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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 근무 장기적 영향 살핀다” 美 매사추세츠주, 2년간 시범 사업 추진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3.04.17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주 의원 2명이 유럽에서 실시된 사업을 참고해 2개년 주4일 근무제 시범 사업을 실시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기업이 급여나 복지 혜택을 축소하지 않고 일부 직원 또는 전체를 주4일 근무제로 자발적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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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사업은 노동력개발사무국(Executive Office of Labor and Workforce Development, EOLWD)의 감독하에 2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참여 기업은 최소한 15명의 근무자를 주4일제 근무제로 전환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해당 법안을 제출한 덕스베리 의원 조시 커틀러에 따르면, 법안 제출 후 이미 여러 기업이 참여 방법을 문의했다고 한다.

커틀러는 Computerworld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에 생긴 변화와 현재 노동 시장의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을 고려하면 이런 시범 사업을 실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주4일 근무제에 대한 장기간의 실험

법안이 통과되면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전체 또는 일부 직원의 근무 시간을 줄이되 전체적인 급여, 지위, 복지는 줄이지 않아야 한다. 커틀러는 기업이 연구와 필요 데이터 수집에 참여에도 동의하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4일 근무제의 실현 가능성과 장점을 발견할 목적으로 제안된 이번 시범 사업은 운영 기간이 2년으로 정해졌지만, 이 기간 내내 참여할 의무는 없다. 커틀러는 “충분한 반응과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2년이라는 기간을 선택했다. 메릴랜드 주의 5개년 시범 사업 입법안 등 다양한 기간이 있지만, 2년이 적절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메릴랜드 주 입법안은 올해 초 철회됐다).

비영리 기관 포데이 위크 글로벌(4 Day Week Global) 글로벌 사업 책임자 알렉스 수정 김 방에 따르면,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주 경제, 노동법, 규정 등의 문제를 고려해 단축 근무제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범 사업을 고려한 바 있다. 

매사추세츠 주의 입법안은 최소 15명의 근무자를 포함해야 한다는 점, 과거의 연구보다 더욱 다양한 회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 참가자에게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 기간이 2년이라는 점 등에서 다른 입법안과는 다르다.

방은 “정부가 전략을 유지하는 기간이 비즈니스 전략 유지 기간보다 길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년이 합리적이다. 경제 이상의 광범위한 영향까지 드러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다양한 보상 방식이 어떻게 기업의 장기적인 변화 채택을 유도하는지 등 아직 이해할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매사추세츠 주 입법안은 참여 기업이 주32시간 근무를 엄격하게 채택하도록 요구하지 않는 대신 직원의 “실제 근무 시간이 의미 있게 단축”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커틀러는 전통적인 주5일 40시간 근무제에서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 고용주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직원의 번아웃 현상을 줄이고 성과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가트너의 인사관리 부문 선임 책임자 에밀리 로즈 맥레이는 “많은 기업과 인사 담당자가 주4일 근무제를 근무 장소와 근무 시간, 기간을 탄력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지 못했거나 적어도 일부 직원에게는 근본적으로 시행이 불가능한 기업은 주4일 근무제라는 다른 종류의 탄력 근무제를 제공함으로써 여전히 치열한 인재 유치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맥레이는 다른 시범 사업의 전반적인 결과를 보면 근무 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생산성은 높아지므로 급여를 줄일 필요가 없을 수 있지만, 급여 삭감 없는 근무 시간 단축에 대해 규제 또는 법률상 제약이 있는 기업은 급여 삭감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서 6개월 시범 사업 결과, 92%는 “주4일 유지”

지난 2월 마무리된 최대 규모의 시범 사업에 참가했던 영국 기업의 92%는 주4일 근무제의 장점이 매우 명확해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시범 사업은 포데이 위크 글로벌, 영국의 포데이 위크 캠페인(4 Day Week Campaign), 그리고 싱크탱크인 오토노미(Autonomy)가 공동으로 진행한 것이며, 참여 기업과 소속 직원은 6개월간 급여 감액 없는 32시간 주4일 근무제를 시험했다. 미국과 아일랜드에서 진행한 선행 연구까지 합하면 총 91곳의 회사와 약 3,500명의 직원이 시범 사업을 마쳤다.

영국 회사 61곳의 근무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다른 연구 결과와 대부분 일치했으며, “산출물 위주의 단축 근무 방식의 장점을 추가로 증명했다”라고 결론지었다. 시험에 참가한 61개 영국 회사 중에서 56곳은 주4일 근무제를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2곳은 시범 사업을 연장하고 3곳은 당분간 일시중단하기로 했다. 그 외 다른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 71%의 직원들이 시범 사업 종료 시점에 번아웃 수준이 줄었다.
  • 39%는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 43%는 정신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느꼈다.
  • 54%는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 37%는 신체적 건강이 개선되었다.
  • 46%는 피로도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 40%는 수면 장애가 줄었다.

또한 영국의 시범 사업에서는 성별의 구분 없이 모든 직원의 경험이 개선됐지만, 여성 직원의 경험이 남성 직원보다 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 과학자 겸 포데이 위크 글로벌 CEO 데일 휠러한은 앞선 인터뷰에서 “주4일 근무제는 번아웃, 생활 및 직업 만족도, 정신 건강, 통근 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더 많은 남자가 집안일과 양육을 맡으면서 비직장 업무의 부담에 균형이 잡히는 모습이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주4일 근무제 시범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를 그만둔 직원 수는 57%로 대폭 감소했다. 또한 참가 회사의 직원 중 15%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주4일 근무제 대신 주5일 근무제를 선택하지 않을 뜻을 비췄다.


주4일 근무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커틀러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입법 제안한 시범 사업에 참가하는 고용주가 생산성 손실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생산성 손실을 겪을 수 있다. 그 문제를 보다 철저히 연구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가트너가 2022년 전 세계 3,6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4일 근무제가 “인재 채용을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혜택”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유인 요인으로 보인다. 또한 가트너에 따르면, 구직 후보 중 63%가 일자리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상위 5개 혜택 가운데 하나로 “동일 임금의 주4일 근무제”를 꼽았다(미국 응답자는 그 비율이 74%로 더 높다).

2022년 가을,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4개국의 직원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근무자가 자신의 생산성이 주당 근무 시간이 아닌 달성한 성과를 기준으로 측정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8%는 주 40시간 근무제를 없애기 원했고 거의 절반(47%)은 가장 탄력적인 근무 방식이 주4일 근무제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으며, 28%는 고용주가 이미 주4일 근무제를 선택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제공업체 어댑타비스트(Adaptavist)가 실시한 관련 연구에서는 직원이 직장 생활에 대해 더 많은 선택권과 통제권을 원하지만 하이브리드 및 원격 업무 형태는 고립, 외로움, 업무 부담 증가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결과도 나왔다.

방은 “비판론자들은 주4일 근무제가 일률적인 해결책이므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모든 부서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업팀과 마케팅팀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고 다른 팀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할 수도 있다. 방은 “시간제 근무자도 마찬가지다. 시급제인지 연봉제인지, 전속인지 다른 고객도 있는지 등에 따라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가트너의 맥레이는 기업이 주4일 근무제를 의무화할 필요는 없어도 제공할 수는 있다면서 “사실 많은 기업이 탄력적 근무 방식에 주4일 근무를 포함하고 싶어 하지만, 모든 직원이 주4일 근무제를 따르도록 의무화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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