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생생한 영화와 게임을 즐긴다” 최신 HDMI 2.1 규격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HDMI 2.1 규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역시 대역폭 확장이다. HDMI 2.0의 대역푝이 18Gbps였던 것에 비해, 2.1은 이를 48Gbps까지 늘렸다. 대역폭을 대폭 늘린 덕분에 기타 사양들도 덩달아 2, 3단계씩 껑충 뛰어 올랐다. 8K 및 10K 해상도 영상 재생, 4K 해상도 및 249Hz 재생률 등이 그 예다. 물론 새로운 케이블이 필요하겠지만, 그 결과물으 품질을 생각하면 그 정도 비용은 충분히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HDMI 2.1은 또한 VESA의 DSC( display stream compression)을 지원해 대역폭을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고해상도/프레임률 조합 중 일부는 DSC가 있을 때만 달성할 수 있는 조합이다.
높은 재생률은 특히 HFR(High Refresh Rate) 영상 재생 시 필요하다. 영화 호빗 시리즈의 1편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는 낮은 프레임률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표현할 때 생기는 모션 블러(motion blur) 효과를 줄이기 위해 120fps 상영관에서만 상영했다. 재생률이 높아 질수록 폭풍우가 내리치는 속에서도 빗방울 하나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낼 수 있다. HFR이 지원되지 않으면, 그저 이는 빗줄기로 뭉뜽그려져 보일 것이다. 아직까지 가정에서 HFR 등급의 영상 재생은 요원하다. 하지만 헐리웃, 산업체 및 연구 시설 등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8K, 10K 해상도 지원
HDMI 대역폭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고해상도의 영상 재생을 지원한다. 2020년 올림픽은 8K 해상도로도 중계 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물론 8K 해상도의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을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즉, 아직까지 8K 해상도는 게임이나 산업 용도, 고급 이미지 편집 기술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되어 있다.
3860 x 2160 픽셀 해상도가 4K라고 이름 붙여서 홍보되는 것처럼, 7680 x 4320 픽셀을 8K라고 마케팅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볼 수 있듯, 이들 각각은 5K, 10K로 부르는 것이 수학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정확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8K 해상도까지는 필요할 일도 별로 없다. 아직 TV 방송도 4K가 아니고, 심지어 산업체에서는 1080p에서 2160p로 업그레이드하라고 사용자를 설득하고 있을 정도다. 고해상도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2016p(4K) 영상은 1080p보다 4배 많은 픽셀을, 4320p(8K) 영상은 2160p보다 4배 많은 픽셀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픽셀 개수가 늘어날수록 소요되는 에너지도, CPU 및 GPU 역량도, 이들을 처리 및 저장할 메모리와 스토리지도 더 많이 필요하다.
고해상도가 물론 나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영상의 품질 만큼은 훌륭하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로써는 8K 해상도를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될 일은 거의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HDMI 2.1은 또한 16비트의 색심도를 지원하는데, 이는 무려 281조 개의 색상을 표현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의 눈도 그 정도로 미묘한 색상 차이를 구분해 내지는 못한다.
돌비 비전보다 더 뛰어난 HDR
진짜 HDR(high dynamic range)를 보지 못했다면 아직 문명의 혜택을 완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의 눈에 가장 자연스러운 색상과 명암을 표현하는 HDR은 사실 해상도의 증가보다 훨씬 더 극적으로 이미지 품질을 개선해준다. 실제로 우리 건물 관리인은 회사에서 돌비 비전으로 영화를 몇 편 보고 집에 가서 SDR TV로 영상을 시청하려니 도무지 흥이 나질 않더라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솔직히 대부분의 독자들 역시 HDR 없이 2160p 화면을 보는 것과 1080p 해상도에 돌비 비전 화면 중 선택ㅎ라고 한다면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 정도로, HDR은 가시적인 효과가 확연하다.
돌비 비전은 각 씬 별로, 때로는 각 프레임 별로 최적의 렌더링을 찾아 조정하도록 TV에 명령을 내린다. 이런 지속적인 명령을 다이내믹 메타데이터(dynamic metadata)라고 부르며, HDMI 2.1은 이들 메타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통합 매커니즘을 제공한다. 덕분에 돌비에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 없는, 완전히 유효한 HDR의 시대가 열렸다. 현재의 HDR-10은 부분적으로만 유효하다. 그러나 돌비 비전이 시장에 출시된 지 1년 만에 깊게 뿌리를 내린 만큼, 단시간 내에 어떤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곧 출시될 HDR 10+는 HDMI 2.1과 관계가 없으며, 돌비와 마찬가지로 HDMI 2.0을 통해 메타데이터를 송신한다.
더욱 생생하게 즐기는 게임과 VR
HDMI 2.1의 몇몇 기능은 게임 및 VR 마니아들의 마음을 정확히 겨냥한다. 사용자 행동과 디스플레이 구현 사이의 지연 시간을 줄여주는 오토 로우 레이턴시(low latency), VR 헤드셋 및 게이밍 콘솔과 디스플레이 장비 간 싱크로율을 높여 줄 다양한 재생률 등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더욱 개선된 사운드 품질
다음에 소개할 새로운 기능은 eARC(enhanced Audio Return Channel)이다. HDMI의 eARC는 TV의 내장 튜너(스마트 TV의 경우 미디어 스트리밍 앱)에서 케이블을 통해 스피커나 A/V 리시버로 오디오를 전송하는 기능을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기능상의 발전은 대역폭의 확장으로 가능했다. HDMI 2.0에서 1Mbps였던 eARC는 무려 37Mbps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이 덕분에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및 DTS:X 같은 높은 대역폭의 오브젝트 기반 서라운드 사운드 코덱이 가능해졌다.
첨언하자면, 192KHz로 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소스에 없거나 있더라도 들리지 않는 주파수를 전달하는 대역폭의 낭비다. 아직도 시장에는 숫자가 클수록 음질이 더 좋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물론 이것이 사실인 경우도 있다. 24비트 오디오는 16비트 오디오보다 훨씬 더 소음층(noise floor)를 낮춰준다. 정밀하게 통제된 아주 조용한 환경에서 극도로 민감한 청각 조차도 탐지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말이다. 물론 이것이 본인이 원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다. 대부분이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 이 정도 수준의 소음 층은 부자연스럽고 기괴하게까지 들릴 것이다.
어쨋건, 서라운드 사운드 팬들에게 서라운드 개선은 분명 좋은 소식이다. eARC 기능을 위해서는 이더넷을 지원하는 HDMI 케이블이 필요함에 유의하자.
HDMI 2.1, 언제쯤 상용화 될까
이처럼 사양상으로는 많이 발전한 HDMI 2.1이지만, 새 규격을 일반 소비자들이 누리게 되려면 아직 한참 기다려야 한다. 아직까지 HDMI 2.1을 적용한 하드웨어가 출시된 바도 없으며, 아무리 빨라도 2018년 하반기나 2019년 상반기는 되어야 이 규격의 실제 적용 사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HDMI 2.1은 아마 처음에 게이머들을 겨냥한 하이엔드 비디오 카드의 형태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이후 의료, 산업 및 과학 연구 분야의 이미징 시스템에 적용될 것이다. 2020년 올림픽이 8K 해상도로 중계될 예정이라면, 아마 8K TV는 그보다 먼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8K TV가 상용화 될 만큼 가격이 내려갈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놀라움들이 삶을 즐겁게 만드는 것 아닐까?
마지막으로, 업체들의 모든 희망 사항을 다 실현시킨 HDMI 포럼에 찬사를 보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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