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OS / 퍼스널 컴퓨팅

블로그 | "이렇게도 쓸 수 있어?" 유니버설 컨트롤의 진가를 발견한 3장면

Jason Snell | Macworld 2022.11.25
애플이 맥OS 몬터레이와 아이패드OS 15의 신기능으로 유니버설 컨트롤(Universal Control)을 처음 발표했을 때, 필자는 애플이 왜 이런 기능을 만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애플만이 유용하다고 주장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기술적인 의욕은 높이 평가하지만, 필자가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할지는 회의적이었다.
 
ⓒ Willis Lai/IDG

유니버설 컨트롤 기능은 2021년 6월에 처음 공개된 후 9개월이 지난 올해 3월에야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후 다시 8달이 지났고 이제야 이 기능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을 시점이 됐다. 결과적으로 유니버설 컨트롤 기능은 매우 훌륭하다. 최근 맥OS에 새로 추가된 기능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유니버설 컨트롤을 이전에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필자의 3가지 경험을 소개한다.
 

사이드카 그 이상의 활용성

필자는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다 올여름 아이패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맥과 함께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실시간 영상, 예를 들면 NASA TV나 야구 중계를 보는 용도로 썼다. 그전에는 맥에서 PIP(Picture-in-Picture) 기능으로 봤는데, 이렇게 하면 영상 화면이 앱의 일부를 가리는 데다 종종 사파리에서 실행 중이라는 것을 잊고 사파리를 꺼버리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아이패드를 책상 위에 놓고 영상을 보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이드카 기능을 이용하면 아이패드를 맥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유니버설 컨트롤을 이용하면 더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다. ⓒ Apple

일단 아이패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자, 트랙패드 움직임이 다소 이상했다. 맥 화면의 가장자리로 포인터를 옮기면 아이패드로 자동으로 넘어갔다. 아이패드를 항상 책상 위에 두는 것도 아니고 유니버설 컨트롤을 쓰고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 기능이 작동했다. 이는 곧 아이패드에서 앱을 실행하기 위해 별도의 키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맥OS에는 유니버설 컨트롤과 다른 사이드카(Sidecar) 기능도 있다. 아이패드를 맥의 외장 모니터로 바꿔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적어도 필자의 업무 스타일을 고려하면 유니버설 컨트롤이 더 유용했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대부분 상황에서는 아이패드에서 앱을 네이티브로 실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컨트롤을 사용해 사파리를 켜고 아이패드에서 바로 원하는 웹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는데, 굳이 사이드카를 켜고 사파리 창을 아이패드로 끌어 옮길 이유가 없었다.

끝이 아니다. 유니버설 컨트롤을 이용하면 아이패드에서 캘린더와 트위터, 슬랙, 디스코드를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단순한 보조 화면이 아니라 원래 아이패드의 활용 방식대로 쓸 수 있다. 사이드카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하고 인공적인 느낌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

유니버설 컨트롤은 인상적인 기술의 집약체다. 여러 기기에 걸쳐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공유한다. 클립보드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기기 간에 드래그 앤 드롭도 지원한다. 이런 작업의 이면에는 애플이 지난 수년간 운영체제에 하나씩 추가해 온 모든 연속성 기능이 있다. 에어드롭과 클립보드 공유가 대표적이고, 당연히 2020년에 추가된 포인트 기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필자는 애플이 이런 모든 기능을 만들면서 의도하지 않았을 새로운 활용 방식을 발견했다. 사정은 이렇다. 지난 몇 달 동안 필자는 애플의 사진 앱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맥용 사진 앱과 iOS, 아이패드OS용 사진 앱을 계속해서 비교해야 했다. 이 완전히 다른 2가지 버전의 앱을 비교하는 과정은 매우 번거로운 작업인데, 유니버설 컨트롤 덕분에 훨씬 간편해졌다. 즉, 기본적으로 책상 위에 2대의 컴퓨터 즉, 맥과 아이패드를 별도로 사용하면서도, 하나의 키보드와 트랙패드로 두 기기를 모두 제어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다음 순간이었다. 아이패드에서 화면 캡처를 하면 아이패드 화면에 직사각형 그림 파일이 나타난다. 이 직사각형 파일을 바로 탭하면 캡처 화면 편집기가 열린다. 여기서 캡처한 화면을 수정하거나 삭제, 저장하는 것은 물론 클립보드에 복사할 수 있다. 스와이프하면 캡처한 사진이 사진 라이브러리에 바로 저장된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혹시 이런 것도 될까? 필자는 맥으로 이미지를 옮겨 책에 삽입해야 하는데 유니버설 컨트롤 기능으로 되지 않을까?, 곧바로 맥에서 트랙패드로 손가락을 옮겨 포인터를 아이패드로 이동시킨 후 캡처 상태의 화면을 클릭해 맥으로 드래그했다. 그러자 매끄럽게 캡처한 이미지가 삽입됐다. 필자가 의도했던 그대로 정확하게 작업이 이뤄졌다.
 
아이패드에서 맥으로 드래그 앤 드롭하기? 물론 가능하다. ⓒ Willis Lai/IDG
 

새로운 맥OS 버전과 친구가 되다

지난여름 필자는 업무를 위해 맥OS 벤투라로 빨리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맥OS 몬터레이에서만 작동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말이다. 맥OS를 리뷰하는 업무를 해 온 지난 20년간 종종 겪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필자는 맥북 에어를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와 나란히 배치하고 유니버설 컨트롤을 사용했다. 이때 유니버설 컨트롤은 마치 2개의 운영체제를 컴퓨터 한대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키보드로 작업하던 손을 맥북 에어로 옮겨 어설픈 자세로 타이핑할 필요가 없었다. 보통 이런 변화는 사소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큰 차이를 만들기 마련이다.
 

디스플레이 없는 맥에 연결해 사용하기

마지막으로 최근 필자는 유니버설 컨트롤의 예상치 못한 활용법을 또 하나 발견했다. 당시 필자는 친구에게 아이패드OS 베타의 외장 디스플레이 지원 기능을 테스트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다고 불평하고 있었다. 필자 맥의 모니터와 키보드, 트랙패드를 모두 분리한 후 다시 아이패드에 물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필자 친구가 유니버설 컨트롤로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맥 스튜디오는 여전히 실행 중이므로,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조언이었다. 그 말을 듣고 맥 스튜디오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의 연결 케이블을 해제한 후 아이패드 프로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를 연결했다. 그리고 여전히 맥에 연결된 트랙패드에서 포인터를 한쪽 구석으로 충분히 이동시키자 아이패드에서 포인터가 나타났다. 결국 그 친구 말이 맞았다. 이후 몇 시간 동안 아이패드를 외장 모니터와 연결해 사용했다. 당연히 키보드와 트랙패드는 맥에 연결된 것을 유니버설 컨트롤로 연결해 쓸 수 있었다.

애플이 이런 방식으로 유니버설 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도했는지는 명확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방식으로 유용하게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이었고 필자만의 사용 방식을 찾았으며 이는 필자의 업무 방식과도 잘 맞았다. 요즘 필자는 아이패드를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한다. 항상 쓰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두 유니버설 컨트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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