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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는 아까운 시장” 삼성과 LG가 스트리밍 박스를 만들지 않는 이유?

“놓치기는 아까운 시장” 삼성과 LG가 스트리밍 박스를 만들지 않는 이유?  | TechHive 2019.01.28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자는 (특히 삼성, LG와 같은 기업의)스마트 TV 소프트웨어를 전적으로 무시했다. 인터페이스도 더 깔끔하고 앱 구성도 좋은 로쿠(Roku)의 스트리밍 스틱(Streaming Stick), 아마존 파이어 TV 스틱(Fire TV Stick)과 같은 전용 스트리밍 기기를 보면서, TV 제조사가 애초에 왜 저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LG와 삼성의 스마트 TV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좋아진 것이다. 이제 필자는 두 제조사가 로쿠, 아마존의 선례를 따라 각사 소프트웨어를 외장 스트리밍 플레이어에 넣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필자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스트리밍 기기는 많이 다뤄봤지만 삼성이나 LG TV는 없어서 이 두 제조사의 소프트웨어는 그만큼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 다만 이달 초 CES에서 두 기업의 스마트 TV를 살펴보고 상당히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삼성 TV에서는 앱 목록을 스크롤하면서 각 앱에서 사용 가능한 항목의 프리뷰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새로운 프로그램 소식을 보고, 아마존 프라임에서 보던 프로그램을 이어서 보거나 아이튠즈 또는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새로 출시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 TV 앱 런처의 맨 윗줄에 표시되는 프리뷰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5개의 즐겨찾기 항목으로 제한되지 않고 모든 앱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아마존 파이어 TV 기기의 “채널 행(Channel Rows)” 개념과도 비슷한 면이 있지만 대신 지저분한 배너 광고, 아마존 비디오 추천과 기타 달갑지 않은 콘텐츠가 일절 없다.
 
삼성은 작년에 유니버설 가이드(Universal Guide)라는 새로운 기능도 구현했다. 이 기능은 다양한 앱에서 비디오를 추천하며, 현재 시청 중인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이어서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개념 역시 애플이 TV 앱에서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삼성은 사용자가 이미 유료로 이용 중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추가했다. 애플 TV의 추천은 맞춤형보다는 포괄적이며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유료 서비스의 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삼성은 2019년형 TV에 음성 제어를 위한 원거리 마이크도 넣었다. 즉, 당장 리모컨이 손에 없더라도 볼륨을 조절하거나 삼성 빅스비 비서에 추천 비디오를 요청할 수 있다. 원거리 음성 지원이 하드웨어에 내장된 독립형 스트리밍 기기는 아마존의 파이어 TV 큐브(Fire TV Cube), 엔비디아의 실드 TV(Shield TV: 옵션인 게임 컨트롤러를 통해 지원됨), 두 가지뿐이다.
 
LG의 최신 TV는 여러 종류의 음성 비서를 지원한다.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른 다음 영화 또는 TV 추천을 요청하면 LG의 씽큐(ThinQ) AI가 답을 해주고 각 결과를 볼 수 있는 위치를 보여주는 아이콘을 표시한다. 일반적인 요청이나 스마트 홈 제어 기능을 사용할 때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응답한다. LG TV는 알렉사도 지원한다. 리모컨의 아마존 프라임 버튼을 길게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 뮤직을 듣거나 알렉사를 지원하는 스마트 홈 기기를 조작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모컨을 통해 여러 음성 비서를 지원하는 스트리밍 플레이어는 아직 없다.


 
LG와 삼성 TV는 대부분의 스트리밍 기기와 달리 몇 가지 애플 서비스도 지원한다. 삼성 TV는 아이튠즈 앱을 내장했고 에어플레이 2를 지원하므로 iOS 또는 맥 기기에서 미디어 실행이 가능하다. LG TV도 에어플레이 2를 지원하며, 시리 음성 명령을 통해 기본적인 TV 기능을 조작하기 위한 홈킷 지원도 포함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트리밍 플레이어는 애플 TV가 유일하다.
 

스트리밍 기기를 만들어야 할 이유

필자는 삼성과 LG가스트리밍 박스 또는 스틱을 만들어 팔지 않는 이유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들은 적은 없다. 짐작으로는 두 회사는 스마트 TV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판매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보고, 이 장점을 포기하면서까지 두 가지를 분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독립형 스트리밍 기기가 TV 제조사와 사용자 모두에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첫째, 삼성과 LG의 사용자 기반이 더 넓어지고 이를 통해 각각의 플랫폼에서 앱 지원이 개선될 수 있다. 다이렉TV 나우(DirecTV Now), 라이브 TV 지원 훌루와 같은 최근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로쿠, 파이어 TV, 애플 TV, 크롬캐스트에서 시작된 다음 스마트 TV에는 나중에 구현됐다. 또한, 다른 플랫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앱 몇 가지는 스마트 TV에는 아예 없다. (예를 들어 삼성과 LG 모두 플레이스테이션 뷰(PlayStation Vue)와 CW가 없고, LG는 HBO 나우(HBO Now)를 지원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점은 신형 스트리밍 하드웨어를 원하지만 이를 위한 새로운 TV까지 구매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독립형 스트리밍 기기가 업그레이드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적인 TV 교체 주기가 약 7년임에도 불구하고 TV 제조사는 지금까지 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지원에는 무성의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의 아이튠즈 및 에어플레이 2 지원은 2018년형 TV까지만 지원되고 그 이전 모델은 해당되지 않으며 LG는 애플 기능을 2019년형 제품으로만 제한한다. (비지오(Vizio)의 경우 2016년 첫 스마트캐스트(SmartCast) TV 제품군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러한 기능을 추가했다는 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삼성 또는 LG TV 소유자가 스트리밍 환경을 더 자주 업그레이드하려는 경우 유일한 방법은 인터페이스가 다른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바꾸는 것이다. 로쿠와 아마존이 현재 스트리밍 소프트웨어를 스마트 TV에 바로 집어넣고 있음을 감안하면(또한 로쿠는 2014년 이후의 모든 TV를 업데이트하고 있음) 일단 플랫폼을 전환한 고객은 새 텔레비전을 구매하는 시점에서 삼성, LG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몇 년 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키트를 사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했지만 결과는 값비싼 실패였다. 현재 삼성은 전면적인 TV 업그레이드 계획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터무니없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새 텔레비전을 구매하지 않고도 삼성 또는 LG 플랫폼에 머물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소프트웨어의 강점만 들어 이 두 회사의 하드웨어를 추천하기는 어렵다. 두 회사의 멋진 CES 전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유감스러운 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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