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GDPR 규제, 오히려 보안 취약점과 위협 가중

Michael Nadeau | CSO 2018.10.29

선의를 가지고 한 아주 사소한 행동이, 때로는 엄청나게 부정적인 여파를 몰고 오기도 한다. 특히 그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개인과 기관들에게 미칠 경우 재앙에 가까울 수 있다. 유럽 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비롯한 새로운 프라이버시 보호 규제가 속속들이 도입되면서, 오히려 이런 규제로 인해 보안 팀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Credit: Getty Images Bank

경우에 따라 GDPR이나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와 같이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법률로 인해 오히려 해커들이 개인정보를 빼내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은 규제를 위반해 처벌을 받게 될 것을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오히려 보안을 침해할 수 있는 행동도 할 수 있다.

IBM 시큐리티의 위협 지능 부대표 케일럽 바로우는 "(GDPR) 위반시 처벌이 너무 강력한 나머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후이즈(Whois) 데이터의 손실로 인해 위협 면적만 증가했다"며, "GDPR로 인해 오히려 공격에 취약한 위협 면적은 넓어졌다. 그것도 약간이 아니라, 엄청나게 말이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도 프라이버시 보호 규제 자체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는 바로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버시 보호법 준수 문제 때문에 보안 팀이 필요한 데이터에 적시에 액세스 할 수 없어 공격에 대한 대응 자체가 느려지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규제 준수에 대한 우려가 "해커들에게는 숨을 곳을 제공해주고 있다. 왜냐하면 해커라 해도 개인정보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바로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도입한 규제 때문에 오히려 사상 최대, 최악의 개인정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DPR을 비롯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보안 팀들이 직면하게 된 예기치 못한 7가지 취약점과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1. PII 요청 권한 덕분에 더 많은 개인정보 요구할 수 있게 된 해커
그 어떤 개인정보 보호 규제도 해커가 개인 계정을 차지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 계정을 해킹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은 약간의 비용만 내면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개인정보 보호법들이 소비자에게 자신의 개인 식별 정보(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PII)를 요청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그 PII를 요청하는 주체가 실제 그 PII의 주인일 때에만 좋은 법이다. 문제는 해커 역시 타인의 PII를 요청할 수 있을 정도의 개인정보는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이 기관에 PII를 요청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키우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바로우는 "가장 전형적인 시나리오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한 리테일 업체 웹사이트를 해킹하는 것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리테일 업체들이 소비자에 대한 온갖 정보를 다 구매 및 수집한다는 것이다. 이 계정을 해킹할 수만 있다면 사용자에 대한 여러가지 부가적인 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다른 계정으로도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결국 해커는 (피해자가) 리테일 웹사이트에 제공한 것보다 훨씬 많은 PII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2. 후이즈 데이터가 사라지면서 악성 도메인 차단이 불가능
많은 인터넷 도메인 레지스트리들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GDPR 규제를 어기고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 그냥 공용 후이즈(Whois) 데이터베이스에서 PII를 제거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유럽 도메인에 대한 데이터뿐 아니라 모든 도메인을 말이다. 그런데 이 도메인 데이터는 피싱, 랜섬웨어를 비롯한 각종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도메인을 찾아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해커는 가짜 PII를 사용해 도메인을 등록하겠지만, 이런 가짜 데이터조차도 해당 해커가 사용하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도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무척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바로우는 "지금까지 우리는 후이즈 데이터와 다른 툴을 활용해 악성 웹사이트의 근원을 추적해 왔다"고 말했다. 가짜 데이터는 곧 해당 웹사이트를 소유한 것이 해커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진짜 정보라곤 이메일 주소나 전화 번호정도다.

바로우는 "물론 해커들은 버너 폰이라 알려진 선불 휴대전화와 무료 이메일 계정을 사용할 것이다. 이런 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거의 순식간에,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정보 만으로 해커의 신원을 알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이 해커 또는 해킹 집단이 다른 도메인도 등록했는지, 얼마나 많은 도메인을 등록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일한 전화 번호가 1만 개 이상의 도메인과 관련 있는 경우도 있다. 해커는 게으르다. 도메인을 새로 등록할 때마다 폰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는다. 똑같은 선불 폰을 수천, 수만 개의 악성 URL을 위해 사용할 것이다. 아니면 동일한 이메일 주소를 통해 5,000개 가량의 도메인을 등록할 수도 있다.

즉, 데이터 자체는 가짜라고 해도 그것이 수천 개의 다른 수상한 도메인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우는 "이 과정은 거의 순간적으로 일어나며,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방어 기제가)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고 바로우는 토로했다.

이제 GDPR 규제로 인해, 도메인 대행 업체들은 도메인 등록에 관한 ICANN의 룰을 따르거나, EU위원회로부터의 벌금형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바로우는 "ICANN은 대행 업체들이 자신의 룰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제재를 가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제 사실상 후이즈 데이터 베이스는 어둠 속으로 숨어 버렸다. 전화번호도, 이메일 주소도, 이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내 눈 앞에 보이는 단 하나의 도메인, 딱 그것 하나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엮어낼 수 없게 되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으로써, GDPR이 달성하고자 하는 긍정적 기능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로우는 EU와 ICANN이 후이즈 데이터와 관련해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U 규제 당국이 ICANN과 의논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우는 "이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지가 완전히 드러나려면 앞으로 몇 달은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 보안 팀의 업무량 가중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보안 팀들에게는 더욱 무거운 책임이 주어지면서도,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팀의 책무를 다 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컴플라이언스포인트(CompliancePoiint)의 프라이버시 서비스 책임자 매트 듀미악은 "보안 및 IT팀은 이제 정보 수집 최소화, 목적 제한의 원칙, 정보 처리 및 개인정보 보안 등 GDPR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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