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애플 CEO 팀 쿡이 현재 개당 6만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디지털 화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인터뷰가 나왔다. 뉴욕 타임스의 딜북 온라인 서밋(DealBook Online Summit) 행사에서 그는 "나 역시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흥미롭다. 투자 다각화 측면에서 충분히 보유할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개인 투자자로서 생각이다. 애플 CEO로서는 달랐다. 그는 "(애플은) 애플 페이에 암호화폐를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단기간에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할 계획은 없다. 짧은 시일 내에 애플 제품을 암호화폐로 결제해 구매하도록 허용할 계획도 없다"라고 말했다.
만약 애플 페이 내에서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암호화폐를 추가하면 이는 애플 입장에서 상당한 진전이다. 물론 현재도 애플 페이에서 일부 암호통화를 쓸 수 있다. 그러나 그 작동 방식을 보면,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서드파티 신용카드사를 경유해 결제된다. 즉, 모든 암호통화를 먼저 미국 달러로 환전한 후 결제한다. 이밖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또는 다른 유명 암호통화를 구매할 수 있는 서드파티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페이팔은 앱 내에서 4가지 암호화폐 중 하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애플 페이와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종의 우회수단이다. 엄밀히 말해 애플 페이 내에서 비트코인으로 제품을 구매한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반면 애플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공식 지원하면 애플 카드나 다른 신용카드 같은 선택 사항의 하나로 암호통화 계좌를 선택해 디지털 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애플 페이에서 암호통화를 지원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쿡은 애플 페이의 암호통화 지원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암호통화는 우리가 애플 페이를 위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단,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어떤 것이냐"는 후속 질문에 대해 쿡은 웃으면서 "오늘 당장 발표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