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리뷰 | 파인폰, 명령 줄 중독자를 위한 리눅스 스마트폰

Peter Wayner | InfoWorld
안드로이드와 iOS 폰의 시장 지배는 결국 오픈소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했음을 알리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 폰은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하고, 적어도 웹 코너에 있는 iOS 코어도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매년 스마트폰 수십억 대가 팔리고 있는 것은, 오랫동안 애호가의 취미 생활로 치부됐던 오픈소스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파인폰의 부팅 화면 ⓒ IDG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항복 선언일 수도 있다. 때로는 예측하기 쉽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구글과 애플 앱 스토어에서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퇴출당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조차도 이들 스토어의 앱 리뷰 결과를 알 수 없어 긴장하는 미스터리한 상황이다.

이제 구글이나 애플에서 만든 휴대폰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성능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제한과 함께 사용성의 벽도 역시 함께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면 주머니에 슈퍼 컴퓨터를 넣고 다니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런 가운데 개발자라면 솔깃할 새로운 휴대폰이 나왔다. 바로 파인폰(PinePhone)이다.
 

주머니 속의 데스크톱

파인폰은 처음부터 리눅스 휴대폰으로 설계됐다. 선택할 수 있는 리눅스 버전은 17개 이상이며, 변덕스럽고 호기심 많은 사용자를 위해 이를 하나의 부팅 이미지로 제공한다. 필요할 때 원하는 대로 완전히 다른 운영체제 버전으로 부팅할 수 있다. 다른 개발자가 어떤 메시지 앱을 채택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동안 배포판을 선택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소프트웨어 측면일 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50달러만 추가하면 ‘컨버전스(Convergence) 에디션’과 함께 제공되는 USB-C 동글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하면 사실상 슈퍼 컴퓨터급 휴대폰을 HDMI 디스플레이와 무선RJ-45 이더넷 케이블에 연결할 수 있다. 활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처럼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용 도크와 비슷하지만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반가운 소식은 파인폰이 애초에 약속했던 기능을 대부분 구현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버전의 리눅스를 부팅하며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스마트폰 말이다. 카메라나 마이크를 끄는 물리 스위치 6개 등 다른 제품에는 없는 몇 가지 영리한 추가 기능도 있다. 이들 스위치는 탈착식으로 교체 가능한 배터리 바로 옆에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파인폰이 다른 스마트폰만큼 세련된 제품이 아니다. 안정성도 들쑥날쑥하다. 필자는 리뷰를 하면서 파인폰 버전이 날마다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때로는 도크에 연결하면 원활하게 작동하고, 어느 날엔 시스템이 충돌하곤 했다. 종종 여러 심각한 문제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 대부분은 휴대폰 자체가 원인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문제로 보인다. 코드를 업데이트하자(휴대폰에 sudo pacman이나 sudo aptget을 입력해 실행한다) 이들 문제 중 일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빨리 발전하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부팅 미디어에 고품질 플래시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유의 대가

파인폰 가격대는 다양하다. 150달러부터 시작하므로 1,000달러짜리 다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 이상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 올라간다. 단, 카메라 애호가는 이 제품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기본 카메라에는 5메가픽셀, 전면 카메라는 2메가픽셀이다. 셀카용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

다음 문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다. 이는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며, 사용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다양한 앱 스토어에 있는 대부분의 앱은 파인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어떤 이에겐 큰 단점이겠지만 다른 이에겐 가능성과 보안, 자유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는 훌륭한 오픈소스 대안이 많이 있다. 블로트웨어와 악성코드가 없고, 구글과 애플의 앱 검토 프로세스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정체불명인 앱도 없다. 요점은 익숙한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본은 이미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60년대 영화 ‘야성의 엘자’ 주제곡을 듣고, 키보드를 연결하고, 컴파일러를 실행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제품의 강점은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휴대폰과 거의 정반대이며, 약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 대한 정의가 문자 메시지를 정리하고, 멋진 사진을 찍고, 엄선된 앱스토어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이라면 파인폰은 이런 목적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 작동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싶고 루트 비밀번호가 없는 것이 불편하고 불안하다면, 명령 줄이 순례자의 영혼을 해방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면, 파인폰의 세계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파인폰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슈퍼 컴퓨터(1980년대)라고 생각하는 명령 줄 중독자를 위한 것이다. 세련된 스마트폰을 원하는 평범한 사용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editor@itworld.co.kr
 
 
 
 
 
