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마지막의 깜짝 발표에서 두 업체는 모두 5GHz 이상의 데스크톱 CPU를 시연했다. AMD는 라이젠 7000 프로세서에서 헤일로 인피니트를 플레이하면서 모든 CPU 코어가 5GHz 이상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CPU 모델이나 코어 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8코어 이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2시간 후 인텔이 12세대 코어 i9 KS 칩으로 히트맨 3를 플레이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반격했다. 모든 성능 코어가 5.2GHz에서 동작했다.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효율 코어 속도가 4GHz에 그치면서 ‘모든 코어가 5GHz를 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성능 코어다.
5GHz가 그렇게 중요한 이유
사용자는 아마도 ‘뭐 별 거라고’라는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9년 전 이미 AMD가 FX-5950에서 5GHz 코어를 선보였을 때 사용자 반응은 아주 미미했다. 왜 이제 와서 5GHz 성능이 중요해진 것일까? 5GHz는 어마어마한 이정표가 아니고, AMD와 인텔이 만드는 실용적인 게임 환경에 중요한 성과도 아니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코어 클럭 숫자는 보통 실제 성능을 의미한다. 코어가 많을수록 좋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작업에 분명 이점이 있다는 뜻이다. 3D 모델링이나 어도비 프리미어, 라이트룸을 사용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엑셀로 고급 분석 작업을 할 경우 모든 코어의 성능이 향상된다면 8~11%의 속도 개선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점인 마케팅을 고려해야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된다. CPU 박스나 PC에서 5GHz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 이성적으로는 4.92GHz와 5GHz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움직이기 마련이다. 왜 노트북 가격표에 2,500달러가 아니라 2,499달러라고 적어둘까? 왜 자동차 가격을 2만 8,000달러가 아니라 2만 7,995달러로 매기는 것일까? 정확히 같은 이유다. 인간은 숫자를 인식하는 방식에 실제로 반응한다. 아마도 지구상의 모든 문화와 역사가 그것을 증명할 것이다.
AMD 기술 마케팅 이사인 로버트 할록 역시 최근 PCWorld의 풀너드 유튜브에서 이 현상을 설명했다. 할록은 “사람들이 글자나 숫자, 상자에 쓰인 제품 사양을 볼 때 아주 작은 마음의 추를 움직이는 것은 4.0, 4.5, 5.0 같은 큰 정수다. 이런 숫자는 조금씩 마음 속의 추를 호감으로 바꾼다. 그러나 5.1이나 5.2 같은 작은 변화는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 CPU 성능이 5GHz를 넘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하지만, 숫자가 맞아 떨어지고 앞자리 수가 바뀌는 변화가 중요하다. 다행히도 CPU 업체에는 성능을 강조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할록은 반올림 숫자의 고정성을 두고 사용례 관련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사용자는 속도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인식하게 되었다. 최고의 CAD CPU, 최고의 게임,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컴파일 등 단순 사양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 2~3년 동안 시장 경향이 CPU 클럭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이제 사용자는 라이젠 4.6과 4.7GHz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5.1이나 5.2GHz로 실행되는 CPU와 동등하게 비교하게 되었다. 이제 클럭 숫자가 가장 중요한 시대는 지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인텔 코어 i9-12900K와 기존 라이젠 제품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게임용 CPU’라며 V캐쉬 기술을 추가한 라이젠 7 5800X3D를 발매할 예정인 AMD로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타ㅏㄷㅇ할 수도 있다. 라이젠 9 5900X 칩에 추가 캐시를 넣어 클럭 대역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지만, 점점 더 복잡해지는 CPU 칩에서 더 많은 성능을 짜내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제조업체가 어떤 방식으로 속도를 높이든 간에, CPU는 빠를수록 좋다. 인텔 12세대 KS 칩이 이번 분기 안에, 라이젠 7000 CPU는 하반기에 출시돼 각각 5GHz라는 분기점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올 봄에 출시될 라이젠 7 5800X3D는 부스트 클럭 4.5GHz로 알려졌지만 AMD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임용 CPU’라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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