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은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시간이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네트워크 월드가 올해 IT 업계에서 정신 나간 짓, 엉뚱하거나 어리석은 짓을 한 사람들과 업체를 돌아보기로 했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2013년의 목불인견 사례들을 감상해 보자. editor@itworld.co.kr
판사에게 “사기꾼” 소리를 들은 특허 사냥꾼들
네트워크 프로텍션 서비스(Network Protection Services)라는 텍사스의 한 회사는 특허를 수집한 다음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다른 기업들을 특허 침해로 고소했다. 이 회사는 보안 업체 포티넷(Fortinet)을 고소하려 했는데, 사건을 맡은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 판사는 회사로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네트워크 프로텍션은 자신들의 특허 사냥 사업을 변호하는 대신 소송을 취하했다. 이들을 사기꾼으로 칭한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 소리를 들어 마땅한 네트워크 프로텍션을 꼴불견으로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킹으로 학생 회장을 노린 대학생
요즘 애들이란...아이가 엄마 아빠의 아이패드로 앵그리 버드를 즐기는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학교 선거를 조작한다면 그것은 곧 IT 업계의 꼴불견 사례가 되는 길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한 학생은 키로깅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750명 급우들의 투표 암호를 훔쳐 학생회장 선거에서 자신이 당선되도록 투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학생회장은 고사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신세로 전락했고, 더불어 이 목록에도 영광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AOL CEO, Patch.com 직원을 아무 이유 없이 해고
AOL과 같이 큰 회사를 운영하려면 분명 스트레스가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풀어도 된다는 법은 없다. AOL CEO 팀 암스트롱은 AOL의 지역 뉴스 사업부인 패치닷컴에서 연설 중이었는데, 중간에 한 직원이 자신을 촬영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암스트롱은 직원에게 카메라를 내려놓으라고 말하고는 바로 그 직원을 해고했다.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말자.
구글 글래스를 쓴 백인 남자들
구글 글래스를 쓰는 것보다 자신이 부자임을 과시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구글 글래스를 쓴 부유한 백인들이 넘쳐나자 텀블러가 그들의 모습을 모아뒀는데,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엘론 머스크,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과민 반응
테슬라(Tesla)는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고, 이 회사의 전기차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뉴욕 타임즈의 한 테스트 드라이버가 테슬라 전기차를 리뷰하면서 추운 날씨에 제 성능을 내지 못하며 다음 충전소까지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운전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등의 몇 가지 단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이 리뷰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필자를 비난했다. 악평에 대처하는 나름의 방법인 듯하다.
시스코에서 3700만 달러를 훔친 사기꾼
캘리포니아의 한 남자가 훔친 시스코 하드웨어의 일련 번호를 변조해 고객에게 되팔았다가 기소됐다. 아마 수익률로는 올해 IT 업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챙긴 돈은 총 3700만 달러에 이른다. 일부는 네 자녀의 대학 교육비를 위해 감춰두고, 일부는 고급 승용차와 호화 주택을 구매하는 데 썼다. 목불인견 인정.
추수감사절까지 살아남지 못한 너바닉스
퍼블릭 클라우드 스토리지 제공업체 너바닉스(Nirvanix)는 올해 초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롭고 좋아 보였다. 경영진들은 미디어와 이 회사 솔루션의 장점에 대해 열심히 인터뷰를 했고 이곳 저곳의 회사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가을이 되자 너바닉스는 기한을 불과 2주 남겨두고 돌연 고객에게 클라우드가 폐쇄되니 모든 데이터를 빼라고 통보했다. 일찍 알려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실크 로드 창업자, 개인용 이메일 주소 공개했다가 덜미
마약, 총기, 살인 청부업자를 위한 불법 온라인 시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사이트에 개인용 이메일 주소를 연결해놓지 말 것. 로스 윌리엄 울브리히트가 그렇게 했다가 FBI에게 손쉽게 추적당했다. 현재 그는 실크 로드(Silk Road)라는 자신의 웹 사이트를 통해 규제 약물을 판매, 배포 및 투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플과 삼성: 끝나지 않는 특허 싸움
애플과 삼성은 법정에 서기를 정말 즐기는 것 같다. 스마트폰 시장의 우위를 두고 겨루고 있는 두 회사는 몇 년째 특허 시비를 가리는 중이고, 끝날 기미도 없다. 양측의 변호사들은 삼성이 특허 침해로 애플에게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를 두고 소송전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이 소송이 끝나기는 할까?
