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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지포스 나우를 버리고 오래된 플레이스테이션 4로 돌아간 이유

Ben Patterson | PCWorld 2021.06.15
데스티니 2 나이트폴(Destiny 2 Nightfall)을 플레이하는 동안 질주 중에 총알을 피하고, 엎드려서 저격소총 조준경의 초점을 맞추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타이밍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제때 해야 하는 점프를 놓치고, 쉽게 적을 죽일 수 있을 때에도 실패하고, 헤드샷을 노리고 총구를 조준하는 것도 어려웠다.

뭔가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지연율 때문이었다. 현재까지는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생각보다 성능도 뛰어난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지포스 나우(GeForce Now)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이 서비스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님).

경험 많은 게이머는 지연율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많은 캐주얼 게이머들은 과도한, 심지어 약간의 지연율이 특정 게임의 재미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지포스 나우 같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특히 이런 문제가 많다.

지포스 나우를 비난하거나 혹평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지포스 나우는 현 시점에서 최고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이기도 하다(필자는 구글 스태디아와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이용해봤고, 오래 전 온라이브의 첫 회원이었다). 그러나 투자하는 시간 때문에 가장 많이 화가 나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역시 지포스 나우다. 결국은 먼지 쌓인 플레이스테이션 4를 다시 꺼내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중간급 사양을 갖춘 PC에서 레이트레이싱 적용 그래픽

GPU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차세대 콘솔을 원할 때 구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시대다. 이런 때 지포스 나우(그리고 경쟁 서비스)는 아주 매력적이다. 중간 정도 사양의 PC에서도, 심지어 태블릿이나 휴대폰에서도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된 1080p 게임을 즐길 수 있다(엔비디아 스트리밍 쉴드 플레이어가 있다면 업스케일 4K로 이용 가능).

이 서비스는 스팀과 에픽), 유비소프트 커넥트 라이브러리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두 번 살 필요가 없다. 구글 스태디아(Google Stadia)는 다른 라이브러리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 월 10달러인 스태디아 프로 요금제에 일부 게임 타이틀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다시 구입해야 한다.

가격도 적당하다. 60분마다 로그아웃하고 재접속하는 불편을 견딜 수 있다면 무료 요금제에도 만족할 것이다. 월 10달러를 내면 더 길게 즐길 수 있다. 또한 RTX 기반의 시각 기능이 지원된다.

물론 지포스 나우의 성능 자체가 뛰어나지 않으면 이런 기능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포스 나우의 성능은 대체로 우수하고, 오래된 맥북 에어도 게임용 기기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 하지만 반사 신경과 화면에서의 움직임 사이의 아주 작은 차이가 매우 중요한 게임이 있다.
 

경쟁이 치열한 게임이 아닌 경우에는 아주 인상적인 성능

지포스 나우에서 즐길 수 있는 시티스 스카이라인(Cities Skylines), 이브 온라인(Eve Online), 히트맨(Hitman), 노 맨즈 스카이(No Man's Sky), 필라스 오브 이터너티(Pillars of Eternity) 같은 가벼운 게임, 턴 기반 게임, 전략 게임, 싱글 플레이어 게임 등의 경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서 경험하는 약간의 지연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포트나이트(Fortnite),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Tom Clancy 's Rainbow Six Siege) 같이 게이머끼리 경쟁하는 게임은 단 밀리 초가 게임 아바타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다.

특히 역대 액션 게임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캐릭터의 움직임과 건플레이를 자랑하는 중독성 높은 게임인 데스티니 2(Destiny 2)가 그렇다. 게임에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워록으로 공중을 활주하면서 핸드 캐논으로 벡스(Vex) 로블린을 없애고, 노바 폭탄을 발사하는 순간이다.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움직일 때도 있다. 필자의 그저그런 게임 스킬 때문이 아닌 번지의 영리한 디자이너 덕분에 그렇다(새 트랜스모그(Transmog) 시스템).
 

