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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리마커블 2, 페이퍼 피플도 만족할 '쓰기 중심' 태블릿

Adam Patrick Murray | Macworld 2020.10.22
페이퍼 피플(Paper people), 필자처럼 메모나 그림을 그릴 때 실제 종이의 느낌을 더 선호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종이 노트나 인쇄된 문서를 대체할 태블릿을 찾고 있다면 리마커블 2(reMarkable 2)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킨들(Kindle)과 비슷한 대형 E 잉크 태블릿이지만, 페이퍼 피플이 좋아할 만한 종이 질감을 잘 표현한 멋진 제품이다.
 
© Adam Patrick Murray/IDG
 
리마커블 2 태블릿 가격은 399달러다. 기본 마커 스타일러는 49달러, 업그레이드된 마커 플러스는 99달러다. 태블릿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품도 있다. 폴리오 슬리브는 69달러, 북 폴리오는 99달러부터 시작한다.
 

리마커블 2 하드웨어의 첫인상

리마커블 2의 10.3인치 대형 화면 해상도는 1872×1404(226DPI)로 E 잉크 화면과 비슷하다. 다른 E 잉크 제품의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눈의 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아이패드 같은 전통적인 태블릿 화면을 넘어서는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는 곧 이 제품에 백라이트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특정 상황에서는 사용하기 힘들 수 있다. 대신 리마커블 2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차별화된 쓰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화면 밝기 관련 기능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쓰기 경험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팁 옵션 © Adam Patrick Murray/IDG
 
최종 제품을 보니 이런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리마커블 2에서 마커로 쓰는 경험은 매우 훌륭했다. 필기할 때 마찰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 화면 표면에 충분한 결 감촉을 추가했다. 마치 종이에 쓸 때의  촉감이 느껴졌다. 마커 팁 자체는 단단하고 매끈매끈하지만 점점 마모돼 결국은 교체해야 한다. 각 마커에는 여부의 팁이 9가 들어있는데 필자는 4~6주마다 교체해 사용했다. 사용자의 활용 습관에 따라 이런 주기는 달라질 수 있으며, 추가 팁은 리마커블 스토어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 Adam Patrick Murray/IDG
 
마커와 마커 플러스 스타일러는 모두 충전하거나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표면에는 적당한 질감이 느껴지고 원형 디자인이지만 한쪽 면이 평평해 리마커블 2 옆면에 자석으로 부착할 수 있다. 잃어버릴 일 없이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평평한 면은 스타일러스를 잡기에도 편리하다. 오래 필기를 했는데도 매우 편안했다. 마커 플러스를 구매하면 뒤집어 지우개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연필 뒤에 달린 지우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 제품의 무게는 403g, 두께는 4.7mm, 크기는 가로 187mm, 세로 246mm다. 서류가방이나 백팩에 넣어 다니기에 적당하다. 기기의 색상은  약간 어두운 흰색이다. 테두리는 건메탈 같은 회색이다. 왼쪽 두꺼운 베젤의 아래쪽에는 USB-C 충전 포트가 있다. 배터리는 3,000mAh다. 상단에는 전원 버튼이 있는데 튀어나온 부분이 거의 없어서 가끔은 누르기 힘들 수 있다. 리마커블 2의 뒷면에는 기기가 밀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은 받침 매트가 4개 있다. 평평한 곳에 놓고 누르면 약간 휘는데 아이패드 정도는 아니다. 매일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 견고하게 느껴졌다. 정리하면 리마커블 2는 고급 제품 같은 느낌을 준다. 리마커블 1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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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커블 소프트웨어 사용하기

리마커블 2는 리눅스 기반의 코덱스 OS(Codex OS)를 사용한다. 설정하는 것은 매우 간편하고 전원을 켜면 첫인상이 인상적이다. 이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마이 리마커블(My reMarkable) 온라인 계정에 로그인해야 한다. 제품에 내장된 2.4/5GHz 와이파이를 이용해 클라우드에서 파일을 동기화할 수 있다. 리마커블 2의 홈 화면에는 '안내서'가 있다. 메뉴부터 잉크 옵션 변경까지 다양한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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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보면, 거의 모든 것을 손가락으로 처리할 수 있다. 마커는 온전하게 쓰기 작업에만 사용하면 된다. 일부 기능은 마커로 조작할 수 있지만,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이렇게 메뉴를 이용하다 보면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과 실제 작동 사이에 약간의 지연이 발생하기는 한다. 하지만 필기 작업 중에는 이런 딜레이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메뉴에서 느끼는 미세한 딜레이도 킨들을 사용할 때와 비슷한 정도였다. 이조차도 E 잉크 기기의 한계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기기 사양은 1.2GHz 듀얼 코어 ARM 프로세서에 1GB LPDDR3 SDRAM이다.
 
