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에 따르면, 새로 내놓은 주력 '성능' 코어인 코텍스-X2는 15W에서 단일 스레드 성능이 인텔 11세대 코어 i5-1135G7보다 40% 빠르다. 즉, 2020년도 주류 CPU인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 속도와 맞먹는 셈이다. ARM은 새로운 '대형' 코어 코텍스-A710과 함께 새로운 '꼬마' 저전력 코어 코텍스-A510도 공개했다. 말리-G710, 말리-G510, 말리-G310 등 3가지 신형 말리 GPU 중 하나도 칩 내부에 통합된다.
ARM이 '총체적 컴퓨트(total compute)' 칩이라고 부르는 이들 칩은 3개의 코텍스 코어와 말리 GPU 하나를 전부 아우른다. 이들은 모두 ARM에서 지난 3월 발표한 ARM v9 세대의 첫 제품이다. 신형 코텍스-A710이 당시 ARM에서 발표한 '매터혼(Matterhorn)' 칩이다.
ARM에 따르면, ARM 라이선스 업체가 올해 말까지 이들 칩의 생산 단계에 들어갈 수 있지만, PC와 스마트폰은 202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ARM 비즈니스 고객 라인 총괄 담당자 폴 윌리엄슨은 “이들 칩은 사용자가 성능이나 배터리 지속 시간, 보안 등을 전혀 양보하지 않고도 원할 때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결과, 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자유롭게 폼 팩터를 혁신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RM 코텍스-X2가 이끄는 성능 개선
보통 스마트폰이나 PC의 ARM 시스템온칩(SoC)은 연동되는 여러 개의 CPU 코어로 구성돼 있다. 무거운 작업을 담당하는 '성능' 코어인 코텍스-X2, 성능과 효율의 균형을 맞춘 '대형' 코어 신형 코텍스-A710이 3개 정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꼬마' 코어 코텍스-A510이 4개 정도 있다. 말리 GPU는 그래픽 처리 지원을 담당한다.ARM 아키텍처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강도가 낮은 작업을 고효율, 저전력 '꼬마' 코어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성능을 추산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ARM은 게이밍 기기 기준으로 신형 ARM v9 CPU와 말리 GPU가 이전 세대 대비 전체 CPU 성능은 33%, 그래픽 성능은 20%, 전력 효율은 15%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ARM은 개별 코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내놓았다. 업체에 따르면, PC 구동의 대부분을 담당할 신형 코텍스-X2 코어는 이전 코텍스-X1 대비 16% 높은 성능을 실현했다. ARM 코텍스-A710은 구형 코텍스-A78 대비 약 10% 높아진 성능과 30% 높아진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 ARM의 4년 만의 첫 '꼬마' 코어 코텍스-A510은 구형 코텍스-A55 대비 35%라는 성능 개선을 달성했다. 윌리엄슨은 "'꼬마' A510은 이전 세대 '대형' 코어와 거의 맞먹는 성능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머신 러닝(ML) 역시 중요한 개선점이다. 스마트폰에서 AI로 구동되는 세로 모드, 음성 인식 등의 기능에 ML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ARM에 따르면, 신형 v9 코텍스 CPU 제품군 소속 세 제품 모두 ML 성능이 이전 세대보다 최소 2배 향상됐다. ARM v9 SVE2명령어를 지원하므로 앱 개발자가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v9 명령어 집합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ARM이 3월 말에 발표한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 기능이나 가상화된 렐름(Realms) 컨테이너가 신형 v9 CPU 및 GPU에 포함될지 여부다. 보안 관점에서 신형 코텍스 코어가 메모리 태깅(memory tagging)을 지원하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메모리 태깅이란 스마트폰 자체 메모리의 보안을 위해 ARM이 구글과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말리 GPU의 그래픽 개선
GPU 관련해서 ARM은 말리 GPU에 상당한 성능 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PC월드가 실시한 삼성 갤럭시 북 S와 같은 노트북 컴퓨터 벤치마크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칩 내부의 말리 코어는 나름대로 선방하기도 했다. ARM은 주력인 말리-G710 제품이 전체적으로 성능 20%, 전력 소모 20%, 머신 러닝 성능을 35% 개선했다고 주장했다.또한, 업체는 코텍스 CPU와 GPU가 충분히 별개로 개발돼 노트북 제조사가 엔비디아 지포스(Nvidia GeForce) 같은 써드파티 GPU와 코텍스 CPU를 혼용해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엔비디아는 ARM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인데, 인수 승인이 나더라도 인수 절차가 완료되는 것은 2021년 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코어를 연결하는 것은 신형 코어링크(CoreLink) CI-700과 코어링크 NI-700이다. 신형 코어링크 CI-700은 칩의 고대역폭 구성 요소인 CPU, GPU 등을 연결하는 일관성 있는 상호 연결 기기이고, 코어링크 NI-700은 주변 기기 등 그 밖의 다른 기기를 연결한다.
