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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 사태의 나비효과… 기업 '자체 개발 칩' 시대 열릴까

David Linthicum | InfoWorld 2021.11.10
현재 전 세계적인 칩 부족 현상 이면의 복잡한 상황은 크게 2가지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칩 생산 차질과 공급을 뛰어넘는 수요다. 앞으로 칩 수급이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IT 제품의 제조와 배송까지 고려한 파급 효과를 정리하는 데도 역시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대부분 전문가가 예상하고 기대하는 것처럼 빠르게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 Getty Images Bank

대신 필자가 이번 칩 부족과 관련해 눈여겨본 것이 바로 칩 부족에 따른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의 파급 효과다. 다양한 IT 기자와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칩 부족 사태는 클라우드 업체보다는 전통적인 대기업 데이터센터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업체 혹은 이 업체의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는 프라이빗 데이터센터 운영자와 비교해 칩 가격이나 칩 구매에 대해 덜 민감한데,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클라우드 업체는 칩 기반 리소스 공유에 상당한 전문가다. 가상화와 멀티태넌트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는 이 정도로 칩 기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공유하지 못한다. 가상화 기술을 사용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클라우드 업체는 프로세싱 사이클 당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과 그 효과를 미리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단 확보한 사용자를 장기 재구매(구독) 매출로 직접 전환할 수 있어 기존에 구축한 칩 활용을 극대화하고 운영 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칩은 수년간 100%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인프라를 구축한 투자는 매몰 비용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둘째,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에서 쓰이는 칩의 혁신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클라우드 업체가 자체 칩셋을 설계, 생산, 사용하고 있다. 일종의 DIY 방식으로, 클라우드 업체가 칩 개발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장하고 만들어진 칩 역시 해당 업체의 필요에 최적화된다. 이렇게 되면 혁신 혹은 칩 비용 절감과 전력 소모 최적화를 위해 칩 제조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칩 부족이 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제품과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러한 DIY 업체와 그 서비스 사용자에게 있어, 이번 칩 부족 사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다른 요소까지 더 많은 혁신과 더 강력한 제어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네트워킹 장비와 전력 최적화는 물론 심지어 바람이나 태양열 같은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직접 수급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반면 대부분 프라이빗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용 효율적인 운영과 혁신을 달성하기 어렵다.

이런 주장은 필자가 유명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를 일방적으로 편들려는 것이 아니다. 칩 부족 사태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할 때 이들이 비교우위를 가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는 하겠으나 현재의 혼란이 클라우드 운영이나 서비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결국, 이번 칩 부족 사태는 클라우드 업체는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에도 독자적인 혁신을 자극하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무관한 많은 기업이 이미 현재의 자사 사업에 필요한 반도체 관련해서 인하우스 칩 개발과 제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DIY 칩 개념과 혁신이 확산해 결실을 본다면, 오늘날 RV부터 냉장고, 스마트폰, 웨어러블 IoT 기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칩 부족 현상은 과거의 문제가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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