‘좋지 않은 연결 상태’를 조심

유감스럽게도 지포스 나우로 데스티니 2를 즐길 때 ‘발레’가 술취한 ‘도리깨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연결 상태가 아주 좋지 않을 때 특히 더 그렇다. 필자는 유선 이더넷을 사용한다. 그러나 대학원생이라서 줌과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작동 원리와 같은)원격 데스크톱을 이용하는 아내와 업로드 속도가 10Mbps에 불과한 인터넷 환경(사양트럼 제공 인터넷) 때문에 인터넷 연결 상태가 아주 좋기란 불가능하다.

속도를 저하하는 이런 요인들 떄문에, ‘좋지 않은 연결 상태(Spotty connection)’를 알리는 경고 메시지가 뜨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런 후에는 화면이 버벅대거나 멈추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마침내 시각이 안정화되어도, 게임 캐릭터가 전장에 얼어붙어 서있거나, 제정신이 아닌 듯 총구를 하늘로 겨루고 있거나, 적 사이온(Psion)에 둘러싸여 있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런 일은 꼭 팀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PC에 괜찮은 GPU가 장착되어 있지도 않고(구형 GTX 950은 불충분), 2배에 달하는 가격에 최신 그래픽 카드를 구입할 생각도 없다. 이에 먼지 쌓인 플레이스테이션 4를 다시 꺼내 PC 모니터에 연결하고, 여기에서 데스티니 2를 플레이했다. 60fps 시각, 아주 넓은 시야각, 최대 그래픽 설정은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정밀한 헤드샷을 쏠 수 있다면 감수할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지포스 나우의 설정

필자와 같은 처지이지만 여분의 게임 콘솔이 없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기는 하지만 지연율에 도움을 주는 지포스 나우 설정을 소개한다.

지포스 나우 인터페이스 왼쪽 위 햄버거 메뉴를 클릭해 설정을 선택해 액세스할 수 있는 스트리밍 품질(Streaming Quality) 설정 아래에 3가지 옵션이 있다. 밸런스드(Balanced), 데이터 세이버(Data Saver), 컴피티티브(Competitive) 옵션이다. 또 커스텀(Custom) 옵션도 있다. 밸런스드와 데이터 세이버는 가용한 대역폭을 전부, 또는 일부 사용해 최상의 시각 품질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설정이다. 반면, 컴피티티브는 시각 효과를 희생해서라도 지연율을 개선하는 설정이다.

독일의 게임스타에서 실시한 테스트에 따르면, 지포스 나우의 컴피티티브 모드는 데스티니 2의 지연율을 97.8밀리 초에서 69밀리 초로 개선했다. 그러나 게임스타가 로컬 PC를 대상으로 측정한 39.5밀리 초에는 훨씬 못 미친다. 물론 사용자의 네트워크 설정과 엔비디아 서버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컴피티티브 모드를 이용한 데스티니 2 게임 플레이는 밸런스드 모드보다 반응성이 크게 좋았다. 드레그의 얼굴을 바로 주먹으로 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저격총 조준경 초점 맞추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컴피티티브 모드로 바꾸면 시각 효과에서 손해를 본다. 해상도가 1080p에서 720p로 떨어지고, 브이싱크가 비활성화되면서 시각 효과가 나빠진다. 컴피티티브 모드의 프레임 레이트는 이론적으로 60fps에 도달할 수 있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45fps 이하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컴피티티브 모드의 데스티니 2는 구형 PS4의 게임 플레이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로컬 머신이 지연율이 훨씬 더 낮다.
 

없는 것보다 낫다?

지포스 나우가 형편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일까? 전혀 아니다. 집에 콘솔이나 좋은 GPU가 없다면, 전 세계적 칩 공급 부족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지포스 나우 같은 서비스가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또 지포스 나우와 유사한 서비스 품질은 앞으로 계속 더 나아질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계속 압축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있다. 지금도 서버 기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포스 나우도 콘솔 같은 로컬 머신의 지연율 수준에 아주 근접해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아주 근소한 몇 밀리 초 차이가 아주 민감하다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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