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퍼스널 컴퓨팅

내키지 않는 변화도 혁신일까? 최근 애플의 2가지 태세 전환

Dan Moren  | Computerworld 2021.11.23
‘우리 방식을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라’는 식의 애플 접근은 종종 많은 비난을 받는다. 앱 스토어 약관, 제품 디자인, 색상 등 거의 모든 경우에 애플은 저 기조를 유지한다. 물론 장점도 확실하지만(전문가가 아닌 고위 임원이 디자인에 참여할 때의 결과물은 대부분 매우 별로다), 애플과 협력해야 하는 다른 조직 입장에는 다소 당혹스러울 정도의 완고함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렇다고 애플이 필요한 변화를 꺼리는 기업이라는 뜻은 아니다. 결국 혁신은 애플의 오랜 상징이고, 특히 IT 세계에서 자기 자리에 안주하는 기업이 오랫동안 성공가도를 달리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그 혁신이나 변화가 애플 내부 인력이 아니라 외적 압력에서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애플은 여러 가지 정책 역행을 취하면서 큰 놀라움을 안겼다. 모든 결정의 기반에 항상 선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도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잘못을 정정하기도 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질질 끌고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더라도 어쩌면 무언가가 개선될 수도 있다.
 
ⓒ Zhiyue Xu/Unsplash
 

체인을 잇는 연결 고리

앱 스토어 수수료 문제로 많은 개발자가 좌절했지만,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최근 애플 대 에픽 소송의 향방은 애플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애플이 잃은 것도 사실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본 공정위의 조사 후 애플은 이미 앱 스토어 운영에서 수수료 일부를 양보했다.

조사 후 애플은 콘텐츠 열람에 구독이나 가입 요금이 필요한 앱에 웹 사이트 링크를 포함하는 행동을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이전까지는 앱 스토어 약관에 위배되는 행동이었다. 변경 사항은 내년부터 일본 외의 전 세계에 적용될 예정이다.

인 앱 링크에만 적용되는 결정이므로 아주 전향적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규제 기관의 추가 조사를 회피하려는 것이 주요 동기였지만 결국은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모두 유익한 긍정적인 변화다. 웬만한 국가 예산보다 재정이 넉넉한 애플의 사업 관행을 규제 기관들이 바꿀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와 EU에서 반독점 관행을 제재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최소한 애플이 한 발 먼저 자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 만하다.
 
ⓒ IDG
 

폭풍에 휩싸인 항구

꼭 정부나 각종 기관만 압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 발매된 맥북 프로의 예를 보자. 몇 년 동안 기존 포트를 버리고, 악평을 받은 키보드를 고수하던 맥북 프로가 많은 지적을 받은 단점을 수정한 제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맥북 프로는 마치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저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조금 더 너그럽게 생각해보자면 예전의 맥북 프로가 사용자가 원하던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수익에서 타격을 받은 것이다. 맥북 프로가 애플 매출에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버터플라이 키보드나 터치바 같은 예전 기능이 되살아난다면 과연 얼마나 잘 팔릴까? 이것이 진짜 질문이다. 신제품 맥북 프로의 성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리뷰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고, 내년 매출이 발표되면 가설을 증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IDG
 

숲 안에 나무 있다

최근에 또 기념비적인 태세 전환이 있었다. 수년 간 아이폰 정식 수리는 애플케어나 애플 인증 서비스 업체에서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애플이 지난주 직접 스마트폰을 수리하려는 사용자에게 교체 부품과 설명서, 도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화면, 배터리, 카메라 등 주요 부품이 정해져 있는 아이폰 12와 13에만 해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M1 탑재 맥 등 더 많은 제품과 기기로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IT 저널리스트가 지적한 것처럼, 갑자기 나온 결정도 아니고 애플이 갑자기 착해졌기 때문도 아니다. 그보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주주 결의에서 애플 제품을 수리할 권리 규정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동기가 아니라 결과다. 왜 기존의 입장을 바꿨는지와는 상관 없이 애플은 새로운 결정을 내렸으며, 앱 스토어나 맥북 프로에서 볼 수 있듯 이러한 행동은 아마도 사용자와 애플 모두에게 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애플이 ‘단독 플레이’를 선호하더라도, 외부에서 새로운 결정이나 변화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즉, 변화한다는 희망은 언제나 존재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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