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크레딧에 홀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최대의 착각"

Matt Asay  | InfoWorld 2022.04.13
소셜 뉴스 웹사이트 해커뉴스(Hacker News)는 지혜를 얻기에 적합한 장소는 아니다. 최근 해커뉴스에 “클라우드 업체를 옮겨 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이 올라왔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다지 흥미로운 반응은 없었다. 질문 자체에 대한 답변은 별로 없고 프라이빗 데이터센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의 장점을 설파하는 내용이 많았다.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업체에 적합한 조언도 보였다.

개중에는 의미 있는 내용도 조금은 있었다. 특정 클라우드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그 업체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당연히 마이그레이션이 복잡해진다. 게다가 전문 업체보다 뛰어난 클라우드를 직접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Pixabay / Gerd Altmann
 

크레딧이라는 강렬한 유혹

특정한 클라우드를 선택했다가 다시 마음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커뉴스에 달린 반응을 보면 ‘크레딧’이 주요 동기 요인이다. 대기업은 몰라도 어떤 고객층은 크레딧을 많이 주면 다른 클라우드로 옮길 만하다고 생각하고 마이그레이션을 단행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지나치게 단순한 비용/효용 분석은 데이빗 린시컴이 설명한 클라우드 운영에서의 숨은 비용을 간과하고 있다.

깃랩은 크레딧 때문에 마이그레이션할 수는 있어도 마이그레이션 비용을 다 충당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커뉴스에 올라온 관계자의 글에 따르면 “깃랩은 AWS에서 애저로 갔다가 다시 구글 클라우드로 이동했다.” 애초에 왜 굳이 AWS를 떠났을까? 돈도 문제였지만 AWS가 태생적으로 더 비싸서가 아니라 사실 설정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회사들처럼 깃랩도 AWS로 클라우드를 시작할 때 비용, 설정 등을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그 결과 돈이 물 쓰듯 빠져나갔다.” 그러던 중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당시로서는 상당히 많은 금액인) 약 1년치 요금에 해당하는” 무료 크레딧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깃랩에는 매우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마이그레이션 작업은 힘들었고…무료 크레딧은 급속도로 소진되었다.” 깃랩은 다시 (알 수 없는 이유로) 구글 클라우드로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마이그레이션의 어려움을 다시 실감했다.

사연 게시자는 “지금 회사를 시작한다면 헤츠너(Hetzner)나 다른 저렴한 베어메탈 제공업체를 고수할 것 같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최대한 활용하면 매우 좋지만 결국 엄청난 비용 요인으로 전락하고 그만한 이득은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인 것 같다”라고 이 경험에서 배운 점을 밝혔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 이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클라우드 이해 부족, 아직도 만연

문제의 해커뉴스 쓰레드를 전부 읽어보면 헤츠너 등 전용 서버 호스트 업체의 DIY형 클라우드가 진리라는 주장이 많이 보인다. (예1, 예2, 예3) 이들은 퍼블릭 클라우드가 “자체 서버에 비해 훨씬 느리고 비싸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IT 전문가라면 언제나 쉽게 클라우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틀렸고 핵심에서 벗어난다.

클라우드의 목적은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유연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해커뉴스의 한 게시물 내용은 “아주 소규모인 팀에서 일하고 있다. 개발자 몇 명이 운영자도 겸한다. 이 중에 시스템 관리자는 아무도 없고 시스템 관리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다. 이때 아마존 ECS(Elastic Container Service)로 시간과 돈을 크게 절약했다”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팀이 수행해야 했던 시스템 관리자 기능을 없애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론, 예전에 있었던 문제들의 대부분은 유능한 시스템관리자가 해결할 수도 있었겠지만 바로 그것이 핵심이다. 유능한 시스템관리자 채용은 아마존에 약간의 추가 요금을 내고 ‘이 컨테이너를 이 구성으로 실행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이 게시물의 주인공은 ‘제대로 클라우드를 하는’ 사람이다.

서버리스 옵션으로 이동할 경우 시스템 관리자의 필요성이 더욱 줄어든다고 실증한 게시물도 있었다. 그렇다. 특정 클라우드에만 맞는 서비스를 파고들면 크레딧을 아무리 많이 준다한들 마이그레이션은 더욱 어려워진다. 반면, 인프라가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개발자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된다면 마이그레이션해야겠다는 마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회사는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우리는 첫 커밋 단계부터 AWS, 애저, IBM 등 무려 3종의 클라우드에 배포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최소 공통분모인 FaaS/IaaS (AWS 람다, 아마존 S3, 아마존 API 게이트웨이, 쿠버네티스를 고수했다. 말은 간단하지만 사실 쉽지 않았다. 단일 클라우드에 정착했더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도구를 멀티클라우드 환경 최적화 때문에 무시하기도 했다.” 

그럴 가치가 있었을까? “공유 기능이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간을 이동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클릭 몇 번 정도의 간단한 작업은 절대 아니다. 클라우드 간 이동은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 AWS에서 하던 사소한 가상머신 작업을 애저에서 하는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여러 가지를 새로 배워야 한다. AWS IMS와 애저 액티브 디렉토리 권한을 오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는 것이 증언이다.

다시 말해 멀티클라우드는 소화하기 쉽지 않다. 마이그레이션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멀티클라우드나 마이그레이션이 궁극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글 클라우드 주요 파트너인 SADA의 CTO 마일스 워드는 다른 클라우드로 넘어갈 만한 강력한 이유도 있다며 “작업 수행에 사용 편이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반면, 관심과 협력 관계가 중요한 부류도 있다. 세번째 부류는 엄청난 비용적 장점, 네번째는 성능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이 4가지 기준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바로 다른 클라우드 업체로 옮기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워드의 말마따나 마이그레이션에는 ‘강력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 “클라우드 X가 5만 달러어치 크레딧을 준다”는 수준을 넘어 마이그레이션의 총 소유 비용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클라우드를 운영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자체 인프라의 전체 관리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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