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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비주류에서 주류된’ 오픈소스의 새로운 난제

Matt Asay | InfoWorld 2022.04.27
오픈소스의 경제 역학이 변화했다. 애호가들의 프로젝트, 독립 코드 장인들, 관리형 서비스들이 어우러져 시장을 바꿔놓았다. 
 
ⓒ Getty Images Bank

오픈소스가 온통 평화, 사랑, 리눅스 투성이였던 때를 기억하는가? 규모는 작았지만 열정으로 가득 찼던 시절 말이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GPL 대 BSD/아파치, 무료 소프트웨어 대 오픈소스와 같은 주제로 논쟁을 벌이고, 리눅스나 다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쓰이는 것만 봐도 열광하며 블로그나 트위터에 글을 올렸던 때가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오픈소스의 지위는 많이 달라졌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구축되는 과정에 필수가 됐다. 그리고 이제 큰 기회와 엄중한 위험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소스가 품고 있는 기회에 비해 위험은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사유 소프트웨어보다 더 버그가 많다고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 오픈소스의 개방형 방식 덕에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빨리 수정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의 논점은 이게 아니다. 컨설팅 기업 쏘우트웍스(Thoughtworks)의 기술 전문가 켄 무그레지가 언급했듯이 새로운 오픈소스 경제학이 일으키는 위험에 관한 것이다.


오픈소스는 어떻게 변했나  

초창기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라이너스 토발즈 같은 한 명의 해커가 리눅스 등의 큰 프로젝트를 만들고 관련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에 열광했다. 다른 예로는 드라이즈 부이태트(드루팔)과 살바토레 산필리포(레디스)가 있다. 해커들이 재미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구축하거나 젠스 악스보(피오)처럼 '창의적 배출구'로 삼던 시절이었다. 이처럼 취미 활동에 가까운 오픈소스 개발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면에 자리한 오픈소스 시장의 상황은 매우 달라졌다. 

무그레지가 언급했듯이 대다수의 초기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대기업이 만든 독점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대안으로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대안인 오픈오피스, 어도비 포토샵의 대안인 GIMP 등). 그는 "오늘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크게 2가지 이상의 형태로 출현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한 쪽에는, 수많은 도구, 프레임워크, 그리고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인터넷 대기업이 있고, 다른 한 쪽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원데브(OneDev)를 쓰는 개발자가 있다”라고 말했다. “후자 또한 오늘날 소소하지만 각종 비즈니스에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만 보면, 오픈소스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개발자까지 모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혁신하려 하는 듯하다.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 맹점 중 하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기여하는 개발자가 다양하지 않다는 현실이다. 이는 위험을 분산하기 어렵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사실, 오픈소스 분야는 줄곧 소수의 기여자만이 개발에 참여해왔다. 종종 전 세계적이고 거대한 공동체가 만드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한두 명의 개발자가 전부인 경우가 허다했다. 커뮤니티가 형성되더라도 소수의 개발자가 몇 년간 희생하여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유지했을 때만 가능하곤 했다고 엔보이(Envoy) 크리에이터 맷 클레인이 필자에게 설명한 적 있다(그는 오픈소스를 “무지막지하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고 묘사했다). 

다양성 부족이 한 문제인 가운데, 무그레지는 “개방형 소스 패키지의 코드 베이스가 너무 방대해서 제대로 검토하기가 어렵다”는 점 역시 큰 문제로 꼽았다. 이 문제는 거대 기술 기업들의 프로젝트에서 흔히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애초부터 다른 개발자가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제작되곤 한다”라고 언급했다. 코드가 단일 대기업의 ’싱글 스레드’로 작성돼 커뮤니티가 개발에 관여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중 몇몇은 빨리 인기를 얻어 퍼지는데, 사소하더라도 특정 기능만 완성도 있게 수행하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대규모 커뮤니티가 아니라 그저 한두명의 개발자가 취미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거대 기업들의 ‘나 홀로’ 오픈소스 프로젝트 문제에 대한 반응은 “기업형 오픈소스 머신에 대한 질타”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대개 큰 의미 없는 외침으로 귀결되곤 했다. 때로는 스타트업이 출현해 프로젝트의 지원 문제를 해소하고 수익화를 도모하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접근은 으레 한 문제를 익숙한 다른 문제로 치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용하지만 후속 지원에 문제가 있는 독립 개발자발 오픈소스 인프라스트럭처 문제는, 거대 기업들에게 후원을 요구하는 함성으로 그치곤 했다. 

이런 방식은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의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크다. 무그레지는 “금전적 지원은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재단이나 조직에 물어봐도 모두 무그레지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왜 그럴까? “바쁘게 본업을 하면서 취미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은 정식으로 돈을 받아 서비스 유지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아 하기 때문”이라고 무그레지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픈소스 위험 완화하기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많은 기업은 관리형 서비스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한계점을 해소하려 한다. 단기적으로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지속성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호시탐탐 순수한 개발자의 코드를 앗아가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어서가 아니다.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몇몇’ 팀의 경우 자신이 담당하는 오픈소스 코드에 기여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벤더 기업의 전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팀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몇몇 팀”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전 글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바 있다. 하여튼,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오픈소스 프로젝트 로드맵에 관여할 권한이 없어 위험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고객 기업들로서는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단 구글은 예외적인 존재다. 주요 프로젝트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직접 기여할 만한 이유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무그레지가 언급한 것처럼, 넷플릭스나 페이스북 같이 자사의 큰 프로젝트를 오픈소스화하는 회사들은 “일종의 채용 광고로서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 자사의 높은 기술력을 홍보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사실상 관여할 수 없고, 이 회사들도 커뮤니티의 기여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취미 개발자가 관리하는 프로젝트는 어떨까? “취미형 개발자가 만든 코드에 의존하는 소프트웨어 스택의 중요한 부분을 살펴보기 시작하면, 선택의 폭은 줄어들기 시작한다"라고 무그레지는 말했다. 왜 그럴까? 코드에 기여할 시간이나 자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취미형 개발자는 대가를 원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 Log4J 같이 어차피 사용해야 하는 핵심 프로젝트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 이용 기업은 이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검토해 위험할 수 있음을 인식하기라도 해야 한다고 무그레지는 조언했다. 

이 글의 논지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활용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때때로 불가피하고 종종 놀라울 정도로 좋다. 단지 무그레지의 조언대로 자신이 정확히 어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계획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때때로 최고의 전략은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특정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에 ‘종속’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다만 눈을 크게 뜨고 여러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 

*Matt Asay는 몽고DB의 파트너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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