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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의심이 사실로··· 에어팟 프로의 '펌웨어 참사'

Leif Johnson | Macworld 2020.01.15
연말 휴가를 보낸 후 필자가 에어팟 프로를 사용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한다. 한마디로 어리둥절했다. 지난 2달 동안 샌프란시스코 러시아워의 열차와 버스의 소음을 깔끔하게 없애줬던 에어팟 프로의 '마법'이 가 어느 순간 사라진 것이다. 열차의 굉음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들의 소음과 이동형 스피커의 짜증 나는 소리가 고막에 더 쉽게 전달되는 것 같았다.

잠시 페더리코 비틱시(Federico Viticci)의 메모리 폼 모드를 구매할까 생각했다. 그러나 노이즈 캔슬링이 다소 간의 평화를 준 것은 분명했으므로, 결국 예전의 '일반적인' 에어팟을 사용할 때처럼 음악의 볼륨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이 애플 신제품을 처음 몇 주 사용하면서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나 자신을 의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필자가 민감한 것이 아니었다. RTINGS의 최신 에어팟 프로 리뷰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12월에 공개한 2C54 펌웨어 업데이트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현재 에어팟 프로를 쓰는 사용자 상당수가 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RTINGS의 리뷰의 노이즈 캔슬링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2C54) 펌웨어로 업데이트한 후 다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차단 성능에서 뚜렷한 하락이 나타났다. 주로 베이스 부분이었다. 즉, ANC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비행기와 버스의 낮은 엔진 소음 부분에서 이전만큼 차단하지 못했다"

펌웨어 업데이트 후에도 ANC 기능이 작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만큼 성능이 뛰어나지 않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 중 한 명이 필자였다. 다른 사람도 아직 이를 알아채지 못했을 뿐일 것이다. 일반적인 주변 환경에서는 비행기와 버스 외에 다양한 소음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도 있다. 이 업데이트로 베이스 정확성과 주파수 응답이 개선됐다.
 
맥월드 리뷰에서 에어팟 프로는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이어폰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후 일정한 개선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개선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왜냐하면 필자가 에어팟 프로 출시일에 점심시간을 포기하고 이 제품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노이즈 캔슬링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출퇴근 시간 동안 괜찮은 노이즈 캔슬링이 필요할 때 보스 콰이엇컴포트 35s(Bose QuietComfort 35s)를 사용했다. 그러나 크기가 커 가방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도난의 위험도 컸다. 에어팟 프로를 구매한 후 보스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는데, 최근 휴가철이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바뀌었다. 도시 생활이 이전의 소음 수준을 되찾아갈 즈음부터, 어느 순간 에어팟 프로를 재껴두고 다시 보스 제품을 찾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애플이 업데이트를 매우 빠르게 내놓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소프트웨어 부분의 실수를 했고 현재 이를 바로잡는 과정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애플이 이를 개선하는 데 소니처럼 몇 달씩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소니가 지난해  WH-1000XM3용 4.1.1 펌웨어를 내놓았을 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효과를 최대 40%까지 떨어뜨린다는 수많은 사용자 불만에도 불구하고 펌웨어 수정 없이 몇 달을 보냈다. 현재까지도 최고의 노이즈 캔슬링을 위해서는 4.1.1 이전 패치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대신 소니 사용자에겐 애플 사용자에겐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펌웨어 설치에 대한 '선택의 여지'다. 반면 에어팟 프로의 경우 애플은 이전 버전의 펌웨어를 설치할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다. 심지어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부할 수도 없다. 에어팟 프로를 아이폰 옆에 놓고 충전을 하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를 설치하기 때문이다. iOS나 맥OS는 설치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에어팟 프로는 그렇지 않다.

나쁜 소식은 애플이 2C54를 내놓은 이후 거의 한 달 가까이 지났다는 점이다. 애플의 패치 주기를 고려하면 긴 시간이다. 특히 에어팟 프로가 현재 애플의 가장 '핫한'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무엇보다 필자는 에어팟 프로를 초기에 구매해 몇 주 동안 놀라운 시간을 보냈는데, 연말에 에어팟 프로를 구매한 이들은 노이즈 캔슬링이 원래 이런 거로 생각하리라는 점이 안타깝다. 출시 초기만 해도 에어팟 프로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품질을 고려했을 때 249달러는 좋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만약 애플이 새 패치를 내놓을 계획이라면, 최소한 설정에 토글을 추가해 사용자가 임시로 펌웨어 다운로드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에어팟 펌웨어를 확인하는 메뉴(설정 > 일반 > 정보 > 에어팟 프로)에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업데이트를 강제로 진행하기 전에 더 충실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필자는 아마도 애플 디자이너가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열차를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펌웨어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의문스럽다. 분명 누군가는 새 펌웨어에 이런 문제가 있음을 알렸어야 했다. 새 패치에 한 가지 더 바라는 기능이 있다. 여러 블루투스 기기에 동시에 페어링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추가되면 매우 유용한 패치가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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