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산으로 가는' 유럽의 데이터 클라우드 '가이아-X'

Martin Bayer | InfoWorld 2021.07.05
유럽의 개방형 클라우드이자 데이터 인프라 프로젝트인 '가이아-X(Gaia-X)'가 일정 지연과 기술적 문제로 2019년 발표 이후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가이아-X는 유럽 데이터 법으로 보호되는 공인된 서비스 모음을 통해 유럽 내 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초대형 클라우드 업체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가이아-X에 대한 가장 최근의 발표는 연합(federation) 서비스 구축에 대한 내용이었다. 독일 디지털 경제 및 신생 기업 위원인 토마스 야르좀벡은 “가이아-X는 유럽의 경쟁력과 디지털 독립을 위한 중요 프로젝트다. 가이아-X는 기술적 심장이자 운영체제인 연합 서비스 구축으로 다음 이정표에 도달했다. 요구사항이 정의됐고, 현재 오픈소스 코드로 구현 중이다. 가이아-X의 모든 서비스는 유럽 표준에 따르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시스템에 연결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가이아-X 계획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예정보다 1년 반 지연됐고 프로젝트의 방향과 관리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가이아-X 연합 서비스는 2019년 5월에 처음 발표됐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ID 및 신뢰 서비스: 인증과 권한 부여, 자격 증명 관리, 탈중앙화된 ID 관리 및 아날로그 자격 증명 검증이 포함된다.
  • 연합 카탈로그: 승인된 제공업체의 모든 서비스를 묶어 사용자가 적절한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 자주적 데이터 교환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계약 협상을 규제하고 공통적인 데이터 사용 정책을 시행한다.
  • 규정 준수 서비스: 온보딩 정책을 정의하고 가이아-X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제공업체의 규정 준수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 및 인프라 생태계를 연결해 기업이 자체 데이터에 대한 자주성과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파트너와 협업하는 데 사용할 플랫폼과 클라우드 리소스에 대한 더 높은 투명성과 선택권을 확보하면서 벤더 종속을 막을 수 있다.

독일에 본부를 둔 가이아-X 프로젝트 관리 담당 인터넷 산업 협회인 ECO에 따르면, 이를 통해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여러 섹터별 데이터 공간에 걸쳐 데이터 및 서비스를 자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연합되고 상호운용이 가능한 전체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이러한 사양을 소스 코드로 구현할 파트너를 위한 감독자를 초청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해 관심이 있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참조 구현을 만드는 것이다. 첫 서비스는 2022년 이내에 시작할 예정이다.

가이아-X의 기반은 아직도 개발 중이지만 일부 IT 업체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HPE는 가이아-X와 같은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는 기업과 서비스 제공업체, 기관을 지원할 목적으로 가이아-X를 위한 자체 솔루션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기업 고객이 스스로 가이아-X 준비 상태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이아-X를 위한 로드맵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일정 지연, 관료주의 등 비판 점점 커져

이와 같은 진척에도 불구하고 유럽 클라우드 프로젝트인 가이아-X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 무엇보다 예정보다 한참 뒤처진 일정이다. 본래 첫 가이아-X 서비스는 2021년 이내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법적으로 운영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가이아-X 통솔 기구인 데이터 및 클라우드 연합(Association for Data and Cloud: AISBL)의 설립도 지지부진하다. 가이아-X AISBL은 2021년 2월 1일이 되어서야 벨기에의 설립 신고를 했다.

프로젝트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많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업체가 여기에 참여했는데, 이는 독립적인 유럽 클라우드를 지향하는 가이아-X의 목적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프라이버시와 독립성을 추구하는 클라우드 프로젝트에서 팔란티어(Palantir)가 회원 자격을 갖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 마이닝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고, 미국 정보 당국과 긴밀한 연계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500명 이상으로 알려진 기여자가 너무 많아 중대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가이아-X의 주요 회원사인 캡제미니(Capgemini)와 오렌지(Orange)는 프랑스 정부를 위한 자주적 클라우드를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cloud de confiance('신뢰할 수 있는 클라우드'라는 뜻)'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가이아-X 이니셔티브에 통합될 예정이다.

한편 열정적으로 가이아-X 모험 길에 올랐던 기업 중 상당수가 현재 상황에 대해 환멸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신문 한델스블랏(Handelsblatt)은 2021년 4월 많은 신생 기업이 가이아-X의 과도한 관료주의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고, 가이아-X 프로젝트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기업에 과중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생 기업 클라우드 앤 히트(Cloud and Heat)의 비즈니스 개발 총책임자인 로니 라인하르트는 “전체적으로 기업이 가이아-X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프로젝트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누가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기업이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투명성을 더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생 기업 스태커블(Stackable) 창업자인 라스 프랑크는 프로젝트의 작업이 지나치게 형식화돼 모두에게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23테크놀로지(23Technologies)의 CEO 크리스티안 베렌트는 "대기업들이 가이아-X 개발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체제 개발업체인 그리드스케일(Gridscale)의 수장 헨릭 하센캠프는 가이아-X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 데이터 자주성에 대한 추상적인 논의는 많지만 사용자가 얻는 구체적인 혜택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프랑크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파워포인트만 난무할 뿐 행동은 거의 없다. 그게 현재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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