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4

글로벌 칼럼 | 독자노선 걷는 삼성, 그러나 구글은 아쉬울 것이 없다

Galen Gruman | InfoWorld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업을 통해 실제로 돈을 버는 기업은 애플과 삼성 둘 뿐이다. 물론, 애플은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반면에 삼성은 전통적인 아시아의 OEM(Original Equipment Maker)이다. 삼성은 자사의 기술과 타사의 플랫폼을 조합해 모든 것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단순한 거대 OEM이 아니라 애플처럼 되고자 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러한 삼성의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의 진짜 의도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필자는 (아시아 기업들 뿐만 아니라) 많은 OEM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독자적인 PC와 모바일 기기, TV 등 만들려고 하다가 실패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TV, 스테레오, 카메라, PC 산업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 안드로이드 제품 역시 장기적으로 디자인 품질과 멋진 앱의 유무에 따라 차별화된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즉 삼성은 단순히 안드로이드 OEM에서 벗어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독자 길을 선택한 삼성
하지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삼성은 매우 조심스럽게 애플식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은 고급 기기에 펜 컴퓨팅을 표준 기술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몇몇 써드파티 앱을 개발하고 있다.
• 삼성은 고급 기기에 독자적인 다중 창 기능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몇몇 써드파티 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 삼성은 차세대 갤럭시 S4에서 자체 개발한 특별한 언어 번역 기능을 추가햇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삼성의 다른 고급 기기에도 이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은 아이팟 터치의 복제판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 플레이어(Galaxy Player), 미디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갤럭시 탭, 피코 프로젝터가 내장된 삼성 빔(Beam) 기기, 기기와 TV 사이의 클라우드 기반 미디어 스트림 처리를 위한 차세대 홈 싱크(Home Sync) 서비스 등을 포함해 애플의 아이튠즈, 에어플레이, 애플 TV 등과 경쟁하기 위한 일련의 제품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 삼성은 (신흥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바다 OS를 마에모(Maemo)와 미고(MeeGo) 등의 실패한 리눅스 모바일 프로젝트를 타이젠(Tizen)이라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통합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다양한 타이젠 탑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이젠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만한 수준은 아닐지라도 삼성에게 부족했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삼성이 단지 그 정도 수준에서 멈출 것이었다면 바다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 삼성은 기기와 번들 앱에 걸쳐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을 통합하면서 더욱 명확한 삼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고, 바다 OS와 인텔로부터 주도권을 넘겨 받은 타이젠 OS에서 선택한 UI가 이런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 삼성은 구글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뛰어나며 애플의 iOS 정책이 제공하는 것에 근접한 보안 기술을 개발했고 자사의 녹스(Knox) 기술을 통해 듀얼 환경 기능을 추가했다.(현재는 고급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Windows Phone)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유일한 윈도우 폰 8 기기인 아티브(Ativ)에 대한 홍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 삼성은 갤럭시 S4 공개 시 구글 또는 안드로이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봄 구글은 안드로이드 4.1 '젤리빈'(Jelly Bean)을 공개하면서 구글의 미디어 서비스 판매에 중점을 둔 UI(아이튠즈의 복제판 같은 구글 플레이 스위트)를 도입하고 파생된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한 규칙을 강화했다. 구글은 심지어 애플 TV와 유사한 기기를 출시했다가 크게 실패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글의 움직임 대부분은 아마존닷컴이 자사의 킨들 파이어(Kindle Fire)에 맞춰 수정한 (그리고 구글 플레이를 사용하지 않는)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 또한 자사의 비즈니스 보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동일한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수의 블로거들이 삼성의 독자노선을 걸음에 따라 안드로이드 시장을 잠식할 것이고 이 때문에 구글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거에도 HTC가 2009년의 드로이드 에리스(Droid Eris)를 통해 수정된 안드로이드를 선보였고 모토로라도 모토블러(MotoBlur)를 선보이는 등 독자 노선을 지향한 업체가 있었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로 구글의 '순수한' 안드로이드 UI를 위협하는 것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이 안드로이드에 의지하는 부분
삼성은 분명 자사의 하드웨어와 UI, 보안 기능, 향상된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표준 안드로이드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들이 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즉 삼성은 아직도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고 그 정도는 상당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유사한 UI를 채택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잘 된다면 타이젠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고 삼성이 이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글 플레이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개발자들을 설득해 타이젠을 위해 기존 앱을 포팅(Porting)하고 새로운 앱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랙베리의 사례를 통해 배웠다. 특히 이 경우 삼성 제품을 구입하는 사용자들은 기존에 구매한 안드로이드 앱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삼성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시장점유율이다. 삼성은 현재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다. 안드로이드를 포기하고 타이젠으로 전향할 때 삼성의 고객들이 따라와 준다면 개발자들은 상당한 시장을 새로 얻게 된다. 삼성의 생산 규모를 고려하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도 있다. 삼성은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자체적으로 핵심 앱을 개발함해 처음부터 중요 앱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 킨들 파이어의 미디어 중심적인 접근 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이 제대로만 한다면 구글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출시하기 전에 자사의 미디어 전략을 수립했고 삼성 또한 타이젠으로 이행하기 전에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 전환해 자체 생태계르 구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이를 지원할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고 단순히 아시아의 OEM 업체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명확해 보인다.
 
