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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일반지능(AGI)과 ‘마주할 결심’… 두려워하거나 일찌감치 대응하거나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3.04.05
지난주 기술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사회와 인류에 대한 심각한 위험’을 이유로 AI 개발을 최소 6개월 동안 잠정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포함해 현재 3,100명 이상이 서명한 공개서한은 특히 오픈AI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GPT-4 알고리즘을 언급하며, “감독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더 이상의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자국 내 챗GPT 접속을 차단한 첫 서방국가가 됐다. 지난달 20일 챗GPT는 사용자 이름, 이메일, 결제 주소, 신용카드 번호 및 만료일 정보 등이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챗GPT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지원받아 개발한 GPT 기반 챗봇으로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오픈AI의 챗봇이 EU 안팎에서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위반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오픈AI는 GDPR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Getty Images Bank

기술 업계는 GPT가 GPT-5로 진화할 것이며, GPT-5는 인공일반지능, 즉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AGI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AI를 의미하며, 그때가 되면 알고리즘은 시간 경과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더 똑똑해질 것이다.

AI 발전을 예측하는 연구 그룹 에포크(Epoch)에 따르면 2016년 무렵 이전 시스템보다 2~3배 더 큰 AI 학습 모델이 등장했다. 이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에포크의 이사 제이미 세빌라는 현재 GPT-4보다 큰 AI 시스템은 없지만, 머지않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UC 산타크루즈 대학교의 물리학 교수 겸 공개서한을 보낸 비영리 단체 FLI(Future of Life)의 부소장 앤소니 어콰이어는 GPT-4의 연산 능력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규모의 컴퓨팅이 매년 약 2.5배씩 증가하고 있다. 오픈AI는 GPT-4의 매개 변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가 멈추거나 느려졌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대규모 머신러닝 모델의 크기는 매년 2배 이상 증가했다. ⓒEpoch


빌 게이츠는 지난 3월 23일 개인 블로그에서 어떤 작업이나 과목이든 학습할 수 있는 AGI를 “컴퓨팅 산업의 위대한 꿈”이라고 언급했다. “AGI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AGI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심지어는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컴퓨팅 업계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머신러닝과 대규모 컴퓨팅 연산이 등장하면서 정교한 AI는 현실이 됐고, 매우 빠르게 발전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용 생성형 AI 개발 업체 아이세라(Aisera)의 CEO 무두 수다카르는 오픈AI 그리고 (구글의 지원을 받는) 딥마인드처럼 막대한 재정적 및 기술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AGI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픈AI와 딥마인드조차 AGI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수다카르는 컴퓨터월드에 보낸 이메일에서 “인간은 상식적 추론, 사실 관계 파악, 추상적 개념(예: 정의, 정치, 철학 등) 이해 등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AI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AGI를 위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달성된다면, AI 시스템은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것은 분명 파괴적일 것이며, AGI가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가드레일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먼 미래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SF 소설의 영역에 더 가깝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AI 기술과 챗봇 비서는 거의 모든 산업에 진출해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출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효율성을 높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여 사람들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챗봇의 기반이 되는 LLM은 수백만 개의 알림, 온라인 채팅, 이메일을 선별할 뿐만 아니라 피싱 웹 페이지와 잠재 악성 파일도 찾아낼 수 있다. LLM 기반 챗봇은 간단한 사용자 프롬프트만으로 에세이와 마케팅 캠페인을 작성하거나 컴퓨터 코드를 제안할 수 있다.

LLM 기반의 챗봇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자연어 프로세서다. 따라서 사용자가 챗봇에게 낸터킷의 해변에 앉아 있는 사람을 주제로 한 시를 써달라고 요청하면, AI는 단순히 이전에 학습된 내용을 기반으로 가장 좋은 반응에 해당하는 단어, 문장, 단락을 연결할 것이다. 하지만 LLM은 주목할 만한 실수를 저질렀고, 차세대 엔진은 궤도를 벗어나 기괴한 반응을 보이는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 

수십억 개의 조정 가능한 매개 변수를 가진 LLM 기반의 AI가 궤도를 벗어날 수 있다면 그리고 AI가 더 이상 인간의 가르침을 필요로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위험이 얼마나 클까? 가트너 리서치의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 아비바 리탄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리탄은 AI 개발이 아무런 감독 없이 놀라운 속도로 전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GI를 통제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개발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려되는 것은 기업에서 사용하려는 AI 기술이 정확한 정보를 생성하는지 또는 부정확한 정보를 생성하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도구 없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탄은 “이 모든 혁신적인 능력을 가진 선한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쁜 사람도 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워터마크 시스템을 갖춰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아야 한다. 아울러 탐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콘텐츠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가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주 GPT-4 기반의 시큐리티 코파일럿(Security Copilot)을 출시했다. 이 도구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위협을 신속하게 탐지 및 대응하고, 전반적인 위협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챗봇이다. 리탄은 “문제는 사용자가 직접 챗봇의 실수를 식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결과는 95% 사실일 가능성이 높고, 5%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일종의 점수 체계가 있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머지않은 미래에 오픈AI가 AGI를 지원하는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시점에서 기술을 통제하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 있다. 리탄이 제안한 한 가지 해결책은 모든 생성형 AI 도구에 2가지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다. 하나는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모델이 신뢰할 수 있는 답을 내놓는지 확인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사람이 모든 콘텐츠를 살펴보고 무엇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다른 모델을 활용한다면 사용자는 성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타임지는 챗GPT의 성능 이면에 노동 착취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GPT LLM이 안전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픈AI가 케냐의 저소득층을 저임금으로 고용해 일을 시켰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전문 외주업체 사마(Saam)가 고용한 인력들은 시간당 2달러 미만의 급여를 받고 “폭력적이며, 성차별적이고, 심지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기 쉬운’ GPT 응답을 가려내야 했다. 

리탄은 “노동 착취가 AI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법인가? 이는 사람들에게 시간당 2달러를 지급하면서 병에 걸리게 하는 것이다. 전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완전히 부도덕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탄은 AI 개발자가 정책 입안자와 협력해야 하며, 새롭고 유형의 규제 당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당국은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미 수년 전에 예견된 일이다. 새로운 유형의 권한과 규제 당국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AI 스타트업 픽시스(Pixis)의 공동 창업자 겸 글로벌 CEO 수범 미스라는 AI 분야의 발전이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 되지만, AI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식별하기 어려운 정보를 쏟아내 대중에게 혼란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스라는 “할 수 있는 일은 AI 발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을 멈추고 모두가 AI 모델의 안전한 개발을 위한 지침과 프로토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때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AI 개발 중단 요구는 AI 개발을 아예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인간 지능과 경쟁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대규모 모델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것이다. 새롭고 강력한 AI 혁신과 모델이 개발되는 놀라운 속도를 감안한다면, 모두 함께 안전 조치와 프로토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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