문서를 만들고 이름을 바꾸고 폴더에 저장하는 등의 작업은 직관적으로 잘 작동했고 금세 적응됐다. 문서를 만들 때는 매우 다양한 템플릿 중 고를 수 있고 문서의 페이지마다 이후 수정을 위해 다른 레이아웃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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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를 마이 리마커블 온라인 계정을 연결하면,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에서 EPUB이나 PDF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해서 폴더로 옮긴 후 즉시 리마커블 2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태블릿에서 작성한 문서를 빼낼 수도 있다. 모든 문서는 최신 상태로 클라우드에 자동 동기화되고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각 문서를 PDF 형태로 이메일을 통해 공유할 수 있고, 공유 전에 필기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필자는 악필 중 악필이라 이 기능이 별 소용이 없었지만 필자보다 글을 또박또박 쓰는 이들이라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 Adam Patrick Murray/IDG
 
한편 문서 내에서도 작업을 더 수월하게 해줄 실용적인 툴이 있다. 먼저 잘못 쓴 내용을 삭제하는 지우개 옵션이 있다. 단, 매우 기본적인 기능만 지원해 지우개 크기를 조절할 수 없으므로 세밀한 삭제는 어려울 수 있다. 포토샵과 같은 레이어도 사용할 수 있다. 각 문서에 레이어를 여러 겹 쌓아 활용하는 문서를 더 세밀하게 다룰 수 있다. 이동 툴도 지원해, 문서 사이에 내용을 옮기는 클립보드로 활용할 수 있다.
 
필기나 그리기 관련해서 잉크는 마커의 팁 바로 아래에서 즉시 표시된다. 얼마나 정확한지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만큼 잘 작동했다. 이 제품의 공식적인 반응시간은 21ms로, 필자가 가장 빠르게 휘갈겨 썼을 때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잉크 형태는 볼포인트 펜, 펜슬, 페인트브러시 등 총 8가지다. 형태에 따라 두께를 조절할 수 있고 일부 형태는 기울여 쓰기를 지원한다. 마커의 압력은 총 4,096단계까지 인식한다. 필자는 1세대 리마커블 제품을 3년 넘게 사용해왔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에는 신기능이 추가되고 레이아웃이 다듬어지는 등 자주 업데이트됐다. 리마커블 2 제품도 이와 같은 업데이트가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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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커블 1세대 vs. 2세대

리마커블 2가 발표됐을 때 기존에 불편했던 점이 해결됐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1세대 제품을 공식 리뷰한 적은 없지만 1세대 제품을 태블릿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는 어려웠다. 하드웨어는 전형적인 '1세대 제품'처럼 느껴질 만큼 완성도가 떨어지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가격도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2세대 제품은 거의 모든 면에서 1세대 제품보다 개선됐다.
 
리마커블 2(왼쪽) vs. 리마커블 1 © Adam Patrick Murray/IDG
 
외형은 비슷해 보이지만 하드웨어를 완전히 새로 설계해 실제로 손에 쥐어보면 다른 제품처럼 느껴진다. 버전 2의 하드웨어는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한다. 무게가 늘어났지만 더 견고하고 세련되게 느껴진다. 버전 1은 항상 가볍고 저렴하게 느껴졌고 애플 스토어에 전시된 아이패드 옆에 나란히 놓을 정도의 프리미엄 제품 같지 않았다. 버전 2는 버전 1보다 새로운 약간 짧고 좌우는 약간 넓어졌으며, 왼손으로 사용할 때 쥘 수 있는 공간이 더 늘어났다(왼손잡이엔 안타까운 점이다).
 
1세대 제품에서 필자의 가장 큰 불만은 잠자기 모드에서 깨어나는 노트를 할 수 있는 상태까지 걸리는 시간이었다. 기본적으로 2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잠자기 모드로 들어가고 상단 버튼을 눌러 켜는 방식이었는데, 이 시간이 길어서 필자는 너무 불편했다. 종이 노트를 사용할 때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그런 걱정이었다. 하지만 2세대에서는 이 깨어나는 시간이 놀랄 만큼 개선됐다. 종이 노트 정도는 아니지만 2세대 제품을 사용하면서는 심각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 Adam Patrick Murray/IDG
 
1세대 제품의 두 번째 단점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었다. E 잉크 디스플레이의 최대 장점은 전력 소비가 적어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세대 리마커블은 일반적인 사용 패턴에서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재충전해야 했다. E 잉크라는 것을 고려하면 너무 짧게 느껴졌다. 2세대 리마커블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났다. 2주 정도는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용성이 크게 좋아졌고, 충전 단자도 USB-C로 변경해 1세대보다 개선됐다.
 
