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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혁신 대신 개선' 갤럭시 S21 제품 전략 고찰

박상훈 | ITWorld 2021.01.22
'혁신은 없었다'. 애플 아이폰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 갤럭시 S21에 대한 평가다. 갤럭시 S21의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다. 외형적으로는 '카툭튀' 대신 한쪽 모서리에 클립을 끼운 듯한 새로운 카메라 디자인을 채용했다. 내부적으로는 최대 8K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여기서 다시 3,300만 화소 사진을 캡처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동작이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때 흔들림을 줄이고 조명을 조절하고 야간 촬영 화질을 개선했다. 울트라 모델에서는 S펜으로 필기도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S20보다 최대 100달러 내렸다.
 

삼성이 갤럭시 S21과 함께 공개한 갤럭시 버즈 프로도 주목받았다.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으로, 전작인 갤럭시 버즈보다 방수 기능이 개선됐고 3D 공간 오디오, 주변 소리 듣기 모드 등을 지원한다. 익숙하고 식상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직 '대화 감지'가 남았다. 버즈 프로를 착용한 상태에서 말을 하면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꺼지고 주변 소리 듣기로 전환한다. 대화를 마치면 일정 시간 이후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이 활성화된다. 경쟁 제품인 에어팟 프로에도 없는 '신박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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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신이 주목한 것은 이 화려한 기능과 수치 이면에 있던, 지난해 제품 갤럭시 S20보다 후퇴한 사양이었다. 갤럭시 S20 6.2인치와 S21 6.2인치를 비교해 보면, 해상도가 563ppi에서 421ppi로 낮아졌다. RAM은 S20의 최대 12GB에서 8GB로 줄어들었고 마이크로SD 스토리지 슬롯도 사라졌다. 무게도 마찬가지다. 171g으로 S20(163g)은 물론 아이폰 12(164g), 픽셀 5(151g)보다 무겁다. 일부 모델은 뒷면이 플라스틱이어서 고급스러움이 덜하고, S21과 함께 공개한 스마트태그는 갤럭시 기기에서만 쓸 수 있다.

삼성 신제품에서 애플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지만, 갤럭시 S21 제품 전략은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그동안 갤럭시 S 시리즈는 삼성 휴대폰 기술의 정점이었다. 아이폰과 차별화하기 위해 온갖 기능과 최고 사양을 욱여넣었다. 그런데 갤럭시 S21에는 '최첨단'에 대한 집착이 없다. 가격을 낮추고, 과시하고 싶은 기술과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것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카메라 화소나 렌즈를 늘리지 않고 인물 모드, 저조도 사진을 개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양이 아닌 가치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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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갤럭시 S21은 심심하다. 외신 보도도 예년보다 줄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영리한' 변신일 수도 있다. 삼성 휴대폰 기술의 '정점'으로 갤럭시 S의 역할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대신 '접는 휴대폰' 갤럭시 폴드나 Z 플립에서 더 선명하게 혁신을 떠올릴 수 있다. 더구나 이들 제품은 크기와 무게부터 기능, 가격까지 '혁신' 꼬리표를 달아 개선할 수 있는(해야 할) 사항이 즐비하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지난해 S20으로 정점을 찍은 갤럭시 S 시리즈의 완만한 내림세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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