. 델, 레노버, HP 등의 대형 노트북 제품은 수리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부속품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리눅스를 탑재한 노트북과 여타 PC에 집중하는 시스템 76(System 76) 또한 언급할 만하다. 시스템 76은 수리가능성에 집중해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지만, 사용자들은 이 업체의 기기가 설계가 간단하고, 필립스 헤드 나사를 사용해 수리하기 쉽다고 칭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의 영향은 업체 규모와 틈새 공략으로 퇴색된다. 프레임워크는 심지어 PC 마니아 사이에도 잘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고, 시스템 76은 리눅스에 집중해 아마존에서 노트북을 둘러보는 사용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다. 수리가능성의 혁신은 더 대규모로 일어나야 한다.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가 델이 지속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이기를 바란다. 델은 수리가능성을 중요하게 만들 만한 시장 점유율과 마케팅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델이 먼저 앞으로 나아간다면 다른 업체도 따라갈 것이다. 
 

애플의 위치

애플은 PC 제조업체가 닮고 싶어하는 회사다. 애플은 2030년까지 전체 공급망의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제품에 지속가능한 재활용 재료 및 스마트 포장을 이용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애플은 제품 영향 보고서에서 탄소 배출 추정치가 경쟁사들보다 적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신형 맥북 프로는 전체 제품 수명당 탄소 영향력이 349kg인 것으로 추산된다. 더 작고 성능이 낮은 델의 XPS 13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다. 

수리가능성은 약점이다. 애플 제품은 아이픽스잇의 수리가능성 보고서에서 일반적인 PC 노트북보다 계속해서 훨씬 낮은 점수를 받는다. 이 정도의 신통치 않은 점수를 받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계열 제품뿐이다.

그러나 애플은 셀프 서비스 리페어(Self Service Repair)와 함께 적절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부속품 및 수리 설명서를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2022년에 구체화될 것이고, 실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 봐야 한다. 
 

지속가능성 부문 선두 업체 확연

PC 제조업체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차이가 있을까? 있다. 

델, 레노버, HP는 앞서 나가는 선두 업체다. 지표가 담긴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출간하고,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구체적인 서약을 공개한다. 사용자가 구입하고 싶어하는 PC의 상대적 탄소 발자국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제품 영향 보고서를 출간한다. 

이제 선택은 분명해졌다. 새 PC를 구입할 때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었다면 델, 레노버, HP의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프레임워크, 시스템 76 등의 신생업체 역시 검토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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