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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499달러짜리 아이폰 XR을 계속 파는 이유

Tamara Palmer | Macworld 2021.08.09
필자는 기존에 쓰던 아이폰이 못 쓸 만큼 망가지지 않는 한 최신 제품을 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마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불과 몇 달 전까지 아이폰 6S를 사용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14 오류'로 부팅조차 되지 않았고, 음식 사진과 DJ 연습 동영상을 날릴 위기였다. 당시 2가지 선택뿐이었다. 신형 아이폰을 구매하거나 데이터 전문가에 1,000달러를 주고 복원을 맡기는 것이었다.

결국 필자는 첫 번째를 택했다. 작은 손에 꼭 맞는 아이폰 12 미니를 구매했다. 하지만 만약 필자가 더 큰 화면의 휴대폰을 원했다면 아이폰 XR를 샀을 것이다. 499달러로 729달러인 아이폰 12 미니보다 저렴하다. 출시 당시만 해도 고성능 기기로 평가받았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꽤 괜찮은 제품이다.

필자는 아이폰 XR이 처음 나왔을 때, 최신 기술의 집약체는 아니지만 애플이 만든 역대 가장 뛰어난 휴대폰이라고 생각했다. 가격과 디자인, 스토리지, 카메라, 배터리 사용 시간, 성능 등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말이다. 물론 XR은 이제 애플의 최고 제품이 아니다. 실제로 399달러짜리 아이폰 SE보다 프로세서 성능이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차고 넘치는 성능이다.
 

아이폰 XR과 SE의 가장 큰 차이는 화면이다. 모두 최신 OLED 기술 대신 LCD 화면을 사용한 것은 같지만, 화면 크기를 보면 SE는 4.7인치, XR은 아이폰 12와 같은 6.1인치다. 12MP 후면 카메라가 1개이므로 듀얼 카메라 혹은 야간 촬영 기능이 꼭 필요하다면 아이폰 11 또는 12로 넘어가야 한다. 반면 인물 모드, 인물 조명, 스마트 HDR 등은 아이폰 XR과 SE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 XR은 2018년에 나온 휴대폰처럼 보이지 않는다. © Michael Simon

필자의 가장 친한 친구는 최신 제품에 큰돈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고 최신 아이폰도 절대 구매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아이폰 7에서 아이폰 XR로 업그레이드했는데, 거의 기본 용도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업그레드한 장점이 거의 없었다. 그는 "아이폰 7에서 XR로 업그레이드한 이유는 화면 크기였다. 더 큰 화면의 제품을 갖고 싶었다. 아이폰 7과 비교하면 화면이 꽤 커진 것 같지만 아이패드 미니를 들고 다니는  정도는 아니다. 재킷 주머니나 핸드백에 쏙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아이폰 7과 비교했을 때 장점은 또 있다. XR은 더 빨리 충전되고(20W 어댑터를 사용하면 5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이면 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더 길다(아이폰 7은 영상 재생이 13시간, XR은 최대 16시간이다). 페이스 ID와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들어가 iOS 15의 모든 최신 기능도 쓸 수 있다. 그의 기준으로 보면, 아이폰 SE는 너무 작고 XR이 왜 지금도 팔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XR은 저렴하면서 큰 화면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군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누군가에는 최고의 제품

필자는 휴대폰에 대한 생각에 있어 그 친구와 정확히 반대쪽에 있다. 우리 둘은 모두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지만, 그는 더 큰 화면의 제품에 끌리고, 필자는 아이폰 12 대신 크기가 작은 아이폰 12 미니를 택했다. 아이폰 12 미니는 크기가 6S와 거의 비슷하다.

필자는 큰 화면의 제품을 구매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 이유만으로 XR은 필자에게 맞는 제품이 아니다. 조금 더 작았다면 필자 역시 구매를 고려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 XR 미니가 있었다면 누군가 신형 아이폰 구매를 끊임없이 탐닉하는 동안에도 몇 년 동안 필자가 만족하며 사용했을 것이다. 이는 필자의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몇 년 후 아이폰 15가 나올 때까지도 아이폰 XR을 여전히 즐겨 사용할 것이다.
 
아이폰 XR은 카메라가 1개뿐이지만, 여전히 놀랍도록 좋은 휴대폰이다. © IDG

필자는 이제 더 강력한 성능의 새 제품을 구매해 행복하지만, 아이폰 XR은 휴대폰에 1,000달러를 쓰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포기해야 할 것도 명확하다. XR은 베젤이 두껍고 LCD 스크린이어서 항상 백라이트가 필요하다. 카메라가 1개라는 것도 2021년 최신 휴대폰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이제 한 달 후면 아이폰 13이 나온다. 전례를 보면, 아이폰 11은 499달러짜리 아이폰 XR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아이폰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이런 변화까지 고려해 제품을 골라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출시된 지 3년 된 499달러짜리 아이폰 XR는 아직도 판매되고 있는 놀라운 가성비의 제품이라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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