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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산' 모바일 OS 확보 나선 인도…앱 이식성 등 성공 가능성은 '글쎄'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22.01.27
인도 정부가 민간 영역에서 자국산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대항할 독자 운영체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인도의 이코노믹 타임스(Economic Times)가 인도의 전기 정보 기술부 장관 라지브 챈더세이카가 최근 공개한 부서 업무 계획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IT 산업과 학계 등에 협업해 모바일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 챈더세이카는 "인도 정부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원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애널리스트들은 즉각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인도 내 독자적인 운영체제로 애플이나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 등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J 골드 어소시에이트(J. Gold Associates)의 선임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인도 정부가 모바일 플랫폼 경쟁자를 만들고 더 많은 IT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지만, iOS는 물론 특히 안드로이드의 진정한 경쟁자로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는 인도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 외에도 많은 국가가 이미 같은 시도를 했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은 '알리바바 로컬 서비스 운영체제(Alibaba Local Services Operating System)'를 내놓기도 했다.

골드는 "중국은 인도만큼이나 많은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어 적어도 내수 시장에서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일상적으로 쓰는 앱은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매우 제한돼 있고, 이들 앱을 특정 운영체제 혹은 이 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으며 사용자는 제품과 운영체제를 쓰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가 기기에 로컬 운영체제를 탑재해 판매하면 일정 부분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특정 앱을 쓰고 싶어 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바꾸기는 어렵고, 기기에서 이를 사용할 수 없으면 쓰지 않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이저 앱 개발업체가 자사의 앱을 로컬 OS로 이식하도록 할 요인도 없다. 사용자 기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로 개발할 이유가 없다. 골드는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상황이다. 사용자가 충분치 않으므로 앱을 로컬 OS로 이식하지 않고, 유명 앱을 쓸 수 없으므로 사람들은 이 로컬 OS가 탑재된 기기를 구매하지 않는다. 블랙베리나 심비안, 웹OS 등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인도 정부는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었다. 컴퓨터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운영체제였다. 이번 새 계획에 대해 챈더세이카는 "인도 OS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iOS와 안드로이드의 대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탑재한 휴대폰 하드웨어 시장도 함께 육성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챈더세이카는 인도를 전 세계 전자기기 생산 허브와 공급망으로 키운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인도는 전 세계 시장에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국가다. 기회가 분명히 있고 이를 잡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다. 늦어도 2025년까지 인도의 전자기기 생산 매출을 2500~3000억 달러로 성장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지원하는 특정 휴대폰과 브랜드라고 해도 고성능 네이티브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IDC의 컨슈머 기기 담당 리서치 디렉터 나빌라 포팔은 "물론 이런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인도 시장 내에서도 애플에게 위협도 되지 못할 것이다. 애플 브랜드는 상당한 프리미엄/럭셔리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일반적인 사용자는 누구나 갖고 싶어 한다. 가격이 비싸 소수의 부자나 엘리트만을 위한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IDC에 따르면, 인도의 휴대폰 시장은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뒤처져 있다. 예를 들어 시장의 30%는 누르는 버튼의 피처폰이 점유하고 있다. IDC의 분기 휴대폰 트래커 자료에 따르면, 인도 휴대폰 시장의 상위 3개 업체는 샤오미, 삼성, 비보로 각각 23%, 17%, 16%를 차지한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 피처폰의 비중은 전체 모바일 기기의 5%인 고려하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대로 나누면, 인도 스마트폰의 최대 80%가 200달러 이하다. 400달러 이하 제품을 집계하면 95%에 달한다. 포팔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iOS와 안드로이드와 경쟁해 다른 OS가 자리를 잡기 매우  힘들다. 블랙베리와 윈도우 최근 하모니 OS를 봐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광고와 투자를 해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인도산 OS가 성공할 유일한 가능성은 안드로이드 앱이나 iOS 앱을 실행할 수 있는 호환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픈소스 안드로이드에서 앱을 이식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지도, 와이즈,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구글이 만들어 배포하는 유명 앱도 마찬가지다.

골드는 "결론적으로 로컬 인도 OS가 iOS나 안드로이드 시장 점유율에 실제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인도는 자국에서 설계한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것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중국이 했던 그 전략이다. 하지만 인도에는 중국과 같은 제조 인프라가 없고 세계적인 유통망도 없다. 따라서 이런 전략조차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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