이 밖에도 언급할만한 소소한 개선사항이 많다. 마커에 질감이 추가돼 매끈한 표면의 1세대 제품보다 쥐기가 더 쉬워졌다. 또한, 한쪽 면이 마그네틱으로 태블릿에 붙일 수 있어 보관하기도 더 수월해졌다. 태블릿 옆면에 그냥 붙이면 된다. 정확한 위치를 찾아 헤멜 필요가 없다. 반면, 2세대 마커에서 빠져 아쉬운 1세대 마커의 기능도 하나 있다. 추가 마커 팁을 저장할 수 있는 숨은 공간이다. 정리하면 리마커블 2는 거의 모든 면에서 1세대 제품에서 개선됐다. 디자인부터 개선된 성능까지 1세대 제품보다 부족한 부분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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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커블 2 vs. 아이패드

그렇다면 리마커블 2를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어떨까. 아이패드의 기능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지만, 리마커블은 사용성에 더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즉, 앱을 전환할 필요가 없고 브라우저 때문에 작업에 방해를 받을 이유도 없다. 사용 시간을 줄이고 싶고 업무에 집중하고자 한다면, 읽기와 쓰기, 그리기에 초점을 맞춘 리마커블 2가 안성맞춤이다. 반면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하다면 아이패드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애플은 애플 펜슬을 통해 아이패드를 필기와 그리기 기기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그 사용 경험을 리마커블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아이패드의 유리 화면은 단단하고 부드러운 반면, 리마커블의 화면은 마치 종이처럼 질감을 추가했다. 또한 아이패드의 화면은 반사되는 재질이어서 일부 조명 아래에서는 쓰기 작업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화면 두께도 크게 차이가 난다. 아이패드는 유리 화면이고 리마커블은 E 잉크 화면이기 때문이다. 마커 측면에서는 애플 펜슬이 LCD 화면에 작업하는 반면 리마커블은 잉크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모여 리마커블의 쓰기 경험을 아이패드보다 훨씬 뛰어나게 만든다.
 

리마커블 2 액세서리

리마커블 2를 구매하기로 했다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가 있다. 먼저 마커는 마커와 마커 플러스 등 2종류가 있는데 차이는 크지 않다. 플러스 버전은 약간 더 길고 더 넓은 각도를 지원한다. 그러나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대신 유일하게 선택의 기준이 될만한 차이는 마커 플러스에 내장 지우개 기능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 Adam Patrick Murray/IDG
 
2세대 마커 플러스는 팁의 정확히 반대쪽에 지우개 역할을 하는 툴이 달려 있지만 필자는 여전히 앱에서 지우개 툴을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마커 플러스의 팁 반대쪽에 달린 지우개 부분이 지우는 영역을 선택하는 것이 그리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필자에겐 마커 플러스가 오히려 더 번거로운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필자는 이러한 기능 차이가 50달러를 더 낼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표면을 문질러 지우는 느낌의 지우기 기능은 그리 훌륭하지 않았다.
 
북 폴리오(위)와 스탠더드 폴리오(아래) © Adam Patrick Murray/IDG
 
리마커블 2 기기를 보호하는 주변 기기도 2종류 있다. 먼저 그레이 폴리머 위브로 만들어진 폴리오 슬리브다. 태블릿을 완전히 수납할 수 있고 마커를 꽂을 수 있는 곳도 달려 있다. 필자가 1세대 제품에서 사용했던 폴리오와 비슷한데, 이전 제품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북 폴리오의 경우 그레이 폴리머 위브와 같은 재질도 있지만, 검은색, 브라운색 등 고급 가죽 재질 제품이 2종류 더 있다. 제품 왼쪽과 자석으로 수납되고 제품의 상단과 하단을 보호한다. 자력이 매우 강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하지만 측면 3곳은 여전히 노출돼 있어 폴리오 대비 보호 의미는 조금 떨어진다. 마치 책처럼 상단이 노출돼 있지만 기기와 직접 통신하는 기능이 없다. 즉, 상단 버튼을 눌러야만 화면이 깨어난다. 또한, 뚜껑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유롭게 휘는 재질이어서 기기의 뒷면으로 접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스탠더드 폴리오는 70달러이고 필자가 사용할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추천하는 제품이다. 반면 30달러를 더 쓸 수 있고 보호력이 조금 떨어져도 상관없다면 북 폴리오도 나쁘지 않다.
 
© Adam Patrick Murray/IDG
 

결론

필자는 오랫동안 거의 매일 노트를 사용해 왔다. 메모하거나 영상 혹은 기사의 개요를 작성하고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등의 용도다. 그동안은 책상 한 쪽에 항상 종이 노트를 비치했지만, 이를 전자기기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리마커블 1세대 제품도 괜찮았지만, 리마커블 2를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모든 노트를 전자기기로 대체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고 기능도 제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온전히 필기 경험에만 집중한 이 기업의 노력과 역량은 '최고'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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