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IDG 블로그 | 밑 빠진 독에 ‘구독 경제’ 붓지 않는 방법

Paul Gillin | Computerworld
지난주 어느 날 지메일 프로모션 탭을 보지 않았더라면 애플 앱 스토어에서 85달러가 결제됐다는 페이팔 영수증을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영수증에 찍힌 금액이 낯선 데다가 결제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애플에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 Getty Images Bank

알아본 결과 85달러는 필자의 딸이 다운받은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이었다. 2주간의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 삭제하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요금이 부과됐다. 전혀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크레딧카드닷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절반가량은 신청했던 무료 체험 서비스가 체험 기간 이후 자동으로 결제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런 경험 덕분에 매달 신용카드 대금으로 조용히 결제되는 다른 구독료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정기 간행물과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앱 등 정기 구독 목록과 요금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나갔다. 연간 요금이 약 2,500달러(약 294만 원)가 넘어갈 때쯤 펜을 내려놨다.


너무 많은 구독료

구독 서비스 전체 요금에 놀란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컨설팅 업체 웨스트 먼로(West Monroe)가 미국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독료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응답자는 매달 구독 서비스 요금으로 평균 273달러, 혹은 연간 3,200달러 이상 지불한다. 2018년 대비 15% 증가했다.
  • 응답자 대부분은 자신이 지출하는 요금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응답자 46%는 평균 지출액을 월 200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는 2018년 같은 조사 때보다 더 적은 금액이었다.
  • 구독료로 매달 지불하고 있는 금액을 정확히 아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 응답자 대부분은 구독 중인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즐기고 있다’라고 답했다. 책 구독과 음악 스트리밍, 반려동물 용품 구독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서비스는 옷 구독(24%), 온라인 뉴스레터 및 잡지 구독(20%)이었다. 


구독에 중독되다

구독은 서비스형(as-a-service) 비즈니스 시대의 표준이 됐다. 금융 서비스 업체 UBS는 전 세계 구독 경제 규모가 오는 2025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해 1.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구독 서비스 구축 솔루션 업체 주오라(Zuora)에 따르면 지난 9년간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6배 이상 성장했으며, 구독 서비스 업체수도 일반적인 판매 업체 대비 5~8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얼마나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구독 기반으로 제공되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음식부터 식재료, 세차, 건강 관리 요법, 면도기, 칫솔, 반려동물 사료까지 매달 구독할 수 있다. 주택 보안 시스템도 매달 60달러만 내면 장비나 설치에 대한 추가 요금 없이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구독 경제는 기업에서도 선호하는 사업 모델이다. ‘하루 커피 한 잔 가격으로 구독하세요’와 같은 홍보 문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요금을 매달 나눠서 지불하는 방식은 예상외로 비싼 가격에 소비자가 받는 충격을 완화한다. 가격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 더 많은 물건을 판매하거나 교차 판매가 가능하며, 서비스를 언제든 해지할 수 있어 소비자 유입 문턱도 낮다.

구독 서비스 업체가 감추고 싶어하는 사실은 소비자 대부분이 구독을 해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신용카드 명세서에 매달 구독료가 적혀 있지만, 명세서를 읽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말을 바꿔보자. 만약 하루에 커피를 20잔 마신다면, 커피 값이 눈에 띌 것이다. 현재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에 커피를 20잔씩 마시고 있는 셈이다.


현명하게 관리하기

물론 기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바비(Bobby)트랙마이섭스(TrackMySubs)와 같은 일명 ‘프리미엄(Freemium)’ 앱으로 구독 서비스를 관리하는 것이다. 원치 않는 구독을 끊을 수 있도록 갱신 날짜도 알려준다. 트루빌(Truebill)이나 트림(Trim)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앱이다. 2가지 모두 사용자를 대신해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거나, 더 적정한 요금을 협상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개인정보 일부와 계좌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 것을 기억해 두자.

