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애플 'M1 맥' 속 메모리는 우리가 알던 그 메모리가 아니다

Jason Snell | Macworld 2020.11.24
애플이 설계한 프로세서가 탑재된 첫 맥이 마침내 출시됐다. 겉모습은 이전의 인텔 기반 맥과 똑같다. 그러나 내부는 여느 컴퓨터와 다르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수년간 발전시킨 시스템 설계 노하우를 처음으로 맥에 적용했다. 퍼스널 컴퓨터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이라도 이 새로운 맥에 맞춰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은 애플이 프로세서의 클록 속도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3가지 맥 모델을 판매하는 세상이다.
 
© IDG

그러나 사용자의 생각 중 가장 큰 변화를 요구하는 사양은 프로세서가 아닌 시스템 메모리다. 이미 많은 이가 오해하는 부분인데(스토리지 용량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 애플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은 RAM에 대한 과거의 관습과 결별했다. 대신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Unified Memory Architecture)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패키지의 일부지만 기존 칩과 다르다

통합 그래픽을 내장한 인텔 프로세서와 마찬가지로 M1 칩에도 그래픽 프로세서가 내장되고 시스템 메모리는 프로세서 코어와 그래픽 코어 사이에 공유된다. 또한 M1의 경우 이 코어가 뉴럴 엔진을 구성한다. 그러나 애플은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를 설명하면서 M1의 접근 방식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큰 차이는 M1에서 메모리는 M1 아키텍처 자체의 일부라는 점이다. M1 맥의 마더보드에는 메모리 슬롯도, 납땜으로 고정된 메모리 칩도 없다. 대신 메모리는 M1 자체를 포함하는 패키지 안에 통합돼 있다. 즉, M1 기반 맥을 구매할 때 메모리 구성을 선택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물론 이전에도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도록 메모리가 납땜된 맥은 많았지만 이번에는 메모리가 M1 패키지 자체의 일부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맥 미니를 포함한 애플 실리콘 맥 1세대의 최대 메모리는 16GB다. 일부러 제약을 둔 것으로 보인다. © IDG

첫 M1 맥 제품을 보면 M1은 8GB 또는 16GB 메모리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계적인 제약이 아니고 애플이 하위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애플이 M1의 고급형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애플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의 최대 RAM 용량은 16GB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칩 통합 후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애플이 괜히 시스템에 메모리를 통합한 것이 아니다. 속도 측면에서 비약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방식을 택했다. M1 프로세서의 메모리는 프로세서의 모든 부분에서 접근이 가능한 하나의 풀이다. 그래픽을 위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면 그래픽에 할당하고, 뉴럴 엔진에 더 많이 필요하다면 뉴럴 엔진에 할당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세서의 모든 부분에서 모든 시스템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이전에 그래픽 코어가 접근했던 데이터에 그래픽 코어가 접근해야 하는 경우 성능 저하가 없다. 다른 시스템에서는 데이터를 메모리의 다른 위치로 복사해야 하지만 M1에서는 그 과정 없이 즉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Apple

새로운 맥은 어떤 측면에서 외계 기술처럼 보인다. 초기 PC 시대부터 시작된 퍼스널 컴퓨터의 전통은 모든 것을 모듈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맥은 모듈형 PC라는 기조에 직접 가담한 적은 없지만 과거 애플이 맥을 제작하는 데 사용했던 부품은 모듈형 PC 업계의 제품이었다. 이런 변화를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더 명확해진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의 더 많은 부분을 싱글 프로세서에 통합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해왔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맥은 전통적인 PC보다는 스마트폰에 훨씬 더 가깝다.
 

16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하다면

1세대 M1 맥에 관해 필자가 본 가장 큰 비판은 최대 16GB의 메모리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신형 맥은 보급형 모델임을 상기하자. 앞으로 나올 모델은 더 많은 RAM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메모리에 대한 요구의 실체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볼 만하다. 많은 사람이 메모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럴까.

물론 맥에서 물리적 메모리가 바닥나면 메모리의 내용이 디스크에 페이징되고, 아무리 빠른 SSD라 해도 주 메모리보다는 느리다. 그러나 메모리와 디스크의 속도 차이는 과거의 회전식 디스크 드라이브를 사용할 때에 비하면 훨씬 적다.
 
애플 실리콘 맥 프로에도 메모리가 16GB로 제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머지 않아 더 많은 RAM을 탑재한 더 강력한 애플 실리콘 제품이 등장할 것이다. © Apple

맥에서 물리적 메모리가 모두 차는 이유는 무엇인가? 엄청나게 많은 수의 앱을 동시에 연 상태로 두거나 브라우저에 수백 개의 탭을 열어 두거나, 포토샵 파일처럼 매우 큰 파일을 메모리에 로드하는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경우에 수시로 해당한다면 메모리가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 이렇게 쓰는 사람이라면 당장은 M1 맥을 사지 않는 편이 좋다. 더 많은 RAM 옵션과 더 높은 프로세서 성능을 제공할 중급 및 고급 모델이 내년에 분명히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의 효율성과 SSD 스토리지의 속도, 그리고 대부분의 일상적인 사용 사례를 감안한다면 일반 사용자 대다수는 8GB의 통합 메모리로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고, 확실한 보장을 원한다면 필자처럼 16GB로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메모리는 시작일 뿐, 그다음을 기대한다

2021년에 애플은 더 강력한 프로세서와 더 많은 메모리 옵션을 갖춘 새로운 맥을 출시할 것이 확실시된다. 최소한 고급형 맥북 프로와 아이맥은 기본 M1 이상의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애플이 자체 전용 메모리를 갖춘 외부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을까? 최소한 고급형 모델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막강한 그래픽 카드를 달 수 없는 맥 프로에는 실용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 단, 애플은 코어 수가 많아질수록 메모리도 늘어나는 식으로 프로세서 수준의 상향에 따라 메모리 옵션도 함께 늘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부분의 맥 모델에는 아마 이와 같은 칩이 탑재될 것이다.

M1의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는 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른 이유 중 하나다. 이제 맥 사용자는 컴퓨터의 작동 방식과 구성 방식에 대해 그동안 당연시해온 생각을 버려야 한다. 16GB의 RAM만 탑재한 맥은 절대 구매하고 싶지 않다면 분노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라. 앞으로 애플 프로세서를 탑재한 더 많은 맥이 등장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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