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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실패, 좌절

Mark Hachman | PCWorld 2021.01.04
대부분 실제 세계와 등지고 집콕 생활을 하는 한 해 동안 IT와 이를 개발하는 IT 업체는 큰 영향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인데, 많은 사용자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엑스박스 게임기를 애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전반적으로 좋은 한 해였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제품 개발이 중단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듀얼 스크린이란 야심 찬 목표를 조정해야 했다. 서피스 듀오는 소문만 무성했지 결국 실제 판매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실패, 좌절의 순간을 정리해 보았다. 
 

서피스 프로 7 : 성공 

 
ⓒ Microsoft

어떤 이유에서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제품군을 생각하면, 자신의 작품을 검사하는 이발사가 떠오른다. 여기를 다듬고 저기를 쳐내면 끝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7도 마찬가지로 해마다 내부를 업그레이드하지만, 성공을 반박하기는 어렵다. 경쟁 제품 대부분이 시장을 포기하면서 궁극의 윈도우 태블릿 자리는 서피스 프로 7이 차지했다.
 

서피스 네오, 윈도우 10X, 듀얼 스크린 : 실패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태블릿은 여전히 엄청나게 보수적인데,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바뀐 부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듀얼 스크린 서피스 네오(Surface Neo)로 큰 꿈을 꾸고 있다. 윈도우 10X는 본래 서피스  네오의 기반이 되는 듀얼 스크린 운영체제가 될 계획이었다.

서피스 네오는 멋져 보이지만 2020년에 출시되지는 못했다. 공식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네오를 ‘적절한 순간’이 올 때까지 미뤘다. 이미 듀얼 스크린 PC 시장의 때가 지났을까? 윈도우 10X, 즉 듀얼 스크린 PC 시장을 주도했어야 할 듀얼 스크린 OS는 그저 윈도우 10의 단순화 버전으로 크롬북이란 가상의 적을 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무모한 공격 중 하나가 될 것인가? 듀얼 스크린 PC의 전성기는 알 수 없지만, 두 번째 질문의 대답은 ‘그렇다’인 것 같다.
 

ARM 기반 윈도우 : 좌절 

 
ⓒ Microsoft

필자는 진심으로 AMR 기반 윈도우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며, 인텔과 AMD, 퀄컴의 경쟁 구도 덕분에 가격, 성능,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ARM 기반 윈도우는 부진했다. 퀄컴이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큰 발전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한 가지 성과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침내 ARM 기반 윈도우용 64비트 x86 에뮬레이터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제 이들 앱을 ARM 하드웨어에서 구동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에뮬레이션이 모든 앱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게다가 PCWorld 테스트에서 애플의 자체 M1 ARM 칩과 비교하여 성능이 떨어졌다. 서피스 디바이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ARM 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서피스 랩톱 고 : 성공 

마이크로소프트의 14인치 ‘가성비’ 디바이스 서피스 랩톱 고(Surface Laptop Go)는 꽤 괜찮았다. 필자는 리뷰하면서 1080p 이하의 화면은 실망스럽다고 생각했지만, 테스트의 목적이었을 뿐 필자의 가정이 틀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나은 제품을 내놓을 여지는 많다. 필자는 여전히 14인치 또는 15인치에 8GB RAM과 256GB SSD를 탑재하고 약 700달러 수준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기대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류 시장을 위한 노트북 설계 노력은 박수 받을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듀오 : 실패 

 
ⓒ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접이식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핫’한 모바일 디바이스라고 내세우며 2019년 프리뷰를 수많은 IT 미디어가 보도하도록 했으며, 이런 과대포장을 거의 1년 뒤에 실제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유지했다. 하지만 어떤 전략도 성공하지 못했다. 서피스 듀오는 버그투성이 1,400달러짜리 디바이스로 출시되어 대실패를 하고 만다. 

좀 더 공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듀오가 추구했던 듀얼 스크린이란 비전은 효과가 있었다. 2개의 디스플레이로 PC 사용자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서피스 듀오의 성공을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앱 뿐만 아니라 모든 앱이 듀얼 스크린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더 포괄적인 비전, 향상된 카메라, 추가적인 개발 시간, 훨씬 낮은 가격 등이 필요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 : 좌절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다. 틱톡 사용자들은 미국 오클라호마의 털사에서 열린 선거 유세의 모든 초대장을 예약한 후 불참하는 것으로 트럼프에게 망신을 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앙갚음으로 트럼프는 틱톡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트럼프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손을 떼고 만다. 대신에 오라클과 월마트가 인수자로 떠올랐으며, 이후 인수와 매각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틱톡 금지 자체가 어중간하게 끝나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 크로미움 기반 엣지 : 성공 

 
ⓒ Urupong Getty / Microsoft

사람들이 실제로 새로운 버전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에 관심을 가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기존의 (EdgeHTML) 엣지 브라우저는 뛰어난 점(PDF 등)도 있었지만,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는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크롬 스토어에 있는 수천 개의 부가기능을 사용해 엣지 브라우저를 강화할 수 있다. 

