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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 퍼스널 컴퓨팅

글로벌 칼럼 | 지금 애플에 필요한 것은 "안 된다"라는 말 한마디

Jason Snell | Macworld 2022.11.15
오랫동안 애플은 구글과의 대척점에 서 있었다. 구글은 본질적으로 광고 회사로, 고객은 광고 구매자다. 반면 애플의 고객은 애플 기기기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다. 두 회사는 여러모로 흡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크게 다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애플은 좀 더 구글처럼 되는 것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올해 8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광고 담당 VP 토드 테레시는 현재 40억 달러인 애플의 연간 광고 수익을 2배 이상 늘려 100억 달러 대로 진입시킬 꿈을 갖고 있다.
 
ⓒ Apple

필자는 광고가 본질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쨌든 필자는 광고로 자금을 지원받는 매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광고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목표가 애플을 ‘대단한 기업’으로 만드는 핵심 가치를 희석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좋은 광고, 나쁜 광고

필자는 광고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끔찍한 광고도 있지만, 좋은 광고도 있다. 사용자가 관심 있는 물건에 대한 광고, 광고임을 적절히 표시한 광고,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는 광고 같은 것들은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재미있고 유용한 좋은 광고다.

애플이 최근 앱스토어에 추가한 광고는 좋은 광고가 아니었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페이지에 전반에 앱에 대한 부적절한 광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가 동시다발적으로 심한 비판이 일자 서둘러 중단했다. 앱스토어 이외에는 적합한 광고 경로가 없는 해당 앱의 개발자들은 분노했다.
 
ⓒ Apple

그 와중에 애플이 2023년 메이저 리그 사커(Major League Soccer) 방송에 광고를 판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더불어 애플이 애플 TV+에 광고를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필자는 이런 보도 내용에는 그다지 화가 나지 않았다. 스포츠 광고는 이미 일상다반사인 데다가 이제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 대다수가 저렴한 서비스는 광고와 함께, 보다 비싼 서비스는 광고 없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내용의 보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애플이 이미 광고를 게재 중인 뉴스, 주식 앱에 이어 지도, 팟캐스트, 도서 앱에도 광고를 넣을 가능성을 시사한 블룸버그의 보도다. 필자는 그런 광고가 좋은 종류의 광고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가 있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오늘날의 애플에 관해서라면 매우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애플 광고 담당 VP 토드 테레시가 정하는가?


토드 테레시의 잘못 아니다

최초의 블룸버그 보도 이후 애플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토드 테레시를 악마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문제는 테레시가 아니다. 테레시는 직함에 ‘광고’라는 단어가 포함된 영업직 종사자일 뿐이다. 즉, 애플의 광고 수익에 따라 테레시의 능력이 평가된다. 테레시로서는 애플 제품에 광고를 끼울 공간을 찾아내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또 누가 연관되어 있을까? 테레시와 그의 팀이 도를 넘을 때 그 판단은 누가 하는가? 작은 광고 수익으로 애플 지도 또는 애플 팟캐스트의 사용 경험을 조금 나쁘게 만드는 거래에 맞서 애플의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만족도의 중요성을 내세우는 사람, 사용자 경험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칠 사람은 누구일까?

필자는 바로 이런 부분을 우려한다. 오랜 세월 동안 필자는 약간의 광고 수익 대신 사용자 경험의 편에 서는 역할을 맡았다. ‘사용자 경험’이나 ‘제품 품질’ 같은 측정 불가능한 개념 때문에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돈을 거절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만큼 외로운 역할은 없다고 단언한다.

필자는 직접 목격한 바에 의하면, 테레시 같은 사람들은 기회만 있다면 팔 수 있는 공간을 조금도 남김없이 팔 것이다. 그것이 그 사람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별에게 빛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안 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 Foundry

몇 달에 걸친 애플의 여러 행보와 블룸버그 보도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과연 그런 사람이 애플에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바꾸어 말하면 필자는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애플에는 아직 사용자 경험을 옹호하는 사람들, 사용자 경험이 브랜드 인식과 고객 만족에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잃은 후에 다시 얻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으며, 그 점이 깊이 우려된다. 

만일 팀 쿡이 고객 만족도 조사 수치를 줄줄 읊을 정도로 고객 만족에 신경을 쓴다면, 애초에 애플에는 광고 판매팀이 비교적 적은 이익을 얻고자 고객 만족을 팔아넘기는 것을 막는 문화가 있었을 것이다.


애플이 옹호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서두의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서, 애플은 구글이 아니다. 그럼에도 광고 사업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는 듯하다. 그 방식은 워낙 마구잡이라서 제품을 망치고 사용자와 개발자가 모두 애플과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 광고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판단을 내리는 것은 테레시와 담당 팀원과 같은 광고 판매 직원들의 소관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안 된다고 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안 된다고 거듭 말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스티브 잡스였다.

애플에서 누군가는 균형 감각을 갖춰야 한다. 혹은 이미 균형 감각이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애플은 2022 회계 연도에 거의 4,0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애플의 광고 수익은 4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과연 확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일까? (필자는 애플의 앱 내부에 점점 더 침투 중인 애플 자체의 마케팅에도 이와 똑같은 역학 관계가 작용 중이라고 본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테레시가 광고 수익 100억 달러 초과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가 창출하게 될 사업의 규모는 현재 애플의 5가지 수익 범주 중 가장 작은 아이패드 사업의 약 1/3에 해당한다. 100억 달러가 적다는 말이 아니다. 객관적으로는 엄청난 금액이다. 단, 4,000억 달러가 넘을 애플의 내년 회계연도 수익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좋은 광고도 있고 나쁜 광고도 있다. 애플의 브랜드와 제품을 나쁜 광고에서 보호하려면 담당자가 균형 감각을 갖고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애플의 대외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가 걸려 있다. 미미한 수익 증대를 위해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애플 광고 구글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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