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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전세계 IT 스타트업

Galen Gruman | Computerworld 2020.04.23
약 1달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봉쇄 조치가 시행되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케터 등 이미 디지털 방식의 업무 환경에 익숙한 IT 기업의 직원 대부분은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덕분에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IT 스타트업의 요람은 얼핏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 GettyImagesBank

그러나 전세계 IT 스타트업이 참여한 새로운 설문 조사 결과, 상당수가 비즈니스 중단으로 인해 몇 개월 내에 자본금이 동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IT 스타트업과 이들을 지원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글로벌 정책 자문 기업인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은 2020년 3월 전세계 50개국의 1,070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표면적인 운영에는 큰 영향 없어

스타트업 지놈의 설문 결과를 보면, IT 스타트업의 운영은 지금까지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많은 직원이 재택 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영과 별개로 설문에서 드러난 스타트업의 재무 및 시장 상황은 심각하다. 투자자들이 돈을 풀지 않는 것은 물론 체결한 텀 시트(term sheet, 계약 및 투자조건이 담긴 문서)까지 취소하고 있는 데다, 스타트업의 주 고객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어 중장기적인 혁신 시장 역시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기업 지향 스타트업의 타격이 더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IT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각 시장별로 그 양상은 다양하다. 비율을 보면 팬데믹으로 인해 사업을 중단한 대기업의 수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적다. 그러나 66%에 이르는 많은 기업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소매업체, 물류업체, 농업 및 식품 가공업체, 민간 부동산 업체, 제조업체, 의료기관 모두 어느 정도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기업 시장에 초점을 두는 스타트업이 받는 영향의 차이는 이들의 매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팬데믹 이후 매출이 증가한 26%의 IT 스타트업을 보면 소비자 지향의 업체가 기업 지향 업체에 비해 3배 더 많다. 또한 대기업에 초점을 둔 스타트업이 중소기업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는 스타트업에 비해 사업에 큰 매출 감소 타격을 입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스타트업 지놈의 최고 혁신 책임자인 아노비오 모렐릭스는 대기업은 빠르게 비용을 줄이는 반면, 격리 상태인 소비자들은 소비 패턴을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로 전환하고, 이것이 다른 분야에 비해 IT 스타트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PwC 보고서를 보면 4월 초 설문에 참여한 313명의 미국 CFO 중 약 절반은 수익 기회 손실과 높아진 비즈니스 비용으로 인해 2020년에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되면서 IT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CFO들은 IT 비용 감소(54%)보다 설비/일반 비용 감소(82%), 직원과 하도급 인력을 포함한 인력 감축(67%) 또는 운영 비용 감소(55%)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 컨설팅 업체 얀코 어소시에이츠(Janco Associates)는 2020년 미국의 IT 일자리가 여전히 늘어나 9만 5,400개의 IT 일자리가 신규로 생기면서 미국의 총 IT 일자리 수가 37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의 신규 IT 일자리 수는 9만 200개였다.

그러나 설문 결과를 보면, 2020년에 기업의 IT 투자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해도 IT 스타트업이 얻을 수 있는 기업 시장의 기회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생존 여력 없는 IT 스타트업 다수

대상 시장을 불문하고 IT 스타트업의 약 2/3은 9월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0%는 4월, 31%는 6월, 24%는 9월이 생존 한계선이다. 나머지 중에서 21%는 2021년 3월이 한계이며, 1년 이상 생존할 여력이 있는 스타트업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설문 대상 스타트업 중 절반은 팬데믹이 닥치기 전부터 벤처 캐피털을 비롯한 자금 유치를 시도해왔다. 투자금을 찾고 있는 이들 기업 중 1/3은 텀 시트에 서명했거나 구두로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이렇게 공식적, 비공식적 텀 시트를 체결한 사례 중 1/3은 현재 투자가 취소되거나 투자자로부터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절반 가까이는 자금 유치 과정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투자 취소, 동결, 지연으로 인해 투자금을 찾던 스타트업의 2/3가 현재 보유한 자금이 바닥나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모렐릭스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닥친 첫 2개월 동안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5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유럽과 북미보다 2개월 먼저 확진자가 폭증하고 봉쇄령이 내려졌다. 설문을 실시한 시점에 유럽과 북미는 위기가 닥친 첫 달이었으므로 설문 결과에 유럽과 북미의 실제 투자금 감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금을 받기가 어려워지는 것과 동시에 기술 스타트업의 수익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1/4이 넘는 26%가 팬데믹 이후 60%~100%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26%는 팬메딕 중에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IT 스타트업의 비용 절감 방법

스타트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존 기간(벤처 캐피털 시장 용어로 “런웨이”)을 늘리기 위해 인력을 줄이고 있다. 아직 직원 감축을 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5%에 불과하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9%)가 최대 20%의 인력을 해고했고, 21%는 40%, 14%는 인력의 60%를 해고했다. 또한 모든 직원을 해고했다는 응답자도 12%에 달했다.

물론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만 하는 것은 아니다. IT 스타트업은 런웨이를 늘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비용을 줄이는 중이다.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의 경우 북미나 유럽에 비해 절감 폭이 작지만 비용 절감을 시작한 시기는 북미, 유럽에 비해 몇 주 빠르다. 이는 중국과의 지리, 비즈니스 근접성으로 인해 위험을 더 뚜렷하게 체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한된 지원금

수백만 기업과 함께 수천만, 수억 명의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IT 스타트업은 모든 기업에 제공되는 한정된 구제 금융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지놈 설문 결과 IT 스타트업의 38%는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문 참여 업체 중 46%는 현재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16%는 곧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IT 스타트업이 도움을 받는다면 어떤 도움을 원할까? 스타트업 지놈 설문에서는 재정 보조금이 29%로 가장 많고, 그 외의 투자 촉진을 위한 조치(18%), 임금 지원 등 직원 보호 지원(17%), 대출(12%) 순이었다. 즉, 팬데믹의 영향을 받는 모두가 그렇듯이 IT 스타트업도 생존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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