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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아이폰 XS 맥스는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다

Leif Johnson 2018.12.13
아이패드 미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2015년 이후 애플이 아이패드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레딧(Reddit) 같은 게시판에서는 5세대 아이패드 미니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이 섞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를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애플은 이미 최신형 아이패드 미니를 공개했다. 단지 그 이름이 아이폰 XS 맥스(iPhone XS Max)일 뿐이다.

아이폰 중 가장 큰 제품에 넓은 베젤이 들어가 있었던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필자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약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2010년에 아이패드 미니는 거대한 아이폰에 불과하다는 농담이 있었는데, 아이폰 XS 맥스의 등장으로 아이폰이 작은 아이패드라는 것이 더 정확해졌다.

무엇보다 애플은 여전히 아이패드 미니를 “거침없는 성능과 가능성을 당신 손안에 쥐어준다”고 표현한다. 또 “결코 미니스럽지 않은 파워”를 제공한다고도 한다. 가볍고 얇다는 표현은 솔직히 3년이나 되고 A8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399달러인 구형 아이패드 미니가 아니라 애플의 스타 아이폰을 설명하는 말 같다.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이폰 XS 맥스는 6.5인치인 반면, 아이패드 미니 4는 7.9인치다. 아이패드 미니 4가 여전히 1인치 이상 크지만, 이것이 아이폰 XS 맥스 대신 아이패드 미니를 선택해야 할 분명한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비교는 디바이스의 전체 크기를 비교하면 조금 더 복잡하다. 아이폰 XS 맥스의 전체 크기는 157.5mmx77.4mm인데, 아이패드 미니 4는 203.2mm x 134.8mm다. 즉 아이패드 미니 4의 전체 크기는 아이폰 XS 맥스의 거의 2배인 아마존 킨들 페이퍼화이트(Amazon Kindle Paperwhite)와 가깝다.
 
ⓒ APPLE

계속 비교해보자. 아마존은 킨들 페이퍼화이트를 업무용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아이폰 XS 맥스와 아이패드 미니 4도 마찬가지다. 두 디바이스의 화면 속 키보드는 오래 사용하기에는 너무 작고, 애플 펜슬이 지원되더라도 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엔 작은 크기다.  “컴퓨터란 무엇인가(What’s computer)” 광고에서 애플은 아이패드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이런 작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미디어 소비를 위해서는 아이패드 미니 다음이 제품으로 아이폰 XS 맥스가 나쁘지 않다. 충분히 별도의 디바이스 2대를 보유할 필요를 없애준다고 생각한다. 

문명 VI 같은 복잡한 전략 게임을 하기에도 편했고, 어젯밤에는 소파에 앉아서 넷플릭스로 데어데블 에피소드 3개를 봤지만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형 태블릿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킨들도 필요 없다. 아이폰 XS 맥스를 가로로 들고 있으면 킨들보다 책을 읽기가 더 좋았다. XS 맥스의 사랑스러운 OLED 디스플레이 덕분에 하면이 매우 깨끗해 실제 책을 읽을 때의 경험과 훨씬 유사했다.

그리고 물론 아이폰 XS 맥스는 아이패드 미니 4보다 훨씬 빠르다. 단, 아이패드 미니의 세대를 생각하면 성능 비교는 좀 무리가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 4의 카메라를 강조했을 때, 이 디바이스는 정말 아이폰처럼 보였다. ⓒ APPLE

일을 해야 할 때도 아이폰 XS 맥스가 아이패드 미니만큼 유용하다. 사실 아이폰 XS 맥스를 사용하면서 아이패드보다 아이폰을 업무에 더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고스트(Ghost)의 존 오노란은 트위터를 통해서 맥북 프로가 망가졌지만 아이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필자가 이 기사의 초안도 바로 그렇게 작성했다. 어디에 있든 애플의 얇은 매직 키보드 2(Magic Keyboard 2)나 사랑해 마지않는 로지텍 K810을 연결하기만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단, 이렇게 일할 때 그리운 것 하나는 아이패드의 스플리트 뷰(Split View) 멀티태스킹이다. 원고 개요나 초안을 작성할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만일 애플이 이 기능을 아이폰에도 적용한다면, 심지어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할 때만 지원한다 하더라도, 정말 아이패드를 다시 사용하진 않을 수도 있다. 루머처럼 애플 펜슬이 아이폰도 지원하게 된다면 더 좋겠지만, 아이폰 사용할 땐 애플 펜슬이 많이 그립진 않다.


가격은 유인책이 아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항상 애플의 태블릿 제품군에서 좀 애매했고, 지난 3년간 아이패드 미니 신형이 나오지 않은 것이 별로 놀랍진 않다. 2013년 초 필자는 아이패드 미니가 애플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요소라고 지적했는데, 당시에도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를 단 329달러에 판매했었다.

애플의 신형 9.7인치 아이패드와 동일한 가격이다(280달러로 할인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놓더라도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진 않을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주요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언제나 가격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요한 점이다. 

신형 9.7인치 아이패드는 대형 디바이스이지만 거대한 정도는 아니다. 거의 완벽하다고도 할 수 있다. 1세대 아이패드 프로만큼 빠르며, 화면 속 키보드든 키보드 케이스든 타이핑이 편하다. 애플 펜슬을 사용하기에도 충분히 커서 자료를 읽거나 메모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제품이다. 아이패드 미니와 달리 이 정도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아이폰 외에 추가로 디바이스를 사기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지난해 Macworld 칼럼에서 댄 모렌이 지적했던 것처럼 “아이패드 미니는 애플에게 수익이 높지 않은 제품이었으며, 이제 애플은 9.7인치 아이패드를 아이패드 미니만큼의 가격으로 판매한다. 따라서 아이패드 미니는 더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기다림은 계속된다

아이패드 미니가 돌아온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지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애플과 관련된 정확한 예측으로 유명한 애널리스트 밍치궈는 지난 10월에 조만간 신형 아이패드 미니를 보게 되리라 전망한 바 있다. 또, 지난 10월 30일 아이패드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왜일까? 거대한 아이폰은 넓이는 아니라도 길이는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하고, 단순한 미디어 소비자들보다 예술가 및 전문가들을 목표로 한 저렴한 아이패드가 나온 상태에서 아이패드 미니는 혁신이라기보단 정리해고처럼 느껴진다. 애플이 아이패드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달성하기엔 너무 작고 아이폰 XS 맥스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기엔 너무 크다.

마침내 애플이 각 제품의 역할을 찾은 모양새라 그 어느 때보다 더 아이패드 미니의 존재감이 낮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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