별도의 앱 없이도 관리할 수 있다. 우선 장기 이용이 100% 확실하지 않은 서비스라면 구독이 자동으로 갱신되지 않게 설정해두자. 이미 무료 체험을 시작했다면 달력에 체험 기간 종료 날짜를 표시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필자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애플 기기 간 가족 공유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면, 구입 요청 기능을 활성화해두자. 승낙 없이는 결제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계정 인증을 활성화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가끔은 좋아하는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부 서비스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금 정책을 다시 제안하기도 한다. editor@itworld.co.kr


2021.09.27

IDG 블로그 | 밑 빠진 독에 ‘구독 경제’ 붓지 않는 방법

Paul Gillin | Computerworld
지난주 어느 날 지메일 프로모션 탭을 보지 않았더라면 애플 앱 스토어에서 85달러가 결제됐다는 페이팔 영수증을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영수증에 찍힌 금액이 낯선 데다가 결제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애플에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 Getty Images Bank

알아본 결과 85달러는 필자의 딸이 다운받은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이었다. 2주간의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 삭제하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요금이 부과됐다. 전혀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크레딧카드닷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절반가량은 신청했던 무료 체험 서비스가 체험 기간 이후 자동으로 결제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런 경험 덕분에 매달 신용카드 대금으로 조용히 결제되는 다른 구독료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정기 간행물과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앱 등 정기 구독 목록과 요금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나갔다. 연간 요금이 약 2,500달러(약 294만 원)가 넘어갈 때쯤 펜을 내려놨다.


너무 많은 구독료

구독 서비스 전체 요금에 놀란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컨설팅 업체 웨스트 먼로(West Monroe)가 미국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독료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응답자는 매달 구독 서비스 요금으로 평균 273달러, 혹은 연간 3,200달러 이상 지불한다. 2018년 대비 15% 증가했다.
  • 응답자 대부분은 자신이 지출하는 요금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응답자 46%는 평균 지출액을 월 200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는 2018년 같은 조사 때보다 더 적은 금액이었다.
  • 구독료로 매달 지불하고 있는 금액을 정확히 아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 응답자 대부분은 구독 중인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즐기고 있다’라고 답했다. 책 구독과 음악 스트리밍, 반려동물 용품 구독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서비스는 옷 구독(24%), 온라인 뉴스레터 및 잡지 구독(20%)이었다. 


구독에 중독되다

구독은 서비스형(as-a-service) 비즈니스 시대의 표준이 됐다. 금융 서비스 업체 UBS는 전 세계 구독 경제 규모가 오는 2025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해 1.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구독 서비스 구축 솔루션 업체 주오라(Zuora)에 따르면 지난 9년간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6배 이상 성장했으며, 구독 서비스 업체수도 일반적인 판매 업체 대비 5~8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얼마나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구독 기반으로 제공되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음식부터 식재료, 세차, 건강 관리 요법, 면도기, 칫솔, 반려동물 사료까지 매달 구독할 수 있다. 주택 보안 시스템도 매달 60달러만 내면 장비나 설치에 대한 추가 요금 없이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구독 경제는 기업에서도 선호하는 사업 모델이다. ‘하루 커피 한 잔 가격으로 구독하세요’와 같은 홍보 문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요금을 매달 나눠서 지불하는 방식은 예상외로 비싼 가격에 소비자가 받는 충격을 완화한다. 가격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 더 많은 물건을 판매하거나 교차 판매가 가능하며, 서비스를 언제든 해지할 수 있어 소비자 유입 문턱도 낮다.

구독 서비스 업체가 감추고 싶어하는 사실은 소비자 대부분이 구독을 해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신용카드 명세서에 매달 구독료가 적혀 있지만, 명세서를 읽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말을 바꿔보자. 만약 하루에 커피를 20잔 마신다면, 커피 값이 눈에 띌 것이다. 현재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에 커피를 20잔씩 마시고 있는 셈이다.


현명하게 관리하기

물론 기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바비(Bobby)트랙마이섭스(TrackMySubs)와 같은 일명 ‘프리미엄(Freemium)’ 앱으로 구독 서비스를 관리하는 것이다. 원치 않는 구독을 끊을 수 있도록 갱신 날짜도 알려준다. 트루빌(Truebill)이나 트림(Trim)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앱이다. 2가지 모두 사용자를 대신해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거나, 더 적정한 요금을 협상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개인정보 일부와 계좌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 것을 기억해 두자.

별도의 앱 없이도 관리할 수 있다. 우선 장기 이용이 100% 확실하지 않은 서비스라면 구독이 자동으로 갱신되지 않게 설정해두자. 이미 무료 체험을 시작했다면 달력에 체험 기간 종료 날짜를 표시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필자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애플 기기 간 가족 공유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면, 구입 요청 기능을 활성화해두자. 승낙 없이는 결제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계정 인증을 활성화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가끔은 좋아하는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부 서비스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금 정책을 다시 제안하기도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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