 
 


2021.03.16

리뷰 | 파인폰, 명령 줄 중독자를 위한 리눅스 스마트폰

Peter Wayner | InfoWorld
안드로이드와 iOS 폰의 시장 지배는 결국 오픈소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했음을 알리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 폰은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하고, 적어도 웹 코너에 있는 iOS 코어도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매년 스마트폰 수십억 대가 팔리고 있는 것은, 오랫동안 애호가의 취미 생활로 치부됐던 오픈소스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파인폰의 부팅 화면 ⓒ IDG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항복 선언일 수도 있다. 때로는 예측하기 쉽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구글과 애플 앱 스토어에서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퇴출당하고 있다. 심지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조차도 이들 스토어의 앱 리뷰 결과를 알 수 없어 긴장하는 미스터리한 상황이다.

이제 구글이나 애플에서 만든 휴대폰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성능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제한과 함께 사용성의 벽도 역시 함께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면 주머니에 슈퍼 컴퓨터를 넣고 다니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런 가운데 개발자라면 솔깃할 새로운 휴대폰이 나왔다. 바로 파인폰(PinePhone)이다.
 

주머니 속의 데스크톱

파인폰은 처음부터 리눅스 휴대폰으로 설계됐다. 선택할 수 있는 리눅스 버전은 17개 이상이며, 변덕스럽고 호기심 많은 사용자를 위해 이를 하나의 부팅 이미지로 제공한다. 필요할 때 원하는 대로 완전히 다른 운영체제 버전으로 부팅할 수 있다. 다른 개발자가 어떤 메시지 앱을 채택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동안 배포판을 선택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소프트웨어 측면일 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50달러만 추가하면 ‘컨버전스(Convergence) 에디션’과 함께 제공되는 USB-C 동글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하면 사실상 슈퍼 컴퓨터급 휴대폰을 HDMI 디스플레이와 무선RJ-45 이더넷 케이블에 연결할 수 있다. 활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데스크톱처럼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용 도크와 비슷하지만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반가운 소식은 파인폰이 애초에 약속했던 기능을 대부분 구현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버전의 리눅스를 부팅하며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스마트폰 말이다. 카메라나 마이크를 끄는 물리 스위치 6개 등 다른 제품에는 없는 몇 가지 영리한 추가 기능도 있다. 이들 스위치는 탈착식으로 교체 가능한 배터리 바로 옆에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파인폰이 다른 스마트폰만큼 세련된 제품이 아니다. 안정성도 들쑥날쑥하다. 필자는 리뷰를 하면서 파인폰 버전이 날마다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때로는 도크에 연결하면 원활하게 작동하고, 어느 날엔 시스템이 충돌하곤 했다. 종종 여러 심각한 문제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 대부분은 휴대폰 자체가 원인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문제로 보인다. 코드를 업데이트하자(휴대폰에 sudo pacman이나 sudo aptget을 입력해 실행한다) 이들 문제 중 일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빨리 발전하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부팅 미디어에 고품질 플래시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유의 대가

파인폰 가격대는 다양하다. 150달러부터 시작하므로 1,000달러짜리 다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 이상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 올라간다. 단, 카메라 애호가는 이 제품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기본 카메라에는 5메가픽셀, 전면 카메라는 2메가픽셀이다. 셀카용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

다음 문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다. 이는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며, 사용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다양한 앱 스토어에 있는 대부분의 앱은 파인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어떤 이에겐 큰 단점이겠지만 다른 이에겐 가능성과 보안, 자유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는 훌륭한 오픈소스 대안이 많이 있다. 블로트웨어와 악성코드가 없고, 구글과 애플의 앱 검토 프로세스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정체불명인 앱도 없다. 요점은 익숙한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본은 이미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60년대 영화 ‘야성의 엘자’ 주제곡을 듣고, 키보드를 연결하고, 컴파일러를 실행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제품의 강점은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휴대폰과 거의 정반대이며, 약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 대한 정의가 문자 메시지를 정리하고, 멋진 사진을 찍고, 엄선된 앱스토어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이라면 파인폰은 이런 목적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 작동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싶고 루트 비밀번호가 없는 것이 불편하고 불안하다면, 명령 줄이 순례자의 영혼을 해방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면, 파인폰의 세계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파인폰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슈퍼 컴퓨터(1980년대)라고 생각하는 명령 줄 중독자를 위한 것이다. 세련된 스마트폰을 원하는 평범한 사용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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