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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칼크 리뷰 | '29년째 새롭다' 최고의 계산기 앱

Glenn Fleishman | Macworld 2022.01.17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손에 들고 쓰는 계산기는 더는 팔리지 않는 추억의 물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겠지만,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고 있는 다이얼식 전화기나 타자기와 달리 실물 계산기는 수학 수업을 듣는 모든 아이에게 필수품이다. 초등학생은 싸고 단순한 모델을 쓰는 반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수학 수업에는 비싼 그래프 계산기가 쓰인다.

계산기 앱 피칼크(PCalc)는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계산기를 직접 두드리며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유용하다. 계산기는 1800년대에 처음 등장했지만 그 작동 방식을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피칼크는 사용자가 누를 수 있는 버튼의 메모리를 중심으로 인터페이스가 구축되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밑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계산기 레이아웃과 스타일, 테마, 버튼 및 레이아웃 편집기, 그리고 바나나(bananas)다(바나나 관련 내용이 많은데 글 마지막에 소개한다). 이 글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거의 정확히 29년 동안(계산해 보니 29년에서 171시간이 모자란다) 역사상 가장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기술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계산기의 꿈은 피칼크 덕분에 계속 살아남았고 끊임없이 확장되어 현재의 필요도 충족하고 있다.
 
피칼크는 물리적인 계산기와 매우 비슷하다.

피칼크는 가장 평범한 기본 계산기처럼 쓸 수도 있지만 그런 용도라면 애플 자체의 미니멀한 계산기 앱이 이미 있다. 피칼크의 진가는 미리 설정된 다양한 옵션을 골라 고차원적으로 사용자화 수 있다는 데 있다.

먼저 보기 > 레이아웃에서 레이아웃을 고르거나 기본 레이아웃을 사용한다. 키보드 숫자 열로 입력하면 되는데 숫자 패드가 따로 있는 키보드가 더 편리하다. 맥용으로 디자인된 여러 개의 레이아웃을 사용할 수 있다. 단, 피칼크를 다른 기기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원하는 대로 모바일 기기용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참고로, 피칼크는 iOS, 아이패드OS, 워치OS, tvOS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한 동기화 옵션을 설정하면 사용자화 레이아웃과 같은 사용자 데이터가 동기화된다.

보기 메뉴를 통해 숫자 표시 방식, 계산기의 입력값 수용 또는 분석 방식, 부분 표시 방식 등을 사용자화할 수 있다. 표시되는 줄을 늘이려면 보기 > 줄로 가서 특정 숫자나 스마트 크기 조정을 선택한다. 숫자를 입력할 때 마침표를 넣을 필요가 없고 입력된 숫자에 소수점 한자리와 두 자릿수가 포함된 것으로 보는 회계식 입력이 더 편하다면 항상 또는 원할 때마다 선택할 수 있다.

피칼크는 다양한 테마를 제공한다. 테마마다 고유의 컬러 팔레트가 있는데 버튼의 둥근 정도도 조절할 수 있다. 테마를 마음껏 수정해 새롭게 만든 테마를 저장할 수 있다. 레이아웃도 마찬가지다. 일반, 공학, 프로그래밍 등의 포맷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편집 > 레이아웃 > 레이아웃 편집을 선택한 후에 버튼 위치, 크기, 기능 등을 재설정할 수 있다.
 
피칼크의 레이아웃은 개발자의 상상력에 제한되지 않는다.

계산기 옵션과 함께 보이는 ‘테이프’ 창에는 입력값과 결괏값 등 수행 중인 모든 동작이 연속적으로 표시된다. 이 밖에 ‘레지스터’ 창에는 다양한 임시 위치에 저장된 값과 16진법과 8진법 등 진법 간 변환 값이 표시되고 ASCII 텍스트와 유니코드(Unicode)로도 표시된다.

피칼크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수와 변환 기능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고전 전자 반경'을 불러 내 계산에 넣을 수 있고 미국식 갤런을 세제곱센티미터로 변환할 수 있다. 몇몇 공식도 내장되어 있다. 환전 계산에 쓰이는 환율은 자동 업데이트된다.

피칼크의 사용자화 범위는 이미 설명한 것보다 훨씬 넓다. '환경설정' 대화상자에서 매우 자유롭게 키보드 단축기를 변경할 수 있고 접근성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상수, 변환, 공식을 정의할 수 있다. '환경설정'에서 '고급' 버튼을 클릭하면 도시락이 필요할 만큼 긴 여정이 펼쳐진다. 피칼크를 개발한 TLA 시스템즈(TLA Systems)는 사용자가 피칼크를 자신만의 사용자화 계산기 허브로 만들어 활용하기를 바라고 이런 기능을 개발했다. 따라서 여러 옵션을 익히는 데 투자하면 그만큼 보상이 돌아온다.
 
고급 설정을 익혀 두면 유용하다.

피칼크는 2021년 2월에 최신 주요 릴리스 버전 4.9가 출시됐다. 레이아웃 편집기가 완벽해졌고(종전에는 일부 기능을 iOS/아이패드OS에서만 쓸 수 있었음), 새로운 메뉴 바 위젯이 생겼다. 이 위젯에서는 기본, 고급, 또는 통화 중심 레이아웃이나 본인만의 레이아웃을 표시할 수 있다. 2021년 10월에는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업데이트된 버전 4.10이 등장했다. 단축어, 빠른 노트 기능이 포함된 몬터레이(Monterey)와 호환된다.

마지막은 앞서 언급한 바나나 이야기다. 애플이 강력한 애니메이션, 물리학 모델링 등의 프레임워크를 iOS에 이어 맥OS에 추가하기 시작하자 이 앱의 개발자 제임스 톰슨은 재미있는 실험을 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를 피칼크의 '정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산기의 피칼크 로고를 클릭하거나 PCalc > PCalc 정보(Command-Shift-A)를 선택하면 열리는 화면에서 3D 렌더링 버전의 로고에 바나나를 던지거나 차를 몰고 트랙을 돌면서 360도로 회전시키거나 현실감 있게 렌더링 된 수백 개의 주사위를 던져 중력에 따라 튕기고 구르게 할 수 있다. 꽤 매력적인 놀이 기능인데 예상대로 TLA 시스템의 피칼크 주사위 놀이 앱(iOS/아이패드OS/tvOS/워치OS용은 1.99달러, 맥OS용 1.99달러)으로 출시됐다.
 
숫자 계산에 지치면 정보 화면에서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다.

피칼크는 가격도 '미쳐서(bananas)' 물가 인상에 역행하고 있다. 나쁜 의미가 아니다. 맥OS용 피칼크 앱 가격은 2008년까지 19.99달러였는데 같은 해 iOS 버전이 출시되면서 9.99달러로 떨어진 이후 지금까지 변동이 없다. 최신 버전은 맥OS X 10.11 엘캐피탄(El Capitan) 이후 버전과 호환되며 몬터레이에도 쓸 수 있게 전체적으로 업데이트됐다.

피칼크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는 것은 인류에게 숫자를 한 번에 하나씩 입력한 후 변환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게다가 피칼크는 단순히 살아남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년 전에 이미 완성되고도 남았을 앱이지만 아직도 신기능을 발굴해 추가하고 있다. 피칼크는 최고의 맥OS용 계산기인 동시에 다재다능함과 구성 가능성 측면에서도 역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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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gs 피킬크 Pca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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