ARM 라이선싱: 애플과 퀄컴의 차이
PC 업계에서 ARM 라이선스를 잘 활용하기로 유명한 업체는 단연 애플과 퀄컴이다. 애플이 개발한 강력한 M1 칩은 애플 맥 컴퓨터는 물론 애플 아이패드 프로 태블릿에도 탑재됐고 성능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이다. 반면, 퀄컴이 설계한 PC용 스냅드래곤 ARM 칩 제품은 AMD 라이젠(Ryzen) 칩은 물론 인텔 코어 칩을 따라잡는 데도 벅찬 모습을 보였다.이처럼 성능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ARM의 CPU 라이센싱 방식은 2가지다. 하나는 명령어 집합 그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코텍스 CPU 설계까지 라이선스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텔과 퀄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라이선스 방식이다.
티리아스 리서치(Tirias Research) 애널리스트 케빈 크레웰은 “퀄컴 스냅드래곤 칩은 ARM에서 설계한 ARM 코텍스 CPU 코어를 사용하는 반면, 애플 M1 칩은 애플 내부에서 설계한 ARM 코어를 사용한다. 즉 애플은 ARM 명령어 집합만 라이선스하고 코텍스 CPU 코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ARM은 애플이 v9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지난 3월 v9 명령어 집합을 발표할 당시 ARM은 이들 신형 칩부터 코어당 성능이 지난 두 세대 ARM v9 CPU 세대 대비 30%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ARM은 최신 코텍스-X2를 내놓으면서 ARM 코텍스-X1 대비 16% 성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구형 코텍스-X1은 삼성 엑시노스(Exynos) 2100은 물론 퀄컴 스냅드래곤 888의 기반이 됐다. 두 제품 모두 좋은 반응을 얻은 삼성 갤럭시 S21 스마트폰에 사용됐다. 삼성은 스냅드래곤으로 구동되는 갤럭시 S21을 미국에 출고했고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곳에 출고되는 갤럭시 제품에는 엑시노스를 사용했다.
따라서 향후 안드로이드 주력 제품과 ARM 기반 윈도우 노트북에 신형 코텍스-X2 코어가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애플은 M1 파생 제품을 개발하는 등 독자 노선을 계속 걸을 것이다. 퀄컴의 움직임도 흥미롭다. 크레웰은 지난 1월 퀄컴이 자체 ARM CPU를 개발 중이던 엔유비아(Nuvia)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으며 향후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에 이 설계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서 ARM의 역할은 신형 코텍스 및 말리 코어를 이용해 향후 PC와 스마트폰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약속 정도다. 실제 성능은 이를 라이선스한 업체가 설계를 어떤 식으로 구현하고 어떤 제조 기술을 사용해 만드는지에 달렸다. 하지만 실제 이를 활용한 기기의 성능의 최저선이 바로 ARM이 주장하는 벤치마크 수준이 될 것이다. 앞으로 ARM 기반 칩이 어떻게 발전할지 더 흥미진진한 이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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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VPN, 분명한 가치 있다” VPN 선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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