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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팩트를 날려주겠다, ‘애플카’를 기다리지 마라

The Macalope | Macworld 2022.07.14
애플의 다음 제품이든, 자율주행 자동차이든, ‘곧 출시된다’라는 소식이 난무해왔다. 이제 마음을 비울 때다. 
 
애플이 WWDC 2022에서 공개한 새 카플레이(CarPlay) 인터페이스.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 Apple

애플 루머 밀(편집자 주 : 애플 제품에 관련된 잡다한 루머를 매일 같이 쏟아내는 수많은 루머 유출자 및 사이트를 총칭해 ‘공장(mill)’에 비유하는 은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애환이 하나 있다. 바로 루머가 예상하는 출시일에 애플이 호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애플 팬들은 단순히 ‘루머가 틀렸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설명하자면, 만약 1997년 1월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 제품이 2032년 여름이 되도록 출시되지 않을 때도 그저 제품이 ‘지연됐다’고 생각한다. 

애플 내부에 어떤 사정이 생겨서 ‘공식 출시일’을 맞추지 못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애플에서 일하는 미스터리의 ‘내부자’가 말해준 그 ‘공식 출시일’ 말이다. 어떤 제품이 실제로 출시되기라도 하면 루머 유출자는 자신의 예측이 100% 맞았다며 자랑한다. 몇 년 전부터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던 제품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다면, ‘그 제품’이 드디어 출시됐다며 호들갑을 떤다.
 
이제 애플 루머 밀의 현실을 드러냈으니, 또 어떤 애플 제품의 출시일이 ‘지연’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많은 사람이 애플이 올여름에 AR 헤드셋을 발표할 것이라 주장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주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수년간 애플이 AR 기술에 ‘뒤처져 있다’라는 소식이 팽배했다. 따라서, 설령 올여름에 ‘출시 예정’이었던 AR 헤드셋이 다시 ‘지연됐다’라고 전하더라도 잃을 게 없다. 

애플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서둘러 ‘지연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필자가 혹이라도 길거리에서 메타, 삼성 혹은 다른 브랜드의 AR 헤드셋을 이미 구매해 쓰고 있는 사람을 목격하면 너무 샘이 나서 시비를 걸 것 같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도저히 절제하지 못할 것 같다. 어서 서둘러라, 애플이여! 

이제 AR 헤드셋은 2023년 초쯤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초고가의 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사용자가 감당하기는 힘든 가격일 것이다. 더 대중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접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2025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밍치쿠오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고가형 헤드셋이 정말 1년쯤 ‘지연’돼 출시된다고 해도, 실제로 구매가능한 시기는 아직 한참 남았을 공산이 크다.   

한편, 어떤 이는 애플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지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애플이 얼마나 자율주행 기술이 ‘뒤처져 있는지’에 대한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한참 부족하지 않은가? 모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또 ‘공식 출시일’을 빗나가 ‘지연’된다고 해도, 미흡한 기술력 탓을 하면 그만이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애플 누리꾼들은 무려 7년 전부터 애플이 2020년쯤이면 자율주행 차를 출시하리라 예측해왔다.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금 말해주겠다. 
 
ⓒ Depositphotos

아마 그들이 이렇게 허황된 기대에 가득 찼던 이유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을 지나치게 믿은 탓일 것이다.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내려가자 테슬라가 자율주행차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 분주하다며 트위터 인수를 취소할 이유를 ‘가공’ 해낸 그 일론 머스크 말이다. 

2016년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2년만 있으면 곧 현실 될 것’… 일론 머스크의 주장이 과연 맞을까? (Two years until self-driving cars are on the road – is Elon Musk right?)”이라는 기사에서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했다. 베터리지 헤드라인의 법칙(편집자 주 : 물음표로 끝나는 모든 헤드라인의 답은 ‘아니오’다)을 안다면, 기사 본문을 읽지 않아도 답은 뻔하다. 

1년 뒤인 2017년 머스크는 “10년 안에 모든 차가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테슬라의 첫 완전 자율주행차가 늦어도 연말에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019년에는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곧 완성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었다면, 아마 도심을 마구잡이로 누비고 다니는 자율주행차를 피할 곳을 찾는 인파로 인해 도시는 진작 난장판에 빠졌을 것이다. 

이렇듯 일론 머스크는 항상 연말이 되면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친다. 이를 가로막는 것은 ‘규제’뿐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멍청한 규제 당국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로봇과도 같은 자율주행차가 지나가는 아이와 충돌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규제할 방법을 아직도 찾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일론 머스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가 자율주행차를 접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한참 남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자명한 사실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특히 애플의 자율주행 자동차는(만약 언젠가 출시되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오래 걸릴 것이다. 
 
ⓒ The Information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초 애플이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하던 중, 조깅하던 사람을 정지된 물체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를 범해 충돌 사고를 낼 뻔했다고 한다. 게다가 이는 처음 나타난 사고가 아니다. 애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이와 비슷한 오류와 사고투성이라고 더 인포메이션은 전했다. 

그러니, 만약 애플의 자율주행차가 나오자마자 구매할 수 있도록 총알을 장전하고 있었다면,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풀어라. ‘곧 출시된다, 곧 현실이 된다’라는 말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마라. 그게 애플 제품이든,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든, 유니콘 같은 존재의 ‘애플카’든 말이다. 

*The Macalope는 MacWorld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외부 필자다. The Macalope가 비판하는 대상에는 MacWorld도 포함된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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