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아이폰 SE 3세대 리뷰 | 프로세서만 최신, 나머지는 5년 전 수준

Jason Cross | Macworld 2022.03.23
아이폰 SE는 일종의 훌륭한 개념이다. 새로운 아이폰의 통상 가격을 지불할 수 없는(또는 그렇게 많은 돈을 지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한 시장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한 애플은 다소 오래된 모델의 프로세서를 최신으로 교체하고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개념을 적용했다.

2016년 오리지널 아이폰 SE는 2세대 전 아이폰 5S의 본체에 최신 프로세서(A9)를 넣고 단돈 399달러에 판매됐다. 4년 후 애플은 2세대 아이폰 SE를 출시했고, 다시 한번 2세대 이전 제품인 아이폰 8 본체에 최신 프로세서(A13)를 넣어 3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다시 2년이 지났지만 애플은 이 필승 공식을 버렸다. 여전히 최신 프로세서(A15)를 탑재했지만 2세대 전 아이폰 11 또는 심지어 아이폰 XR 본체가 아니라 고대 유물격인 아이폰 8의 본체를 재활용했다. 가격은 429달러로 올랐다.
 
ⓒ Macworld

물론 아이폰 SE 3세대는 현재 판매되는 것 중 가장 저렴한 신형 아이폰이다. 성능이 나쁘지는 않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을 가장 중요한 방식으로 발전시키지 않고 더 비싼 가격을 매긴 것은 실망스럽다.
 

A15 프로세서가 제공하는 것

A15는 2세대 아이폰 SE의 A13보다 확실히 빠르다. CPU와 GPU 성능은 20~30% 개선되었지만 정확한 작업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일상 사용 중에 이런 성능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다수 벤치마크에서 아이폰 SE는 아이폰 13과 거의 동등한 수준이다(하지만 5번째 GPU 코어가 있는 아이폰 13 프로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 가격대에서 지금까지 가장 빠른 스마트폰이 되었다. 하지만 2년 전에 아이폰 SE에 해결해야 했던 문제가 과연 성능이었을까? A13은 이미 현존하는 다른 대부분의 400달러대 스마트폰보다 앞선 칩이다.
 

A15에는 향상된 이미지 프로세서가 포함되어 있어 고대의 아이폰 8 센서와 렌즈에서 얻은 데이터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카메라 센서나 렌즈는 5년 전 모델에서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이폰 13에는 새로운 사진 스타일(Photographic Styles) 기능, 훌륭한 4K 60Hz 비디오 녹화, 딥퓨전(Deep Fusion), 스마트 HDR 4(Smart HDR 4)가 있어 밝은 실외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5G도 지원한다. 단, 새로운 초고주파 밀리미터 웨이브(mmWave) 대역이 아니라 서브 6GHz 5G 대역에만 연결할 수 있다. mmWave는 범위가 매우 좁고 아직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여전히 실망스러운 배터리 사용 시간

2세대 아이폰 SE의 가장 큰 단점은 끔찍한 배터리 사용 시간이었다.

애플은 전력 효율적인 A15 칩으로 아이폰 SE의 업데이트된 배터리와 함께 더 나은 배터리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배터리는 실제로 더 오래간다. 하지만 여전히 우수하지는 않다.

디스플레이를 200니트로 고정한 상태로 긱벤치 4(Geekbench 4) 테스트를 반복하는 테스트에서 아이폰 SE 3세대의 배터리는 5시간 13분을 기록했다. 2세대 아이폰 SE의 3시간 37분보다는 크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지금 구매할 수 있는 아이폰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배터리 평가가 좋지 않은 편인 아이폰 13 미니보다 1시간 이상 짧다). 아이폰 13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같은 테스트에서 3시간 이상 더 길었다.
 

