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3

IDG 블로그 | 엣지와 윈도우 11, 'IE의 저주' 재연될까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잘나간다. IT 주식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거센 폭풍우를 피해 겨우 숨을 돌리고 있었다.
 
ⓒ Microsoft

지난 2000년 이야기다. 당시 미국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를 2개로 분할하라고 명령했다. 이듬해인 2001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그의 판결은 뒤집어졌지만, 만약 이 판결이 유지됐다면 우리는 지금과 전혀 다른 IT 세상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 잭슨 판사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분할하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 독점력을 이용해 경쟁 웹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Netscape)를 몰락시켰다. 따라서 이 판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관행에 대한 강력한 제재이자, 윈도우에서 다른 브라우저에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부여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본질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윈도우 11과 엣지다.

이런 정황을 잘 모르는 이를 위해 약간 설명을 덧붙이면, 새 윈도우 11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에는 사용자가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 다른 웹 브라우저를 웹 링크를 여는 기본 앱으로 설정하는 것을 방해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예를 들어 필자가 좋아하는 카툰 링크를 달아 메일을 보내고 수신자가 윈도우 11의 이 프리뷰 버전이 설치된 PC의 아웃룩에서 이를  연다면, 엣지에서 열리게 된다. 설사 사용자가 선호하는 브라우저로 크롬을 설정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브라우저를 쓰도록 사용자를 강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회사가 쪼개질 뻔한 유명한 사례이고, 2018년 윈도우 10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 17623에서는 윈도우 메일 앱에서 링크를 클릭하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로 열리는 기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엣지를 다른 원하는 브라우저로 바꿀 수 있었다. 단지 엣지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것만 할 수 없었다. 좋든 싫든 (필자는 후자다) 엣지를 계속 윈도우에 설치한 상태여야 했다.

그런데 새 빌드를 보면 엣지 관련된 제약이 더 늘어난다. 다니엘 알렉센더슨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빌드에서는 엣지디플렉터(EdgeDeflector) 같은 앱을 사용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를 우회할 수 없다. 엣지디플렉터는 알렉센더슨이 개발한 앱으로, 윈도우에 내장된 microsoft-edge:// 링크를 가로채 일반적인 https:// 링크로 바꿔준다. 이 프로그램의 사용자는 50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프리뷰 빌드의 기능이 공식화되면 엣지디플렉터 앱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브레이브(Brave)와 파이어폭스(Firefox) 차기 버전에 엣지디플렉터와 비슷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었는데 이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알렉센더슨은 새 윈도우 빌드를 더 상세하게 분석해 새로운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그에 따르면, 윈도우 10과 윈도우 11은 기본 웹 브라우저 설정에 더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윈도우 11에서는 기본 웹 브라우저 설정 자체가 빠진다.

이제 사용자는 기본 웹 브라우저를 설정하는 단일 메뉴 대신 http://와 https:// 프로토콜 등에 대해 개별적으로 링크 연결 앱을 설정해야 한다. .html 파일 형식에 대한 앱도 마찬가지다. 이는 이전 윈도우 대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방식이다. 알렉센더슨은 이에 대해 경쟁 제품을 사용하기 더 힘들게 만들기 위해 제품의 사용성을 희생한, 명백한 사용자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제 사용자는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의 행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알렉센더슨의 반응은 분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의 반독점 담당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윈도우를 버리고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웹 브라우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앱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조치로 윈도우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일리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물론 프리뷰 빌드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 기능이 최종적으로 윈도우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결국 윈도우에 적용될 것으로 본다. 근거도 있다. 필자는 이번 새 기능이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브라우저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하던 시대로 돌려놓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고 본다. 하지만 20년 전 이러한 시도는 거대한 역풍을 맞았다. 필자는 이번 역시 그런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editor@itworld.co.kr


2021.11.23

IDG 블로그 | 엣지와 윈도우 11, 'IE의 저주' 재연될까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잘나간다. IT 주식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거센 폭풍우를 피해 겨우 숨을 돌리고 있었다.
 
ⓒ Microsoft

지난 2000년 이야기다. 당시 미국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회사를 2개로 분할하라고 명령했다. 이듬해인 2001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그의 판결은 뒤집어졌지만, 만약 이 판결이 유지됐다면 우리는 지금과 전혀 다른 IT 세상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 잭슨 판사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분할하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 독점력을 이용해 경쟁 웹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Netscape)를 몰락시켰다. 따라서 이 판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관행에 대한 강력한 제재이자, 윈도우에서 다른 브라우저에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부여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본질이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윈도우 11과 엣지다.

이런 정황을 잘 모르는 이를 위해 약간 설명을 덧붙이면, 새 윈도우 11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에는 사용자가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 다른 웹 브라우저를 웹 링크를 여는 기본 앱으로 설정하는 것을 방해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예를 들어 필자가 좋아하는 카툰 링크를 달아 메일을 보내고 수신자가 윈도우 11의 이 프리뷰 버전이 설치된 PC의 아웃룩에서 이를  연다면, 엣지에서 열리게 된다. 설사 사용자가 선호하는 브라우저로 크롬을 설정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브라우저를 쓰도록 사용자를 강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회사가 쪼개질 뻔한 유명한 사례이고, 2018년 윈도우 10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 17623에서는 윈도우 메일 앱에서 링크를 클릭하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로 열리는 기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엣지를 다른 원하는 브라우저로 바꿀 수 있었다. 단지 엣지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것만 할 수 없었다. 좋든 싫든 (필자는 후자다) 엣지를 계속 윈도우에 설치한 상태여야 했다.

그런데 새 빌드를 보면 엣지 관련된 제약이 더 늘어난다. 다니엘 알렉센더슨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빌드에서는 엣지디플렉터(EdgeDeflector) 같은 앱을 사용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를 우회할 수 없다. 엣지디플렉터는 알렉센더슨이 개발한 앱으로, 윈도우에 내장된 microsoft-edge:// 링크를 가로채 일반적인 https:// 링크로 바꿔준다. 이 프로그램의 사용자는 50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프리뷰 빌드의 기능이 공식화되면 엣지디플렉터 앱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브레이브(Brave)와 파이어폭스(Firefox) 차기 버전에 엣지디플렉터와 비슷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었는데 이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알렉센더슨은 새 윈도우 빌드를 더 상세하게 분석해 새로운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그에 따르면, 윈도우 10과 윈도우 11은 기본 웹 브라우저 설정에 더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윈도우 11에서는 기본 웹 브라우저 설정 자체가 빠진다.

이제 사용자는 기본 웹 브라우저를 설정하는 단일 메뉴 대신 http://와 https:// 프로토콜 등에 대해 개별적으로 링크 연결 앱을 설정해야 한다. .html 파일 형식에 대한 앱도 마찬가지다. 이는 이전 윈도우 대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방식이다. 알렉센더슨은 이에 대해 경쟁 제품을 사용하기 더 힘들게 만들기 위해 제품의 사용성을 희생한, 명백한 사용자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이제 사용자는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의 행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알렉센더슨의 반응은 분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의 반독점 담당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윈도우를 버리고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웹 브라우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앱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조치로 윈도우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일리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물론 프리뷰 빌드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 기능이 최종적으로 윈도우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결국 윈도우에 적용될 것으로 본다. 근거도 있다. 필자는 이번 새 기능이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브라우저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결정하던 시대로 돌려놓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고 본다. 하지만 20년 전 이러한 시도는 거대한 역풍을 맞았다. 필자는 이번 역시 그런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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