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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미디어 신성, 지금은…" 뉴스 매체 바이스, 파산 보호 신청

허은애 기자 | ITWorld 2023.05.16
미국 온라인 미디어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가 15일 챕터 11 파산을 신청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날카롭고 독특한 뉴스를 생산한 바이스는 한때 자산 가치가 57억 달러로 평가되어 IPO를 계획하기도 했다. 

바이스 미디어는 15일 아침 뉴욕 남부 지부의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1 파산은 악성 부채가 과도한 경우, 기업을 폐쇄하고 자산을 매각해 수익금을 채권자에게 분배하는 챕터 7과는 상당히 다르다. 
 
ⓒ VICE / Facebook

챕터 11 파산 보호는 기업을 재조직하고 부채 상환 계획을 수립해 부채 해결 협상을 원만히 진행하고 법원의 승인을 받는 과정이다. 챕터 11 파산 보호가 수리되면 퇴거, 압류, 지급 요청 등의 채권 징수 행위가 중단된다. 모든 부채가 탕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각 압박 없이 계속 운영할 수 있고 저당 잡힌 자산을 매각할 수도 있다. 

채권자인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과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먼로 캐피털은 바이스 미디어를 2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017년 자산 가치의 5%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재무 보고에 따르면 바이스의 부채는 약 8억 3,400만 달러다. 매각 과정에는 적어도 수 개월이 걸리는 만큼, 바이스는 2,000만 달러 이상 자금을 조달해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 

바이스 공동 CEO인 브루스 딕슨과 호지파 로칸드왈라는 "법원이 감독하는 매각 절차를 통해 바이스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다. 자본 구조를 단순화하고 새로운 경영자 아래에서 부채 부담 없이 운영할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소속 플랫폼에서 계속 콘텐츠를 만들고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버즈피드 뉴스가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버즈피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버즈피드 인력의 15%를 감원하는 과정에서 버즈피드 뉴스 편집국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MTV 뉴스도 모기업 파라마운트의 25% 감원 계획 일부로 폐쇄됐다. 편집국 폐쇄는 피했지만 인력 감축을 단행한 미디어는 더 많다. 복스(Vox), 인사이더(Insider), 워싱턴 포스트 등 전통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가리지 않고 정리해고에 나선 상황이다. 

버즈피드 뉴스 편집장 벤 스미스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다. 버즈피드 뉴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함께 부상했지만, 독자들은 페이스북이나 버즈피드로 새 소식을 듣는 것에 질리기 시작한 것 같다. 처음에는 참신하고 새롭게 여겨졌지만 2016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온라인 뉴스에 대한 거부반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라고 분석했다. 

1994년 설립된 바이스는 주류 문화나 미디어에 반감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폭스와 디즈니 등 기존 미디어 기업의 투자도 받았다. 그러나 바이스의 파산 신청을 미디어 사업이나 온라인 뉴스 매체의 황혼기의 신호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바이스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매각을 계획하고 있었다.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또한 영상 콘텐츠 전환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직장내 성추행과 임금 불평등 문제 그리고 설립자 셰인 스미스가 구축한 남성 위주의 폐쇄적 경영 문화를 개선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바이스 미디어는 올해 초 이미 한 차례 정리해고를 단행한 상태다. 몇 주 전에는 TV 프로그램인 바이스 뉴스 투나잇(Vice News Tonight)과 바이스 월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고 편집국을 폐쇄하기도 했다. 

바이스는 계속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날 가능성 또한 열어두고 있다. 챕터 11 파산 보호 과정에서 새로운 입찰자가 나타난다면 현재 합의된 2억 2,500만 달러 이상에 매각될 수도 있다. 바이스 미디어는 리파이너리29, 패션잡지 iD 등의 여러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erin_hu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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