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토픽 브리핑 | '낯선 익숙함, 노련한 어설픔' 윈도우 11을 둘러싼 기대와 혼란

박상훈 | ITWorld 2021.07.09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상반된 단어를 붙여 놓으면 의외의 공기가 만들어진다. '운명의 데스티니' 같은 말장난은 직면한 눈앞의 위기에 '피식' 웃을 수 있는 탈출구가 되고, '낯선 익숙함', '노련한 어설픔' 같은 표현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잘 다듬어진 것과 어이없는 실수가 뒤섞인 기묘한 상황을 잘 설명한다. 윈도우 11에는 후자가 어울린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이 중단된 윈도우 10X를 빼닮아 '김빠진' 운영체제인 데다 평소의 마이크로소프트답지 않게 마케팅 메시지가 뒤죽박죽이다. 이쯤 되면 '혼돈의 카오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1'을 발표했다. 작업 표시줄과 시작 메뉴가 화면 중앙 아래에 배치됐고 아이콘이 동글동글하게 바뀌었다. 안드로이드 앱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설치 최소사양이었다. 웹사이트 시스템 사양 안내와 파트너사를 위한 문서 내용이 달라 해석이 분분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높은 사양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상황이 정리됐지만, 새 윈도우를 내놓을 때마다 반복되던 '신형 PC를 더 팔려는 수작'이라는 의심이 확산했다. 현재는 보안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새 윈도우는 단순한 운영체제의 교체가 아니다. PC 하드웨어 업계는 물론 개발자, 기업 관리자, 일반 사용자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먼저 앱을 만드는 개발자는 '윈도우 앱 SDK'에 주목해야 한다. Win32와 WinRT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SDK와 API 모음으로 넘어간다는 신호다. 네이티브 사용자 프레임워크는 '윈UI 3.0'으로 바뀐다. 둥근 모서리, 새로운 글꼴 등을 쓸 수 있다. 새로 공부해야 할 것이 늘어났지만, 보상이 파격적이다. 매출 일부를 떼가는 애플, 구글과 달리 윈도우 스토어는 수수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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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기업 관리자 입장에서 윈도우 11은 '마지막 윈도우'라는 약속에 대한 파기이자 새로운 관리 포인트의 추가를 가리킨다. 유지보수 업무를 둘러싼 방정식이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일단 윈도우 10은 2025년 10월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시간을 벌었다. 윈도우 11 기술 지원 기간은 버전에 따라 일괄 6개월씩 늘어났고, WSUS, WUfB 등 현재 사용하는 서비스 툴은 윈도우 11에서 그대로 쓸 수 있다. 아마도 가장 반가운 소식은 이것이다. 업그레이드가 연 1회로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 일단 최신 PC가 아니라면 윈도우 11 최소 사양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호환성 체커' 앱은 무심히 결과를 뱉어낼 뿐 윈도우 11을 설치할 수 없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일부 버전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만 설치, 로그인할 수 있어 정서적 역린을 건드린다. 끝이 아니다. 윈도우 11을 설치한 후에는 손이 중앙에 위치한 작업 표시줄 대신 무의식적으로 왼쪽 구석을 찾는 인지 부조화를 겪게 된다. 왼쪽으로 보내는 설정을 한 후에야 마음의 평화를 조금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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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을 공식 발표했지만, 사실은 이제 첫 빌드가 나왔을 뿐이다. 연말 정식 버전 공개까지 더 다듬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호환성 체커 앱의 거절에 마음이 크게 상했다면 '나도 필요 없다'고 먼저 거절할 수 있도록 하나쯤 대안을 쥐고 있는 것도 좋다. 바로 크롬OS, 더 정확히 말해 '클라우드레디 OS(CloudReady OS)'다. 실제로 크롬OS 애호가들은 지금이 크롬OS로 넘어 올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어차피 윈도우는 구독제로 갈 테니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손절하라고 속삭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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