삼성이 애플 생태계의 핵심 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구글의 이름과 안드로이드 브랜드 대신 자사의 이름과 갤럭시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최근 갤럭시 S4 출시 행사를 모면 팬 커뮤니티에서도 변화가 느껴진다. 애플의 고객들은 iOS와 관련 서비스에 열광하며 충성심이 상당하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평균적으로 기기 사용률이 떨어지고 안드로이드를 하나의 수단으로 여긴다. 애플 팬 대비 열정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삼성 갤럭시 사용자들은 열정과 사용량 측면에서 iOS 사용자들과 견줄만하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이 필요한가?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떠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 분명치 않다. 그렇다고 구글이 애플처럼 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안드로이드를 통한 수익도 미미한 편이다. 구글은 데이터 마이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글 검색, 구글 지도, 구글 플러스, 유튜브, 구글 네비게이터(Google Navigator), 구글 나우(Google Now) 등을 최대한 확산시켜야 한다. 구글이 iOS 앱을 제공하는데 열심인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의 크롬 OS 또한 안드로이드보다 구글의 DNA에 가깝다. 크롬 OS는 구글 독스나 지메일처럼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브라우저 포탈이며 기술적 발전이 덜 요구되고 안드로이드 같은 '실제적인' OS보다 기기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지만 크롬 OS와 다른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안드로이드가 등장하기 전 구글은 애플과 가까웠으며 사실 iOS에 우호적이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앱들을 위한 유용한 시험대를 제공하며 이는 애플이 구글보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애플은 구글처럼 이것 저것 시도해보면서 성공하는 것을 찾아내는 방식을 지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애플과 구글의 관계를 깨뜨렸고 끝없는 특허 전쟁의 시발점이 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이 이 전쟁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삼성이 독자적인 길을 최종 선택할 때 삼성의 사용자들이 삼성의 기기를 고수하고 다른 경쟁사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는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부분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삼성 제품을 고수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안드로이그가 과연 피해를 입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이를 통한 수익은 본래 그리 높지 않다. 구글은 타이젠이 성공한다면 자사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포팅해 늘 그래왔듯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HTC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 사업부가 삼성에서 이탈한 사용자를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전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지배적인 점유율은 구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단지 그뿐이다. 구글의 진정한 수익원은 따로 있는 것이다. 삼성을 잃는다고 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의 지배권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editor@idg.co.kr