Macworld 테스트에서 아이폰 SE 3세대 배터리는 저녁에 충전해야 겨우 하루를 버티는 수준이었다. 하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아이폰이라니, 몇 년 전 이야기인가?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개선되었다는 점은 좋지만 개선 폭은 충분하지 않았다. 15~20% 더 오래갈 수 있다면 아이폰 13 미니보다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고 기대치도 충족했을 것이다.
 

거의 모든 면에 서 5년  이전 수준인 아이폰

A15로 칩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실질적인 장점이 있지만, 아이폰 SE 3세대의 나머지 부분은 2017년에 출시된 아이폰 8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

디스플레이는 구형 LCD로 실외에서 그렇게 밝지 않고 위/아래에 엄청난 베젤이 있으며 HDR을 지원하지도 않는다.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딱이지만 과거 디자인이므로 디스플레이가 4.7인치에 불과하다. 아이폰 12 미니와 13 미니는 크기는 작아도 낭비되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5.4인치로 더 컸다.

공간 일부는 터치 ID가 적용된 홈 버튼에 사용되고 있다. 페이스 ID를 거부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패드 에어나 아이패드 미니처럼 측면 버튼에 터치 ID가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스마트폰의 가장자리까지 닿는 더 큰 디스플레이를 넣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 Macworld

이런 구형 아이폰 8 카메라 하드웨어는 애플에 전혀 유리하지 않다. A15의 뛰어난 이미지 처리 능력은 밝은 조명에서 멋진 사진을 만들어내지만, 1,200만 화소 후방 카메라로는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 입자가 크고 대비가 형편없는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
 
저조도 환경에서 아이폰 SE 3세대(좌)의 레고 장난감은 칙칙해 보이고 입자가 뭉개진다. 아이폰 13(우)를 찍은 사진에서는 모든 것이 훨씬 낫다. ⓒ Macworld

7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의 결과물은 더 형편없다. 디테일과 대비가 부족하며, 하늘이 밝게 날아가버리거나 그림자가 뭉개지는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페이스타임 통화에서의 영상은 잘 작동한다. 이렇게 오래된 하드웨어가 매우 밝은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잘 작동한다는 점이 인상적이기는 해도, ‘셀카’를 많이 촬영하는 사용자는 더욱 개선된 하드웨어를 바랄 것이 틀림없다.
 
아이폰 SE 3세대(좌)는 밝은 환경에서 적당한 결과물을 낸다. 그러나 아이폰 13(우)보다는 선명도나 세부 표현이 떨어진다. ⓒ Macworld 

또한 다중 후방 카메라(망원 또는 초광각 카메라는 없다), 맥세이프, 에어태그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는 U1 칩 등 신형 아이폰과 공통적인 기능이 전혀 없다.

아이폰 11은 아직도 499달러에 판매된다. 아이폰 SE를 고려하는 대다수 사용자는 70달러를 더 내고 더 큰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아이폰 11은 5G를 지원하지 않고, A13 칩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성능 차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더 크고 나은 디스플레이, 페이스 ID, 개선된 방수성능(IP 68 vs IP67), 고품질 카메라, 훨씬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갖추고 있다.

2020년 버전인 아이폰 SE 2세대도 속도는 이미 충분히 빨랐고 더 나은 프로세서가 아쉽지 않은 제품이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디자인, 카메라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화면-본체 비율이 개선된 최신 디스플레이, 충분한 배터리 사용 시간이었지만 이 중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애플이 업그레이드한 것은 가장 필요 없는 부분이었고, 지나치게 오래된 요소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는 작고 베젤은 크고 본체는 못생겼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이고, 카메라 하드웨어는 놀랍도록 구형인 데다 기능도 제한적이다. A15의 뛰어난 이미지 처리 성능이 사진의 수준을 높이겠지만 여전히 야간 촬영 모드 같은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다.

프로세서는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차고 넘칠 정도다. 1,000달러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빠르다. 하지만 이런 첨단 성능은 가장 합리적인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사용자의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프로세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영역에서는 400달러대의 스마트폰보다 훨씬 구형이다. 정말이지 완성도가 들쑥날쑥한 제품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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