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맥이 비즈니스 환경에서 윈도우의 그늘을 벗어난 방법
초기에 이런 기능은 ‘부트 캠프(Boot Camp)’라 불리는 애플의 듀얼 부팅 시스템을 통해, 이후에는 가상 환경에서 윈도우를 실행하는 소프트웨어 패러렐즈 데스크톱(Parallels Desktop)을 통해 제공됐다. 그렇게 대다수 기업에서 맥 사용을 막았던 장애물(맥OS용으로 설계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야 할 필요성)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네트워킹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 측면에서의 비즈니스 표준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이런 변화는 기업이 궁극적으로 애플을 도입하게 된 계기가 됐다. 물론 이후 아이폰의 성공도 기여한 바 있으나, 윈도우 실행 기능은 직장에서의 맥 사용을 위한 골든티켓이었다.
10년 6개월 후, 애플은 자체 ARM 기반 칩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런 전략을 뒤집었다. 애플 실리콘 기반 맥에서는 부트 캠프를 사용할 수 없으나, 가상화 덕분에 맥에서 여전히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맥에서 윈도우 OS 혹은 윈도우 앱을 실행해야 하는 조직을 위해 자체 클라우드 PC 기술과 더불어 공식 솔루션으로 패러렐즈를 권장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맥에 이런 기능이 아직도 필요한가?’이다.
놀랍거나 충격적인 질문일 수 있다. 이단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 및 IT 부서가 코로나 이후의 현실에 적응하고자 노력하고 대부분 IT 예산이 확장되고 있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mobile first, cloud first)’ 세계에서는 해야만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경우 답은 ‘아니오’다. 많은 기업에 윈도우는 선택사항이며, 때로는 다른 옵션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윈도우가 비즈니스 세계의 중심이 된 것과 윈도우가 옵션이 된 것 사이에는 15년이라는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고, 여러 중요한 과정을 거쳐 현시점에 도달했다. 대부분 경우, 규칙을 바꾼 것은 다른 애플 제품이었다. 애플은 맥을 인텔로 옮긴 지 1년 만에 아이폰을 발표했으며, 그로부터 1년 뒤 앱스토어를 발표했다. 2년 후, 아이패드가 가져올 파급력을 온 세계가 궁금해하는 동안 애플은 MDM 플랫폼을 선보였다. 애플 MDM의 도입은 그 당시 IT 업계의 인식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잠시 후에 언급하기로 하고, 먼저 2007년 이후 업무 환경의 비기술적 측면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됐는지 살펴보자.
아이폰은 2008년 3G, 전 세계 여러 통신사, 앱 스토어 등을 통해 진정한 장기적 성공의 기반을 마련했고 비즈니스 세계에 진정한 혁명을 가져왔다. 처음으로 거의 모든 분야의 직원이 직장에서 사용할 기술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거의 모든 작업을 하기 위한 앱이 생겼다. 회사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이동 통신사의 셀룰러 서비스를 사용하면 됐다. 책상 위 PC에서 주머니의 스마트폰으로 작업 문서를 전송해야 할 때는 클라우드 제공업체 혹은 구식 전자 메일을 사용하면 그만이었다.
안드로이드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아이폰은 IT 부서의 지원 희망 여부에 상관없이 일터로 공격적으로 유입됐다. 이는 ‘모바일 퍼스트’ 세계와 IT의 소비자화, 즉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촉매제가 됐다.
아이폰이 세상을 한쪽으로 변화시키는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은 세상을 다른 쪽으로 변화시켰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as-a-Service, SaaS) 애플리케이션의 등장 및 광범위한 채택 그리고 ‘서비스형(as-a-service)’ 사고방식은 윈도우 데스크톱 및 애플리케이션 세계를 무너뜨렸다.
기술 대기업 및 신규 업체 모두 이런 변화를 활용했다. 구글, 드롭박스, 슬랙 및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도 비즈니스 컴퓨팅이 놀라울 정도로 유연할 수 있고 대부분 작업을 브라우저에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브라우저는 비즈니스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서 윈도우를 대체했다. 이와 함께 브라우저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훨씬 나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앱스토어가 있었다.
브라우저 기반 컴퓨팅의 부상, 모바일 혁명 그리고 애플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맥OS 및 iOS로 인해 개발자와 사용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직면했다.
