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1'을 발표했다. 작업 표시줄과 시작 메뉴가 화면 중앙 아래에 배치됐고 아이콘이 동글동글하게 바뀌었다. 안드로이드 앱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설치 최소사양이었다. 웹사이트 시스템 사양 안내와 파트너사를 위한 문서 내용이 달라 해석이 분분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높은 사양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상황이 정리됐지만, 새 윈도우를 내놓을 때마다 반복되던 '신형 PC를 더 팔려는 수작'이라는 의심이 확산했다. 현재는 보안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새 윈도우는 단순한 운영체제의 교체가 아니다. PC 하드웨어 업계는 물론 개발자, 기업 관리자, 일반 사용자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먼저 앱을 만드는 개발자는 '윈도우 앱 SDK'에 주목해야 한다. Win32와 WinRT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SDK와 API 모음으로 넘어간다는 신호다. 네이티브 사용자 프레임워크는 '윈UI 3.0'으로 바뀐다. 둥근 모서리, 새로운 글꼴 등을 쓸 수 있다. 새로 공부해야 할 것이 늘어났지만, 보상이 파격적이다. 매출 일부를 떼가는 애플, 구글과 달리 윈도우 스토어는 수수료가 없다.
MS, 차세대 윈도우 11 공식 발표… "웹 위젯 추가, 안드로이드 앱 지원"
새 PC 운영체제 윈도우 11 핵심 FAQ
윈도우 11 최소 사양 확인하기 "윈도우 10보다 엄격"
윈도우 11 다운로드하고 한발 먼저 시험하는 방법
윈도우 11 업그레이드에 TPM이 필수인 이유
개발자가 알아야 할 윈도우 11의 변화와 의미
즉석 리뷰 | 윈도우 11의 첫인상 "익숙한 형태에 더 개인화된 UI 담겼다"
글로벌 칼럼 | 윈도우 11 공개는 MS 역사상 가장 어설픈 신제품 발표
둘째, 기업 관리자 입장에서 윈도우 11은 '마지막 윈도우'라는 약속에 대한 파기이자 새로운 관리 포인트의 추가를 가리킨다. 유지보수 업무를 둘러싼 방정식이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일단 윈도우 10은 2025년 10월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시간을 벌었다. 윈도우 11 기술 지원 기간은 버전에 따라 일괄 6개월씩 늘어났고, WSUS, WUfB 등 현재 사용하는 서비스 툴은 윈도우 11에서 그대로 쓸 수 있다. 아마도 가장 반가운 소식은 이것이다. 업그레이드가 연 1회로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 일단 최신 PC가 아니라면 윈도우 11 최소 사양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호환성 체커' 앱은 무심히 결과를 뱉어낼 뿐 윈도우 11을 설치할 수 없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일부 버전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만 설치, 로그인할 수 있어 정서적 역린을 건드린다. 끝이 아니다. 윈도우 11을 설치한 후에는 손이 중앙에 위치한 작업 표시줄 대신 무의식적으로 왼쪽 구석을 찾는 인지 부조화를 겪게 된다. 왼쪽으로 보내는 설정을 한 후에야 마음의 평화를 조금 되찾을 수 있다.
'마지막 버전이라던' 윈도우 10에 이어 윈도우 11이 등장한 이유
"무엇이 달라지나?" 기업 IT 관리자가 알아야 할 윈도우 11 라이선스와 배포 주기 변화
맥OS에도 반영되길 바라는 윈도우 11의 5가지 기능
윈도우 11에서 바로 잡아야 할 윈도우 10 최악의 실수 9가지
How-To : 윈도우 11 작업 표시줄, 윈도우 10처럼 왼쪽으로 돌려보내기
글로벌 칼럼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1로 애플에 직격탄을 날리다
글로벌 칼럼 | 윈도우 11로의 길고 긴 이주 과정
글로벌 칼럼 | 윈도우 11 업그레이드 막힌 그대, 크롬 OS로 오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을 공식 발표했지만, 사실은 이제 첫 빌드가 나왔을 뿐이다. 연말 정식 버전 공개까지 더 다듬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호환성 체커 앱의 거절에 마음이 크게 상했다면 '나도 필요 없다'고 먼저 거절할 수 있도록 하나쯤 대안을 쥐고 있는 것도 좋다. 바로 크롬OS, 더 정확히 말해 '클라우드레디 OS(CloudReady OS)'다. 실제로 크롬OS 애호가들은 지금이 크롬OS로 넘어 올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어차피 윈도우는 구독제로 갈 테니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손절하라고 속삭인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