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 애플리케이션

글로벌 칼럼 | 마침내 제대로 작동하는 CBD 시대가 왔다

David Linthicum | InfoWorld 2023.05.24
1991년, 필자는 한 소프트웨어 개발 컨퍼런스에서 재사용과 상호교환 가능한 요소를 사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즉 컴포넌트 기반 개발(component-based development, CBD)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었다.
 
ⓒ Getty Image Bank

발표자는 이 개념을 제조 산업과 비교했다. 우리는 자동차를 만들 때 각 부품부터 만들지 않고 조향 시스템, 엔진, 구동계와 같이 사전에 만들어진 컴포넌트를 사용한다. 또한 이런 컴포넌트는 다른 유형의 자동차와 트럭에도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설득력 있는 이야기였다. 당시 C 코더였던 필자는 대부분의 코드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고 있었다. 정말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컴포넌트 기반 개발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재사용 가능한 독립적 모듈, 즉 컴포넌트로 쪼개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축에 대한 구조적 접근법을 제안한다.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실무 관점에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기술로써 컴포넌트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이 없었고 공통 인터페이스도 존재하지 않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아마도 그것을 위해 이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의 진화

이후 업계는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모듈성과 재사용성, 효율성 증대에 대한 요구가 원동력이 되어 CBD 방법론을 향해 느리지만 의미있게 전진해왔다. 이 변화는 객체 지향 개발(object-based development), 분산 객체 기반 개발(distributed object-based development),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ervice-oriented architecture, SOA),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컨테이너, 그리고 산업용 클라우드와 같이 온디맨드 방식으로 활용 가능한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많은 기술 추세로 확장됐다.

이런 확장, 진화의 과정을 살펴보자.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모듈성은 항상, 심지어 필자가 처음 코더가 된 1980년대에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초기 개발자는 코드 구성과 유지보수성을 개선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논리적 모듈로 분할하려고 했다.

모듈은 일반적으로 특정 기능을 캡슐화하도록 설계됐으며 모놀리식 애플리케이션의 일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는 단일 애플리케이션 영역 내에서만 컴포넌트와 모듈성에 대해 생각했다. 이게 당시 유행이었던 구조적 프로그래밍의 핵심이었다.

CBD는 재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 컴포넌트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모듈성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컴포넌트는 기능과 데이터를 모두 캡슐화하고 다른 컴포넌트 또는 컨테이너(요즘 말하는 컨테이너가 아님)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잘 정의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1990년대 들어 업계가 컴포넌트 기반 개발에 초점을 두고 컴포넌트 기반 개발 도입을 가속화하자 그에 대응해서 자바빈스(JavaBeans), COM/DCOM, 코바(CORBA)와 같은 CBD 프레임워크가 부상했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다양한 플랫폼과 언어에 걸쳐 컴포넌트를 구축, 통합, 재사용하기 위한 표준화된 방법론과 툴을 제공했다. 개발자는 이제 플랫폼 중립적인 인터페이스를 준수하는 컴포넌트를 만들고, 표준 API를 사용해 액세스하는 재사용 가능한 동작을 실행함으로써 상호운용성과 코드 재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

컴포넌트 기반 개발과 코바와 같은 새로운 컴포넌트 표준에 막대한 관심이 쏠렸지만, 당시에는 정작 이 기술이 더 효과적인 다른 여러 개념의 발판이 되는 데 그쳤다.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러한 표준을 사용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배포, 유지하기도 훨씬 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완전한 실패였다.

그런데 그 이후 확장성이 높고 느슨하게 결합된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SOA,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와 같은 컴포넌트 기반 아키텍처가 급부상했다. 이와 같은 아키텍처는 잘 정의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독립적, 자족적인 컴포넌트가 필요하다. 기업은 복잡한 시스템을 더 작고 자율적인 컴포넌트로 분해하는 SOA 접근 방법을 사용해 실제로 민첩성과 확장성, 회복탄력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아직 도착하지 못했나?”

결과적으로 오늘날 컴포넌트 기반 개발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런 발전을 이끄는 힘은 컨테이너화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이다. 도커, 쿠버네티스와 같은 컨테이너 플랫폼은 컴포넌트를 위한 표준화되고 이식 가능한 런타임 환경을 제공해 손쉬운 배포와 확장, 관리를 실현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개발은 클라우드 서비스, 서버리스 함수, API를 컴포넌트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구성 요소로 채택해 컴포넌트의 개념을 더 확장한다.

예전의 여러 개념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한 가지 빠진 핵심 요소는 구체적이고 유용한 컴포넌트의 인벤토리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도 상황이 바뀌고 있다. 필자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컴포넌트의 발전이 2024년에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컴포넌트의 유사체인 산업별 클라우드 서비스(산업용 클라우드)에 대해 큰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예를 들면 가구 제조업체를 위해 구축된 공급망 최적화 서비스 모음, 또는 특정 국가의 은행을 위한 마이크로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는 파생상품 거래 시스템 같은 것이다. 남은 숙제는 접근하기 쉽고 잘 정의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무엇보다 생산성과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CBD는 모듈성 초창기부터 지금의 재사용 및 확장 가능한 소프트웨어 구성요소, 즉 진정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발전을 거듭했다. 모듈성, 재사용 가능성, 잘 정의된 인터페이스에 대한 집중을 통해 다진 길이 마침내 '제대로 작동하는' 기술로 완성되고 있다. 30년 전의 이상처럼 이제는 자동차를 만들듯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됐고, 앞으로는 더 좋은 방법이 또 등장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