아이폰 관리의 기회 열리다
그리고 애플 MDM(Mobile Device Management)이 있었다. 2010년 선보인 iOS 기기 관리 프레임워크는 업무환경에서 아이폰,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타 애플 기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IT 부서에 제공했다. MDM은 일반적으로 모바일 기기 관리를 의미하지만, 요즘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를 관리하는 MDM 프로토콜이 맥 및 애플 TV도 관리한다. MDM의 경우, 애플이 처음으로 IT의 기술 샌드박스에서 PC와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인텔 프로세서로 전환하기 수년 전에 윈도우 파일 및 네트워크 공유, 액티브 디렉토리 인증(Active Directory authentication) 및 익스체인지(Exchange)에 대한 지원을 제공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MDM은 비즈니스에서 관심을 주목시키는 애플 전체의 핵심 요소였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휩쓸게 되면서 사용자가 자신의 기기를 일터로 가져오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이런 점을 인식한 애플은 기기의 보안, 관리 및 지원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맥OS 및 iOS 모두를 아우르는 동일한 프레임워크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과 함께 맥 지원 및 수용을 포함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애플은 간접적으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와 심지어 크롬북에 대한 엔터프라이즈 지원까지 제공했다. 서드파티가 자체 모바일 관리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MDM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애플은 일반적으로 윈도우, 맥OS, 안드로이드, iOS, 아이패드OS, 크롬OS, 리눅스 등을 실행하는 장치를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엔드포인트 관리(Unified endpoint management, UEM) 플랫폼의 문을 열였다.
직원 선택, 유지보수 비용, 맥 수용성을 향상하다
모든 변화로 인해 기업은 맥을 지원하고 직원 및 관리자가 가장 편안하고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기기를 직접 선택하는 직원 선택 운동(employee choice movement)을 시작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이런 추세에 동참하는 기업이 드물었다. 그러나 IBM과 같은 대기업이 직원 선택권을 도입하면서 잠재적인 신입사원에게 셀링포인트가 되기 시작했다. 현재 직원 선택 프로그램은 주류가 됐으며, 선택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인재 확보에 장애물이 됐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으로 원격 업무로 전환됐을 때는 직원들이 긴 봉쇄기간 동안 작업 수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홈 오피스, 선호하는 앱, 개인 스마트폰 및 맥이나 PC 등 원하는 작업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비용 문제도 있다. 맥 애호가들은 맥을 사용하면 초기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했다. 맥이 지원 비용에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한다는 사실은 IBM과 포레스터의 수치로 알 수 있다.
윈도우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이 모든 것은 비즈니스에서의 맥 사용에 대한 주장을 강화한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주장에 대해 그다지 논쟁할 필요 없다. 이런 결론은 이미 나온 지 꽤 지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에 윈도우가 필요 없다는 의미일까? 넓은 붓만으로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예외는 늘 존재한다. 때로는 큰 예외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 비즈니스 작업은 더 이상 특정 플랫폼을 요구하지 않는다. 시중의 어느 컴퓨팅 기기를 사용해도 충분하다. 오피스 문서, 협업 앱, 온라인 회의 혹은 기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등에 상관없이 각 벤더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앱, 위치, 포맷 및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및 유동적 컴퓨팅 모델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추진은 윈도우를 만드는 기업조차도 윈도우가 업계의 ‘유일한 게임’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패러다임이 변화했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배력 유지는 말할 것도 없고 관련성 유지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면에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한 상황은 모든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에도 적용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및 협업 부문에서 디폴트 선택지가 아니다. 모든 핵심 비즈니스 기술마다 동일하거나 더 나은 경쟁 옵션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경우에는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팀즈의 경우에는 슬랙 및 줌이 있으며, 액티브 디렉토리는 옥타(Okta)로, 인튠은 UEM 벤더의 솔루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현업의 모든 이들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규칙이 비즈니스 사용자가 선택한 모든 디바이스에서 지원을 제공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윈도우가 필요하지 않거나 맥 사용자가 윈도우 앱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 많은 조직이 여전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모든 구형 앱(특히 인하우스 고객 앱), 워크플로우 혹은 비즈니스 관행이 윈도우에서 마이그레이션된 것은 아니다. 아직 마이그레이션하지 않았더라도 향후 이와 같이 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오래된 앱조차도 최신 PC에서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최신 도구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오래된 기술을 패치 및 지원하는 것보다 중요해지는 전환점은 늘 있다.
처음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맥이 진정한 비즈니스용 컴퓨터가 되기 위해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할까? 몇 가지 주의점을 제외하면 답은 ‘아니다’이다. 답이 여전히 ‘그렇다’인 예외적 사례에서는 1~5년 후에 그 필요성을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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