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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이 ‘겁주기 게임’인 이유

Jared Newman | TechHive 2023.05.26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계정 공유에 대한 새로운 룰을 강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 Hannah Cowton/Foundry

넷플릭스가 집 이외 장소에서 자주 영상을 보는 사용자를 차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실제로 언제부터 이런 조치가 시행되는지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여전히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 계정을 공유하는 사용자는 이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을 수 있다. 별도의 계정을 만들던가 추가 비용을 내라는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일부 지역에서 수개월간 테스트한 후에 현재는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런 조처를 하고 있다. 단, 이를 '단속(crackdown)'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엄밀히 말해 계정 공유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단지 조금 더 귀찮아졌을 뿐이다.
 

"공유하려면 요금 더 내라"

넷플릭스의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집을 벗어난 다른 이와 계정을 공유하는 것은 명백하게 계약 위반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멀리 대학을 다니고 있다면, 해당 자녀는 별도의 계정을 만들어 유료 가입하거나 계정 공유에 따른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런 유료 공유 요금제는 미국을 기준으로 월 8달러다. 표준 요금제(월 15.49달러) 계정 소유자는 1명, 프리미엄 요금제(월 19.99달러)의 경우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기존에 계정을 공유해 오다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는 사용자를 위해 프로필 전환 툴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시청목록과 추천목록 등을 유지한 채 자신의 계정을 가질 수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을 공유하는 사용자를 가려내기 위해 IP 주소와 기기 ID는 물론 계정내 활동 같은 것을 모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장기 출장이나 별장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를 위해 보완책도 마련했다. TV 기기에서 도움말(Help) > 넷플릭스 가구 관리(Manage Netflix Household)로 이동한 후 집의 위치를 설정하거나 업데이트하면 된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코드를 받아 인증하면 변경 작업이 완료된다. 일반적인 여행의 경우 사용자는 일정 기간 동안(넷플릭스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았다) 어떤 경고 메시지도 받지 않고 넷플릭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TV에 대한 제한도 없다.

반면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여러 개 쓰는 사용자는 이 정책의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넷플릭스의 도움말 사이트를 보면, 이들 네트워크 중 하나에만 사용자의 넷플릭스 시청가구로 '간주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넷플릭스 페이월의 균열

만약 넷플릭스의 새 계정 공유 관련 규정을 어겼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넷플릭스의 대변인 모모 조 역시 현 시점에서는 계정 공유가 의심되는 사용자를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고 인정했다. 계정 공유 상용자들에게 '선택의 시간'을 준다는 의미다. 계정 공유자에 대한 직접적인 서비스 차단 조치가 언제 시행되는지에 대해 그는 명확한 시기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확실치 않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로만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이들을 언제 차단할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에서의 모바일 계정 공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지만, 일부 다른 국가 사용자는 TV를 제외한 다른 기기에서 제한 없이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정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은 그 자체로 또하나의 계정 공유 '꼼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이 위치를 변경하는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가 의심되는 사용자를 제한하기 시작하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 구성원은 공유 이메일을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인증 코드를 받아 입력하면 된다.
 

계정 공유 제한 그 이후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계약 조건을 우회하는 꼼수를 쓰라는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넷플릭스는 동시 시청 만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제한해 왔다. 이것이 계정 공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해도 이 방식은 누구나 쉽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이었다. 반면 시청 위치에 따라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많은 질문과 혼란으로 이어졌고 고려해야 할 온갖 예외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정상적인 사용자조차 불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 차단 조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적용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쟁자들이 이미 즐비하고 경쟁사 누구도 계정 공유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가운데, 넷플릭스 역시 정상적인 사용자의 분노를 사서 거대한 역풍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심지어 넷플릭스는 정책 혼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후 미국내 새로운 계정 공유 정책의 시행을 한차례 연기한 전력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곧,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계정 공유 문제를 관대하게 대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 차단 같은 가혹한 수단 시행하는 데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넷플릭스의 새 계정 공유 대응책의 최종적인 목표가 구독 수익을 조금 더 올리는 것 정도라면, 사실 이런 '공포 전술'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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