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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버즈워드 지향’ 아키텍처에 점령 당한 클라우드

David Linthicum | InfoWorld 2023.02.27
현재 IT 업계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버즈워드(Buzzwords, 신조어 혹은 유행어를 뜻함)다. 과거에 항상 그랬고 앞으로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다. 구조화된 프로그래밍을 하든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을 하든, 클라이언트/서버를 다루든, 분산 객체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통합, 데이터 웨어하우징,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 영역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바로 버즈워드에 점령당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과대포장된 클라우드 트렌드를 쫓고 있다.
 
ⓒ Getty Image Bank

이런 업계 전체의 흐름을 '미디어가 주도한다'는 데 필자도 동의한다. 미디어는 그 속성상 실제 현장에 적용된 가치보다 용어나 개념의 최신성에 더 주목한다. 필자는 이를 버즈워드 지향 아키텍처(buzzword-oriented architecture), 이른바 BOA라고 부른다. BOA의 가장 큰 폐해는 특정 솔루션을 강제로 도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 솔루션이 적합하든 적합하지 않든 상관없이 말이다. 마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그 해답을 알고 있다는 식이다.

BOA의 대표적인 사례가 오늘날 만연한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의 남용이다.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이 네트워크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더 유용하고 확장가능한 워크로드로 바꾸는 강력한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에 모두 유효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필자는 많은 기업이 실제로는 필요 없는 컨테이너화를 통해 워크로드 현대화에 2배나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을 종종 본다. 단지 컨테이너를 도입하고 싶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다.

물론 BOA는 이는 이미 알려져 있고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다. 그런데도 지금 다시 한번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최근 BOA가 클라우드 아키텍처 대부분을 주도하면서 기업이 값비싼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키텍처라고 해서 아예 작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성비가 매우 낮아 보통은 최적화된 솔루션 대비 2~3배 더 비용을 써야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해 오히려 비용이 늘어난 기업 임원의 사례를 보도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실제로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클라우드 솔루션을 만든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들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비용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찾는 대신 BOA를 선택한 결과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기 전에 답을 정해놓고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직업 특성상 그동안 많은 IT 아키텍처 컨셉과 버즈워드를 만들어 냈다. 이런 컨셉과 버즈워드는 기업 현장에 잘못 적용될 때 문제가 되는데, 그럴 때마다 보통은 이를 잘못 적용한 기업 혹은 실무자가 아니라 그 컨셉 자체를 비판하곤 한다. 이런 상황이 절망스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BOA를 통해 결국 기업이 원했던 것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현장의 실무자 대부분은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클라우드 최적화에 필요한 클라우드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어쩌면 이를 확보하기 위한 돈과 시간, 즉 기업의 투자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오늘날 기업이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하는 빠른 속도는 BOA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일반적으로 BOA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더 많은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한다. 즉,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클라우드 시스템 비용의 장점은 리소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서 시작된다. 많은 기업이 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ROI를 누리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라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클라우드를 둘러싼 버즈워드를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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