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마침내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 게임 파일의 저장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허용했다. 이 기능은 지난해 11월 엑스박스 인사이더 프로그램에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게임 설치 전후로 파일의 저장 위치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기존 저장 공간의 용량이 꽉 차거나 기존 게임 설치 파일을 다른 위치로 옮기고 싶을 때,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설치 위치 지정과 이동이 가능하다.
게임 폴더 및 파일을 복사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엑스박스 게임 파일을 복사해 외부 하드 드라이브에 백업하는 기능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게임 파일 대부분을 복사할 수 있지만, 실제 실행 파일은 복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팀과 같은 게임 플랫폼에서 다운로드한 게임과는 달리, 엑스박스 앱에는 복사를 금지하는 권한이 포함된 데다가 쉽게 우회할 수 없도록 설정돼 있다.
따라서 아직은 게임을 실행하고자 하는 모든 PC에서 엑스박스 게임을 각각 설치해야 한다. 다수의 PC를 보유하고 다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을 즐기는 가정에서는 시간 낭비일 수 있다(미국 내 가정에서 기가비트 인터넷의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다). 또한 ISP의 월간 데이터 허용량에 쉽게 도달할 수도 있다. 씨 오브 시브즈(Sea of Thieves) 같은 게임을 실행할 때 PC 1대당 75GB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 게이머의 게임 설치를 자유롭게 풀어준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 진전이다. 엑스박스 앱은 이제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다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스팀은 게임 파일의 이동뿐 아니라 복사까지 지원한 지 10년 이상이라는 점이다(또한 스팀은 보다 견고하고 일원적인 파일 관리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이 문제와는 상관이 없는 부분이다).
운이 좋다면 엑스박스의 복사 제한도 비교적 빠르게 없어질 수 있다. 엑스박스 앱을 통한 PC 게임 경험이 다른 경쟁업체의 게임과 관리 면에서 같아진다면, 엑스박스 게임 패스 구독자의 게임 경험은 훨씬 편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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