2013.04.04

글로벌 칼럼 | 독자노선 걷는 삼성, 그러나 구글은 아쉬울 것이 없다

Galen Gruman | InfoWorld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업을 통해 실제로 돈을 버는 기업은 애플과 삼성 둘 뿐이다. 물론, 애플은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반면에 삼성은 전통적인 아시아의 OEM(Original Equipment Maker)이다. 삼성은 자사의 기술과 타사의 플랫폼을 조합해 모든 것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단순한 거대 OEM이 아니라 애플처럼 되고자 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러한 삼성의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의 진짜 의도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필자는 (아시아 기업들 뿐만 아니라) 많은 OEM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독자적인 PC와 모바일 기기, TV 등 만들려고 하다가 실패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TV, 스테레오, 카메라, PC 산업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 안드로이드 제품 역시 장기적으로 디자인 품질과 멋진 앱의 유무에 따라 차별화된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즉 삼성은 단순히 안드로이드 OEM에서 벗어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독자 길을 선택한 삼성
하지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삼성은 매우 조심스럽게 애플식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은 고급 기기에 펜 컴퓨팅을 표준 기술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몇몇 써드파티 앱을 개발하고 있다.
• 삼성은 고급 기기에 독자적인 다중 창 기능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몇몇 써드파티 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 삼성은 차세대 갤럭시 S4에서 자체 개발한 특별한 언어 번역 기능을 추가햇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삼성의 다른 고급 기기에도 이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은 아이팟 터치의 복제판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 플레이어(Galaxy Player), 미디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갤럭시 탭, 피코 프로젝터가 내장된 삼성 빔(Beam) 기기, 기기와 TV 사이의 클라우드 기반 미디어 스트림 처리를 위한 차세대 홈 싱크(Home Sync) 서비스 등을 포함해 애플의 아이튠즈, 에어플레이, 애플 TV 등과 경쟁하기 위한 일련의 제품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 삼성은 (신흥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바다 OS를 마에모(Maemo)와 미고(MeeGo) 등의 실패한 리눅스 모바일 프로젝트를 타이젠(Tizen)이라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통합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다양한 타이젠 탑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이젠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만한 수준은 아닐지라도 삼성에게 부족했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삼성이 단지 그 정도 수준에서 멈출 것이었다면 바다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 삼성은 기기와 번들 앱에 걸쳐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을 통합하면서 더욱 명확한 삼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고, 바다 OS와 인텔로부터 주도권을 넘겨 받은 타이젠 OS에서 선택한 UI가 이런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 삼성은 구글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뛰어나며 애플의 iOS 정책이 제공하는 것에 근접한 보안 기술을 개발했고 자사의 녹스(Knox) 기술을 통해 듀얼 환경 기능을 추가했다.(현재는 고급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Windows Phone)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유일한 윈도우 폰 8 기기인 아티브(Ativ)에 대한 홍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 삼성은 갤럭시 S4 공개 시 구글 또는 안드로이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봄 구글은 안드로이드 4.1 '젤리빈'(Jelly Bean)을 공개하면서 구글의 미디어 서비스 판매에 중점을 둔 UI(아이튠즈의 복제판 같은 구글 플레이 스위트)를 도입하고 파생된 안드로이드 버전에 대한 규칙을 강화했다. 구글은 심지어 애플 TV와 유사한 기기를 출시했다가 크게 실패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글의 움직임 대부분은 아마존닷컴이 자사의 킨들 파이어(Kindle Fire)에 맞춰 수정한 (그리고 구글 플레이를 사용하지 않는)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 또한 자사의 비즈니스 보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동일한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수의 블로거들이 삼성의 독자노선을 걸음에 따라 안드로이드 시장을 잠식할 것이고 이 때문에 구글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거에도 HTC가 2009년의 드로이드 에리스(Droid Eris)를 통해 수정된 안드로이드를 선보였고 모토로라도 모토블러(MotoBlur)를 선보이는 등 독자 노선을 지향한 업체가 있었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로 구글의 '순수한' 안드로이드 UI를 위협하는 것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이 안드로이드에 의지하는 부분
삼성은 분명 자사의 하드웨어와 UI, 보안 기능, 향상된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표준 안드로이드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들이 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즉 삼성은 아직도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고 그 정도는 상당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유사한 UI를 채택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잘 된다면 타이젠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고 삼성이 이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글 플레이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개발자들을 설득해 타이젠을 위해 기존 앱을 포팅(Porting)하고 새로운 앱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랙베리의 사례를 통해 배웠다. 특히 이 경우 삼성 제품을 구입하는 사용자들은 기존에 구매한 안드로이드 앱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삼성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시장점유율이다. 삼성은 현재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다. 안드로이드를 포기하고 타이젠으로 전향할 때 삼성의 고객들이 따라와 준다면 개발자들은 상당한 시장을 새로 얻게 된다. 삼성의 생산 규모를 고려하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도 있다. 삼성은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자체적으로 핵심 앱을 개발함해 처음부터 중요 앱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 킨들 파이어의 미디어 중심적인 접근 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이 제대로만 한다면 구글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출시하기 전에 자사의 미디어 전략을 수립했고 삼성 또한 타이젠으로 이행하기 전에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 전환해 자체 생태계르 구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이를 지원할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고 단순히 아시아의 OEM 업체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명확해 보인다.
 
삼성이 애플 생태계의 핵심 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구글의 이름과 안드로이드 브랜드 대신 자사의 이름과 갤럭시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최근 갤럭시 S4 출시 행사를 모면 팬 커뮤니티에서도 변화가 느껴진다. 애플의 고객들은 iOS와 관련 서비스에 열광하며 충성심이 상당하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평균적으로 기기 사용률이 떨어지고 안드로이드를 하나의 수단으로 여긴다. 애플 팬 대비 열정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삼성 갤럭시 사용자들은 열정과 사용량 측면에서 iOS 사용자들과 견줄만하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이 필요한가?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떠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 분명치 않다. 그렇다고 구글이 애플처럼 될 생각도 없어 보인다. 안드로이드를 통한 수익도 미미한 편이다. 구글은 데이터 마이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글 검색, 구글 지도, 구글 플러스, 유튜브, 구글 네비게이터(Google Navigator), 구글 나우(Google Now) 등을 최대한 확산시켜야 한다. 구글이 iOS 앱을 제공하는데 열심인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의 크롬 OS 또한 안드로이드보다 구글의 DNA에 가깝다. 크롬 OS는 구글 독스나 지메일처럼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브라우저 포탈이며 기술적 발전이 덜 요구되고 안드로이드 같은 '실제적인' OS보다 기기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지만 크롬 OS와 다른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안드로이드가 등장하기 전 구글은 애플과 가까웠으며 사실 iOS에 우호적이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앱들을 위한 유용한 시험대를 제공하며 이는 애플이 구글보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애플은 구글처럼 이것 저것 시도해보면서 성공하는 것을 찾아내는 방식을 지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애플과 구글의 관계를 깨뜨렸고 끝없는 특허 전쟁의 시발점이 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이 이 전쟁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삼성이 독자적인 길을 최종 선택할 때 삼성의 사용자들이 삼성의 기기를 고수하고 다른 경쟁사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는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부분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삼성 제품을 고수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안드로이그가 과연 피해를 입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이를 통한 수익은 본래 그리 높지 않다. 구글은 타이젠이 성공한다면 자사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포팅해 늘 그래왔듯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HTC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 사업부가 삼성에서 이탈한 사용자를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전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지배적인 점유율은 구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단지 그뿐이다. 구글의 진정한 수익원은 따로 있는 것이다. 삼성을 잃는다고 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의 지배권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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