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ㆍAR / 미래기술

"대기업의 약속을 모두 믿지 마라" 2년만에 메타버스 버리고 AI 품은 마이크로소프트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23.02.24
메타버스를 기억하는가? 최근 AI를 둘러싼 폭발적인 반응이 있기 전까지 메타버스는 마치 세상을 뒤흔들고 예전에 없었던 방법으로 작동할 ‘넥스트 빅 씽’으로 여겨졌다. 금방이라도 모든 사람이 가상 세계에서 진짜 세계보다 훨씬 생생하고 재미있고 생산적인 모습으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생각한 것은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로까지 바꾸면서 메타버스를 이끌던 마크 주커버그뿐이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여기에 동조했다. 특히 CEO 사티야 나델라는 2년 전 이그나이트 행사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를 가리켜 얼마나 큰 돌파구일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이것이 2021년 초기까지의 이야기다. 이제 IT 기업들은 다가오는 혁신의 심장부에 AI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메타버스는 이제 지나간 과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메타버스 사업을 실질적으로 종료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업 종료 속도는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였다. 현재 입소문이 난 신기술에 조급하게 투자하려는 기업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다.
 

한때 미래로 불린 메타버스

2021년 기조연설에서 나델라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모두를 의미한다. 90년대 초반 웹이나 웹사이트를 이야기할 때와 비슷하다. 어떤 의미에서 메타버스를 통해 컴퓨팅을 현실세계와 결합하고 실제 존재를 디지털 공간에 가져갈 수 있다. 수 년 동안 세상을 디지털로 재현하려고 했지만 이제 실제로 그러한 세계에 진입하고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나델라는 개인 사용자와 기업 모두에게 큰 이익일 것이라며 “공장을 보여주는 카메라를 쳐다볼 게 아니라 직접 공장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동료들과는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같은 방 안에 있게 된다. 친구와 게임을 플레이할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게임 안에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당한 자금을 투자해 혼합현실 도구 키트 MRTK, 가상현실 작업 공간 프로젝트 알트스페이스VR, 가상현실 헤드셋 홀로렌즈, 산업 메타버스 같은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메타버스가 과거가 되기까지

이러한 공격적 투자는 오래 가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벌써 구조조정의 칼날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해고나 감원은 기업의 결정이 시험대에 놓일 때 이루어진다. 사업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기업 미래에 가져갈 것, 과거로 남겨둘 것을 구분할 때의 일인 것이다.

더 확실할 수 없는 메시지다. 메타버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미래에 더 이상 명확한 도구가 아닌 것이다. 알트스페이스 VR 사업 부서도 MRTK 부서도 모두 정리 대상이 됐다. MRTK 신버전이 이달 말 출시되는 것을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

지난 10월 신설된 산업용 메타버스 코어 부서원 100명도 이번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홀로렌즈와 다른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감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산업 메타버스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말은 일면일 뿐,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은 행동이다. 진실을 알려면 돈의 행방을 좇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메타버스와 관련된 부서에서는 대량 해고와 빠른 후퇴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래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메타버스가 아니라 AI다.
 

교훈

다른 기업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과 관련된 대규모 메타버스 사업 계획이 있다면 즉시 재검토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타버스 지원 규모는 결코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사업 다음 단계를 결정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계획을 너무 빨리 신뢰하는 것도 위험하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빙에 자연어 AI 엔진을 추가하는 등 주목 받는 선언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는 일견 마이크로소프트가 AI에 집중해 앞으로의 모든 사업에서 AI가 전격 활약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앞으로 수 년 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에 AI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나델라가 메타버스가 엄청난 돌파구라고 강조했던 것도 불과 2년 전의 이야기다. 그리고 2년 후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는 점을 상기하라.

AI에 신중하라. 투자할 필요는 분명히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이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올인’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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