게다가 엣지 엔지니어들이 브라우저를 잘 다듬고 단점을 보완해 상대적으로 간소화된 브라우저가 탄생했다. 컬렉션 기능과 새롭게 통합된 쿠폰 기능 등이 연말연시의 쇼핑을 더욱 편하게 만들었다.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한 마이크로소프트 : 실패 

2020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기업이 피해를 입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유통 매장은 좋은 시절에도 그리 번창하지는 못했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암울한 일은 아니었다. 오프라인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일종의 베스트 바이 잡화점 같았으며,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모여 있었다. 일부 매장은 ‘경험 센터’로써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고객 만족 기복이 심한 기업에 있어서 유통 매장의 부재는 애플과 비교하여 고객 소통이 더 부족해 보이게 만든다. 현장 기술 지원도 함께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사용량 급증 : 성공 

 
ⓒ IDG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줌(Zoom) 화상회의가 주류로 자리잡자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도 이를 필사적으로 따라갔다. 팀즈는 그동안 스카이프의 부스러기를 치우는 쓰레받기 취급을 받았지만, 갑자기 협업 뿐만 아니라 화상회의를 위한 툴이자 교육을 위한 플랫폼이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우선 신속하게 팀즈를 무료화한 후 일련의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고 마지막으로 6월에는 공격적인 가을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캠페인은 7월의 또 다른  대대적인 업데이트로 이어졌고 새롭고 재미있는 ‘투게더(Together) 모드’도 포함되었다. 팀즈는 사용자가 설정하는 배경과 소회의실 기능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은 10월까지 하루 1억 1,500만 건으로 증가했다. 
 

계속 저평가되고 있는 코타나 : 실패 

2020년 2번의 윈도우 10 업데이트가 그다지 대단하지 않았지만, 코타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공평할지모르겠다. 코타나는 윈도우 10의 필수 요소에서 형편없는 경쟁력 손실로 고통받는 앱으로 진화했다. 코타나는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에 끼지도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사장 앤드류 슈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탓도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기술보다 코타나의 성격에 더 집착하고 있을까? 어쨌든 코타나가 컴퓨터가 생성한 이메일 요약처럼 실용적인 일반용 AI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타나 문제가 윈도우의 점진적인 침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 X : 성공 

 
ⓒ Microsoft

매장에서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만 빼면 엑스박스 시리즈 X가 분명 승자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PC 게임을 PC(와 마찬가지로 구하기 어려운 GPU)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분명 제대로 된 하드웨어이며, 그 가격대의  조립 PC보다 낫다.  

엑스박스 시리즈 X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을 로딩하는 동안 보여주는 모든 도입부를 없애고 몇 초 안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퀵 리줌 (Quick Resume)이다. 아직까지는 PC를 포함하여 다른 어떤 플랫폼도 제공할 수 없는 장점이다. 
 

믹서(Mixer)를 죽인 마이크로소프트 : 실패 

마이크로소프트의 소비자 전략은 짜증날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믹서(Mixer) 서비스 종료는 단순히 트위치, 그리고 유튜브와 비교해 사용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회를 놓쳤다. 필자가 경영진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e-스포츠 영역을 분리해 토너먼트에 투자하고 믹서를 통해 방송하고 유명 스트리머를 초청해 플레이하도록 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스튜디오를 계속 인수하면서 자사 IP 자산을 강화함과 동시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 같은 절대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떤 영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움직임과 무기력함 사이의 극단적인 대비 때문에 헷갈릴 지경이다.

PC/엑스박스용 엑스박스 게임 패스 : 성공 
 
ⓒ Brad Chacos/IDG

‘소니는 게임,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랫폼’ 그동안 게임기 시장 양대 업체의 상대적인 강점을 단순화한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자체 엑스박스 플랫폼의 강점과 이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내재된 하위 호환성 등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소비자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명실공히 최고의 가성비이자 현재 엑스박스와 PC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 패스(Game Pass)에 대한 설정이다. 월 14.99달러가 ‘게임계의 넷플릭스’ 구독 치고는 비싸 보이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AAA 게임부터 EA 게임과 유명한 독립 프로젝트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너무 많다. 게임 패스는 절대적인 추천 상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컨퍼런스 : 성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십 년 동안 업체와 사용자의 직접 만남 및 기자회견을 주선해 온 컴퓨텍스, CES, IFA 등의 대형 컨퍼런스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일부 컨퍼런스는 취소되거나 심각하게 축소되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컨퍼런스, 이그나이트(Ignite) 등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긴 프레젠테이션 대신에 무대와 홈 오피스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프레젠테이션이 가미된 집중적이고 유익한 컨퍼런스를 제공했다.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의 승리였다. editor@itworo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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