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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ㆍAR

글로벌 칼럼 | 화상회의는 메타버스로 진화할 수 있을까

Rob Enderle | Computerworld 2022.11.07
필자는 1980년대부터 화상회의 기술을 다뤘다. 당시 AT&T를 통해 애플에 도입된 초기 화상회의 솔루션을 리뷰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완전히 실패했고, 10년 후 HP와 인텔의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 Getty Images Bank

가장 최근의 화상회의 붐은 팬데믹 때문에 시작됐다. 강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불과 2년 만에 지난 20년보다 더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그 결과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화상회의 그 이후의 새로운 도약이다. 바로 메타버스와 몰입형 VR(virtual reality) 협업 툴이다. 신기술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한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고, 실제 효과가 있을지 따져볼 시점이다. 무엇보다 실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직원 간 협업과 친목

일단 가상회의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출장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오가는 시간을 없애는 장점은 이미 그 자체로 가상 회의의 가치를 증명한다. 사고의 위험을 없애고 워라밸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대부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모여 회의를 하면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것보다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반면 단점도 있다. 특히 원격 근무자가 많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일단 강력한 인력 관리 없이는 업무의 목표나 이정표 등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새로 입사한 직원이라면 원격 근무 때문에 다른 직원과 필요한 동료 의식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동료와 친분이 없는 원격 근무자는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친밀함, 소속감의 결여는 직원을 오래 근속시키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그래서 상사 눈에 자주 보이는 직원 대비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느껴 기업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이 원격 근무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를 유지하고 싶다면, 직원이 성공적으로 원격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이를 임금 인상이나 승진과 연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관리자에게는 원격 근무자의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동시에 원격 근무자에게는 업무 시간을 어디에 할애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식이다.

또한 이런 모든 노력은 직원이 기업은 물론 동료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공동 작업을 하거나 파트너와 협업하는 직원을 서로 연결해주는 가상 소셜 이벤트 같은 것이다. 이는 팀을 더 단단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팀빌딩 노력에 원격 근무자를 참여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실제 직원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상 현실의 새로운 역할

현재 시장을 보면 헤드셋 형태의 VR 기기는 대중화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증강 혹은 VR 솔루션 대비 상대적으로 가볍고 저렴한 3D TV도 마찬가지였다. 3D TV는 헤드셋이 필요 없고 하드 라이트(hard light) 혹은 LED 월(LED walls)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하지만 하드 라이트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LED 월은 너무 비싸서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지금 더 현실적인 대안은 활용성이 좋은 새로운 헤드셋을 만드는 것이다. 더 착용하기 편안하고 범용적인 용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영상 감상, 프라이버시, 보안, 안전을 지원하는 식이다. 필자 역시 이런 다른 기능을 지원한다면 헤드셋을 사용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 이런 기기는 기본적으로 화상회의에 유용하고 메타버스가 같은 더 넓은 의미의 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단, 현재 메타버스는 그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기존 헤드셋은 VR 경험에만 매몰돼 있어 쓰임새가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비용과 외형, 기능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곧 등장할 일부 헤드셋은 더 안경에 가깝고 쓰기 편하고 저렴하지만, 이런 제품은 사용자를 주변 환경과 격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광학 기능도 부족해 매스꺼움을 유발하거나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목격했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대면 회의와 원격 회의 간의 영구적인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결국 원격 근무가 많은 기업과 직원에 대면 회의처럼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VR이 많은 부분에서 더 개선돼야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사용성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 또한 헤드셋은 사람들이 충분히 착용하고 싶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무게를 줄이고 가격도 더 낮춰야 한다. 주변과 사용자를 격리하는 경험을 제공하되 사용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격이나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타버스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하드웨어와 솔루션이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한 실패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사라져 갈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사용자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용자 요구를 제대로 정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비행기나 열차, 자동차를 이용해 어렵게 오프라인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원격으로 회의하고 협업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화상회의가 메타버스로 진화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화상회의 메타버스 VR AR 가상현실 증강현실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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