치포틀(Chipotle), 트위터 해킹 위조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 중 하나 : 트위터 계정이 해킹된 척한다. 치포틀은 일련의 무작위 트윗을 날려 계정이 탈취된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실상은 쇼에 불과했다. 효과는 있는 듯했다. “해킹” 당일, 이 계정에 1만 2,000명의 새로운 팔로워가 추가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팔로워 수도 속임수로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국가적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가?
Healtcare.gov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의 중대한 업적으로 추진되었지만 시작이 매끄럽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보장에 가입하기 위해 기존 보험을 해지해야 했다. 현재 웹 사이트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 듯하지만 이 사이트가 정치 논리에 휩쓸린 커다란 난장판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유나이티드항공, 웹 사이트 결함으로 또 무료 항공권 사태 발생
지난 10월 중순, United.com에서 항공권을 예약하던 사람들은 거의 헐값에 올라온 항공권을 보고 환호했을 것이다. 완전 싸게 샀다! 다만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진 않았다. 웹 사이트 결함으로 인한 사태였을 뿐이다. 게다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항공권 갖고 약올리지 말라고!
아이폰 구입을 위해 고용한 노숙자들에게 사기를 친 남자
최신 아이폰이 출시되자, 캘리포니아의 약삭빠른 어떤 남자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자기 대신 줄을 서서 아이폰을 사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받은 아이폰을 더 비싼 값에 되팔 작정이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 남자는 줄을 선 노숙자들에게 결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사라졌다고 한다. 여보시오,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됩니다.
구글 리더여 안녕
지난 여름, 많은 구글 리더 사용자들에게 유감스럽게도 구글은 RSS 읽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왜 구글은 인기 있던 리더 앱을 버려야 했을까? 구글은 “봄 대청소”에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다. 그냥 사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을까? 구글에겐 그것이 너무 어려운 일인 듯하다.
레딧 사용자들, 무고한 사람을 폭탄 테러범으로 매도
올해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에서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후,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든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런데 레딧 사용자들은 의욕이 너무 과했다. 레딧의 일부 회원들이 배낭을 매고 현장에 있던 무고한 사람들을 폭탄 테러범으로 몰기 시작했다. 테러 수사는 전문가들이 하게 좀 내버려 두자.
마이크로소프트 RT
스티브 발머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태블릿과 기타 기기를 위한 네이티브 OS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RT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 OS는 윈도우 8 앱만 실행 가능하며, 가격대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높았다. 델을 비롯한 업체들은 RT를 탑재한 하드웨어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RT를 폐기하고, 대신 서피스 2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그야말로 시작부터 엉망이었다.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
4,8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탐사용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지난 3월 화성 탐사 차량이 결함으로 인해 안전 모드로 진입했을 때 나사가 바로 그런 고민을 했다. 다른 행성으로 로봇을 보낼 때는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팔지 못하는 블랙베리
블랙베리는 한때 비즈니스 모바일 시장을 지배했지만 이후 애플과 안드로이드 기기에 밀려 급격히 추락했다. 비상장 기업이 되어 투자 회사에 인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블랙베리는 스스로를 팔 수조차 없어 대신 10억 달러의 현금을 투입했다. 옆에서 지켜보기 애처로운 상황이다.
이제부터 우리 가족 : NSA!
이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국의 광범위한 정탐 활동을 폭로한 이후, 많은 사람들은 NSA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며 정확히 무엇을 염탐하는지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 식탁에는 NSA를 위한 자리를 비워두기 바란다. 분명히 우리와 함께 자리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