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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전통과 신기술의 결합” 테니스 코드에 부는 IT 바람

Thor Olavsrud | CIO 2023.05.18
테니스는 다른 종목에 비해 기술 기반 훈련이 발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제테니스연맹은 마이크로소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제 테니스 대회 ‘빌리 진 킹 컵(Billie Jean King Cup)’에 출전하는 선수의 기량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 
 
빌리 진 킹 컵에서 활용된 데이터 분석 도구 ⓒ 마이크로소프트

수백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테니스는 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스포츠이다. 다른 종목에선 데이터와 분석을 활용하여 선수 모집, 훈련, 대회 준비, 경기 중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방법, 경기 후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테니스연맹(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 ITF)의 IT 담당 이사인 매트 펨블은 “테니스는 전통적인 스포츠로서 깊은 뿌리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니스는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빠르게 수용한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니스 업계는 혁신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었고, 나름 전자 라인 판정, 스마트 라켓과 스마트 팔찌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기술은 선수가 라켓을 얼마나 빨리 휘두르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긴 했지만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바로 수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ITF의 과학 및 기술 책임자인 제이미 카펠-데이비스는 “기존의 기술로는 선수가 휘두른 샷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아니면 그 샷을 칠 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다른 상황을 알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심판의 도구 VAR, 선수 분석 플랫폼으로 진화하다 

2000년대 초반, ITF는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스(Hawk-Eye Innovations, 소니 스포츠의 자회사)와 협력해 컴퓨터 비전 기술을 본격 도입했다. 이 기술은 여러 대의 고속 카메라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공의 위치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는데, 2003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와 2007년 윔블던에서 첫선을 보였다. 현재는 VAR 같이 심판을 보조하는 도구로 테니스 공이 라인에서 넘어갔는지 확인할 때 자주 쓰인다.

카펠-데이비스는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스 기술은 기본적으로 라인 안으로 들어가는지 밖으로 나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공을 추적하는 기술이 있는 덕에 선수가 공을 얼마나 빨리 치는지, 어디에서 공을 쳤는지, 어디에 공이 떨어지는지 확인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ITF는 경기를 판정하는데 이러한 풍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활용했지만, 막상 선수들은 이런 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2021년 ITF는 경기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빌리 진 킹 컵(Billie Jean King Cup, BJK 컵)을 위한 경기 인사이트 플랫폼을 구현했다.

BJK 컵은 매년 16개 국가 대표팀이 출전하여 최고의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여성 스포츠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례 팀 대회이다. 남성 선수끼리 경쟁하는 데이비스 컵(Davis Cup)과 거의 유사하며, 팀 주장이 경기 중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테니스 대회이면서 경기 중간에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선수들의 경기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능력은 BJK컵에서는 중요하다. 

ITF가 새로 만든 플랫폼은 공을 추적하는 카메라와 3D 레이더 시스템을 사용하여 코트 내 경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해당 데이터는 애저(Azure)로 전송되어 실시간 점수 데이터와 결합되며 서브 패턴, 리턴, 코트 내의 선수 움직임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팀 주장에게 지급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디바이스의 대시보드로 전달된다. 

펨블은 “우리는 이러한 데이터를 사용하여 선수, 코치, 팀, 경기의 무대 뒤에서 관련된 모든 사람을 지원할 방법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BJK 컵은 코트 밖에서 직접 코칭을 하는 것을 허용했고, 덕분에 팀 주장은 ITF의 플랫폼이 제공하는 인사이트를 경기 중에 특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카펠-데이비스는 “경기 중에 실시간 데이터가 계속해서 제공되며, 각 팀은 준비한 작전이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전을 개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로 구현하는 경기력 향상

ITF는 마이크로소프트 및 BJK 컵 참가팀과 긴밀히 협력하여 분석 및 시각화를 보여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보통 테니스 경기에서 선수를 교체할 때 작전을 내릴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분 정도다. 이런 짧은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을 제시한 셈이다. 

카펠-데이비스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무엇이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해당 분석 도구는 시각적 효과가 매우 뛰어나며 맞춤 설정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분석 도구는 서브 배치와 리턴을 표시하여 주장과 선수들이 패턴을 식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또 선수들이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어떻게 리턴 하는지 표시할 수도 있다. 작년 결승전 이후 ITF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랠리의 세 번째 샷을 시각화하는 데 특화된 ‘서브 플러스 원(serve plus one)’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카펠-데이비스는 경기 도중이 아니더라도 경기 전과 후에 팀에게 가치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에는 상대방의 강점, 약점 및 성향을 파악하여 경기 계획을 수립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경기력 분석으로 효과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다음 경기에서 개선할 수 있는 점에 대한 인사이트를 파악하는 것이다. 

ITF가 만든 분석시스템은 특정 코트에 맞게 보정된 4~12대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는 BJK 컵 결승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클레이 코트에서는 전자 라인 판정 시스템을 잘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를 이용한 이번 플랫폼을 적용할 수 없다.

카펠-데이비스는 “테니스 코트 크기는 경기장마다 동일하지만 실제로 라인은 항상 같은 위치에 있지 않고 미세하게 다르다. 따라서 시스템을 라인의 실제 위치에 맞게 보정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지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코트가 완벽하게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수동으로 매핑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데이터 분석 기술은 BJK 컵 안에서만 적용할 수 있지만, 펨블과 카펠-데이비스는 비슷한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더 늘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카펠-데이비스는 “테니스 경기에서 혁신과 코칭은 다소 느리게 천천히 발전해 왔으며, 이번 대회는 높은 수준의 코칭과 코칭에 필요한 좋은 정보가 경기를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했다.

펨블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요구사항은 이미 존재했으며, 가장 큰 토너먼트인 그랜드 슬램과 세계 선수권 대회, 데이비스컵과 빌리 진 킹 컵에서 비슷한 변화를 더욱 원하고 있다고 본다. 꼭 세계권 대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어 한다. 현재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은 2~3년 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이런 기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AI 기반 카메라 추적 시스템 전반에서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데이터 처리 및 분석 생성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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